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의 미학 4편: 나는 미개한 인간이랄까

나의 모순과 무지, 그것마저도 인정하는 솔직함.

by 한 점의 빛



나의 모순, 나의 무지.

그 모든 걸 다 알면서도

나는 나를 바꾸지 않았다.

그리고 이제는-

그걸 그대로 인정하는 솔직함을 알게 되었다.


ChatGPT Image 2025년 4월 8일 오후 10_52_25.png

가끔은 그런 생각이 든다.
나도 미개한 인간이 아닐까.

내가 어떤 사람인지 말은 하지만,
막상 순간순간의 상황 앞에 서면
나는 매번 나를 변형시키려 한다.

상대방이 어떤 물음을 던질 때,
나는 내 진심을 드러내기보다는
상대의 감정이 고요해지도록 나를 조정한다.

그 사람이 더 나아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 순간을 지나가게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서,
'정답은 없어', '누구나 그래', '지나갈 거야' 같은 말을 꺼낸다.

그리고 그 말 속에,
내가 누구인지가 조금씩 녹아든다.

나는 나를 숨기고 있는 걸까.
아니면,
누군가를 위해 나를 유연하게 바꾸는 걸까.


나는 때때로
내가 감정 없는 사람처럼 느껴진다.
무향의 바람처럼,
아무 색도, 아무 냄새도 남기지 않고
그저 스쳐 지나가는 말만 남긴다.

하지만 그 말들 속에는
조용히, 아주 은은하게
나라는 향이 스며 있다.

정답은 없다,
지나가는 거다,
누구나 그렇다-
그 말을 통해
나는 내 진심을 직접 말하지 않으면서도
말속에 내 향기를 가볍게 묻힌다.

아무도 몰라도 상관없다.
그 말이 지나가고 난 뒤,
어디선가
“이건 그 사람 말 같아”라고 떠오르면,
그걸로 충분하다.

나는 나를 숨기면서,
가장 나답게 사람 곁에 머무른다.

진짜...
결국 미개했다.

그래도 나는,
이런 나를 인정한다.

진한 향도, 결국엔 은은하게 남겨지듯이
부끄러워도, 부끄럽지 않고
고치고 싶지 않은 이유도
나는 나라는 걸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나로 살아야만
누군가 언젠가
나라는 향을 맡았을 때,
“이건 그 사람 향이야”라고 말할 수 있을 테니까.

나는 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내 방식으로 말하고
내 마음으로 그 옆에 머물 것이다.

그렇게 살아가는 게
결국 나라는 사람의 방식이니까.

hwindeureojineun_huinjeom_4편마무리.png


이전 03화혼란의 미학 3편: 높은 파도 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