셸리 케이건,『죽음이란 무엇인가』

책을 읽고 느끼는 감상(鑑賞)

by 동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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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읽은 책은 『죽음이란 무엇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이 책은 철학 책이다. '죽음'의 본질을 철학적으로 탐구하고, 이를 통해 '삶'을 이야기한다. 누군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물리주의니 이원론이니 하는 것이 뭐가 중요하다는 거지? 왜 이상한 가정을 계속 세우면서 내 머릿속을 어지럽히는 거지?" 하는 생각들 말이다.


나도 그랬다. 무신론자이자 의사인 내 입장에서 죽음이란 그저 '생명 활동의 정지'일뿐이다. 우리 모두는 삶을 영위하는 '존재'로 태어났기에, 언젠가는 삶을 내려놓고 '비존재'가 되어야 한다. 30년 가까이 살아가면서 몇 차례의 죽음을 목도했지만, 나는 여전히 나의 죽음을 상상하는 것이 두렵다. '죽음' 자체가 두려운 것은 아니다. 그저 '삶' 이면에 놓인 '죽음'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지 못하기에, 무지(無知)에서 비롯되는 두려움을 느끼고 있을 뿐이다.


문제는, 나는 무지에서 비롯되는 두려움을 해소하고 싶은데,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물리주의적 관점에서 '죽음'을 탐구하기만 한다는 점이다. 가끔은 말도 안 되는 가상의 사례를 들어가며 머릿속을 어지럽히기도 한다. 다만, 이는 어떻게 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다. 살아있는 존재가 어떻게 살아있지 않은 상태에 대해 논할 수 있단 말인가? 우리가 존재하지 않았던 이전의 '비존재'에 대해선 이야기할 수 있다 쳐도, 앞으로 우리가 존재하지 않을 '비존재'에 대해선 이야기할 수 없는 법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언제나 '삶'을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빨리' 찾아오기에, 우리는 '단 한 번뿐인 삶'을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살아가야 한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미지의 너머에 위치한 '죽음'이 아니다. '어떻게 죽는지'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대한 과정이다.




정말로 중요한 건 이것이다. 우리는 죽는다. 때문에 잘 살아야 한다. 죽음을 제대로 인식한다면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행복한 고민을 할 수 있다. 이제 이 책을 덮고 나거든 부디 삶과 죽음에 관한 다양한 사실들에 대해 여러분 스스로 생각해보기 바란다. 나아가 두려움과 환상에서 벗어나 죽음과 직접 대면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또 다시 사는 것이다.


셸리 케이건, 『죽음이란 무엇인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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