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느끼는 감상(鑑賞)
『의미, 의학과 미술 사이』는, 이상한 책이다.
아스클레피오스에서 우리 시대의 의사까지. 그 방대한 의학 발전의 역사를, 관점을 바꿔 예술가의 눈으로 바라보자고 권한다. 주요 순간을 그려낸 다양한 미술 작품을 제시하며 당대의 예술가들이 바라본 '의학'을 설명하더니, 어느 순간 시야를 '의학사'에서 '역사'로 넓힌다. 확실히, 이 책을 단순한 '의학사' 책이라 부르는 것은 분명 무언가 부족할 테다. 그것에는 다양한 작품도, 미술사적 해석도 모두 없고, 오직 '의학'만 있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의문이 든다. 과연 이 책을 '의학'과 '예술'의 접점을 찾아낸 책이라 말해도 될까? 분명 의도는 독특하지만, 어딘가 따로 노는 느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의학사적 주요 사건을 설명하는 의대 교수'와, '작품을 미술사적으로 해석하는 미대 교수'라는 두 저자가 존재하는데, 서로 합이 잘 안 맞는달까. 더군다나 둘 다 하고 싶은 말이 그리도 많은지, 문장 구조가 이상한 건 둘째치고, 글의 흐름도 한 방향으로 달려나가지 못하고 이리저리 들렸다 결승점으로 향하는 식이라 전반적으로 산만하다.
미안하지만 '의학' 따로, 그리고 '예술' 따로. 그것이 나의 솔직한 감상이다.
의학 분야에서 다루는 새로운 과학적 지식과 기술은 늘 사람들에게 진보의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새로운 치료법이 효과적이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지식과 믿음이 가져왔던 반대급부의 역사는 사회 구성원들이 새로운 발견을 보류하고 거리를 두고 싶어하는 모습들을 만들어낸다.
전주홍 외, 『의미, 의학과 미술 사이』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