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이 오사무,『인간 실격』

책을 읽고 느끼는 감상(鑑賞)

by 동글
9788931022858.jpg?type=w966


부끄러운 생애를 살아왔습니다.

내게는 인간의 생활이라는 것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습니다.


『인간 실격』을 읽고, 가장 먼저 느낀 감정은 당혹감. 이 '요조'라는 인물은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가? 아니, 어쩌면 잘못되었다고 단정 짓는 것부터가 잘못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세상에 동화되고자 노력하던 개인을 밀어낸 것은 세상이었다. 개인이 세상을 밀어낸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를 두고 잘못된 것이 개인이라 말할 수 있는가? 혹자는 도태된 개인의 잘못이 더 크다 말할 수 있겠지만, 글쎄. 애초부터 잘못된 것은 사실 세상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서 '요조'를 동정한다는 것은 아니다. 세상과 인간을 두려워하며, 술과 약에 의존하며 살아간 밑바닥 인생, 사회 부적응자라는 것을 부정할 생각도 없다. 단지 그를 이해해 보고자 애쓸 뿐이다. 어릴 때부터 인간의 생활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인간이 극도로 두려웠다 말하는 그 사람을 말이다.


단팥죽 젓가락을 쥐고서, 참을 수 없는 외로움을 느끼던 모습을 떠올린다. 도망치듯 옥상으로 뛰어 올라와 벌렁 드러누워서는 밤하늘을 올려다보던 그 모습을 떠올린다. 고뇌의 항아리가 텅 빈 것처럼 느껴졌다는 표현, 그리고 담담하게 말하던 마담의 마지막 말과 함께.


"그 사람 아버지가 잘못이었어요. … 우리가 알고 있는 요우는 아주 정직하고 영리하고, 술만 그리 마시지 않았다면, 아니, 술을 마셔도, ……천사같이 착한 아이였지요."




신께 묻습니다. 무저항은 죄인가요?


호리키의 이상할 만큼 다정한 미소에 나는 눈물을 흘리고, 판단도 저항도 하지 못한 채 자동차에 실려 이곳으로 끌려와서 광인의 신세가 됐습니다. 이제 여기서 나가더라도 나는 그래 봤자 광인, 아니 폐인으로 낙인찍히겠죠.


인간, 실격.


이제, 난, 완전히, 인간이, 아니게 됐습니다.


다자이 오사무, 『인간 실격』 中

이전 14화이효원,『우리에게는 헌법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