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마엘 베아,『집으로 가는 길』

책을 읽고 느끼는 감상(鑑賞)

by 동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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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시에라리온을 떠났니?"

"전쟁 때문에."


이스마엘 베아의 『집으로 가는 길』은, 고작 열두 살의 나이에 내전에 휘말려, 피해자이자 가해자가 되어야만 했던 한 소년병이, 그의 두 눈으로 직접 목격한 전쟁의 참상을 우리에게 전하는 회고록이자, 반전(反戰)의 호소문이다.


전쟁이란, 본질적으로 폭력이다. 힙합을 좋아하던 소년이 가족과 친구를 잃고 생사의 위기를 넘나들 때도, 모든 것을 잃은 소년병이 마약과 복수심에 취해 살인을 거리낌 없이 행했을 때도, 이 전쟁이 왜 시작되었는지는 전혀 언급되지 않는다. 정부군과 반군, 그리고 민간인. 그들 모두 거대한 폭력의 희생양일 뿐이다. 이곳에는 절대선(善)도, 절대악(惡)도, 모두 존재하지 않는다. 비가역적이고 무차별적인 폭력에 짓밟힌, 사람들만이 서 있을 뿐이다.


일찍이 허버트 후버는 말했다. "전쟁은 늙은이들이 일으키고, 피는 젊은이들이 흘린다"라고.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선 무명의 젊은이가, 오직 살아남기 위해 죽여야만 하는 비인간적인 생존의 투쟁을 벌이고 있으리라는 것을, 우리는 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젊은이들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젊은이들이, 그들과는 전혀 상관없는 '명분'이라는 것을 위해 스러져가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그리고 다음은, 그들이 우리일지도 모른다.


어린 시절, 이 책을 가볍게 읽고 넘긴 것이 부끄럽다. 우리는 아직까지도 그대로다.




우리 셋 중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사이두가 잠시 기다렸다가 말을 이었다.


"사람들이 우리를 죽이려고 올 때마다 나는 눈을 꼭 감고 죽음을 기다려. 아직 살아 있다 해도 체념하고 죽음을 받아들일 때면 내 일부가 조금씩 죽어가는 것을 느껴. 머잖아 난 완전히 죽고 너희들과 함께 걸어가는 나는 텅 빈 껍데기만 남게 될 거야. 그때의 나는 지금보다 더 말이 없겠지."


사이두는 입김을 후후 불어 손바닥을 덥히고는 바닥에 드러누웠다. 그의 무거운 숨소리가 더 커진 것으로 보아 잠이 든 모양이었다.


이스마엘 베아, 『집으로 가는 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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