스스로를 바라보는 순간, 나는 나에게 낯설어진다.
나는 가끔, 나 자신이 너무 낯설게 느껴진다.
특히 ‘나는 왜 여기에 있지?’라는
존재의 이유를 집요하게 묻고 있을 때.
그럴 땐 스스로를 나에서 떼어내
관찰자처럼, 멀리서 나를 바라보게 된다.
그렇게 나를 바라보다 보면
나는 마치 내가 아닌 것 같고,
한없이 복잡하고,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엇처럼 느껴진다.
그게 나를 어지럽게 만든다.
스스로를 분리해서 존재의 이유를 찾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내가 혼란 그 자체라는 증거 같기도 하다.
어떤 날은 문득,
내가 하고 있는 행동, 말투, 표정,
심지어 그 순간의 움직임 하나까지
전부 어색하게 낯설다.
그 낯섦은 단지 감정이 아니라,
"나는 왜 지금 이렇게 행동하고 있지?"라는
작은 물음표에서 시작된다.
나는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지금 이 순간, 이 모든 것을 연기하듯 표현하는 이유가,
나라는 존재를 스스로 입증하고 싶어서가 아닐까?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다고 믿는데,
내 존재의 이유는 아직도 나조차 설명하지 못한다는 사실.
그게 참,
어쩐지 우습고도 재밌다.
살아있다는 감각은
생각보다 조용하게 찾아온다.
눈커풀이 깜박일 때 느껴지는 작은 진동,
내 앞을 스쳐 지나가는 바람의 온도,
그리고 지금 내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것.
그 모든 순간들이
내가 여기에 존재하고 있음을,
아직 살아있다는 걸 조용히 알려준다.
시작과 끝이 같듯이,
존재를 향한 물음의 끝도 결국 다시 낯섦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그 낯섦 속에서
나는 또 한 번,
조용히 나를 살아내는 연습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