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시험관일기 : 첫 과배란 주사와 화유..?

잠깐 스쳤던 임신

by 기다림의기록

지난번 선생님과의 첫 상담 뒤,

생리가 시작하면 진료를 보러 오라고 하셨다.


모든 시험관은 생리가 터지면 시작한다. 보통 생리 이틀차에 오라고 한다. 그래서 난 생리가 시작 한 다음날 병원에 갔다.


처음 병원에 가면, 진료를 보면서 시험관 시작에 대한 안내와 주의사항 그리고 시술 동의서를 작성한다.


사실, 이 과정에서 설명해 주시는 (필수 고지 사항이라고 해야 할까?) 내용들이 조금은 무서운 내용이긴 했다..

자궁 외 임신... 응급상황.. 수술.. 등 시험관을 하기 전 혹시 모를 상황에 대해 동의하는 동의서를 작성하게 된다.


그때부터 살짝 겁을 먹은 나와 남편은, 선생님께서 설명해 주는 진료방법이 잘 들어오지 않았다.


왜냐하면, 매일 맞아야 하는 주사와 정해진 시간에 먹어야 하는 약들을 알려주면서 되게 빠르게 설명해 주고, 조금 어렵고 생소한 용어들이기 때문에 더더욱 이해가 어려웠던 것 같다.

하지만, 그냥 결론은 이제 과배란을 시켜서 난포를 많이 키울 것이며, 그 과정에서 주사를 맞으면서 용량을 조절할 것이다.라는 이야기이긴 하다.


나는 난소기능저하에 해당하기에, 고자극으로 과배란을 유도해야 하며, 중간에 한번 진료를 보면서 배란이 잘되고 있는지를 확인한 후, 약을 바꾸던지 주사를 바꾸신다고 하셨다.


설명을 들은 뒤, 이틀 뒤부터 주사를 시작하라 하셨고

채혈을 한 뒤 주사실로 갔다.


첫 주사를 마주했을 때의 기분은..... 너무 무섭고 주사공포증이 있는 내가 과연 스스로 주사를 놓을 수 있을 것인가... 였다.. 사실 우리 남편은 칼도 못 만지는 아가 중에 아가다. 그렇지만 그런 남편이, 흔쾌히 주사는 자기가 놔주겠다고 해서 간호사 분이 주사에 대해 설명해 주셨다.


매일 아침 정해진 시간에 일정하게 맞으면 되는 거라고 해서 우리는 출근을 해야 하는 직장인이기에 출근 전 아침 7시 반에 맞기로 결정했다.

처음 맞을 주사는 고날에프와 폴리트롭이였다.


고날에프는 펜주사로 펜처럼 생긴 주시바늘이 얇고 짧은 주사다. 이건 나도 스스로 충분히 맞을 수 있을 만큼 아프지 않고 할 만하다. (누가 봐도 주사처럼 생기지 않아서 거부감이 덜하다.)


두 번째 주사는 정말 누가 봐도 주사처럼 생겼다.

그래서 처음 이 주사를 맞을 땐 너무 힘들었다.

심지어 이틀뒤 친구들과 부산여행을 떠나야 해서 첫 주사부터 내가 스스로 맞아야 했다. (결국 이 주사는 친구가 놔줬다^^.. 고맙다 친구야)


이 두 가지 주사의 사용법과 맞는 법을 친절히 설명해 주고 보관방법까지 알려주셨다. 둘 다 냉장보관을 해야 했고 나처럼 여행을 가야 할 때는 얼음팩을 넣고 보냉백에 주사를 두고 다니면 된다! ( 긴 여행은 녹을 수 있기 때문에 선생님께 문의해야 함)

나는 그래서 부산까지는 보냉백으로 가져간 뒤 숙소 냉장고에 넣어두고 여행하고 오긴 했다.


그렇게 간호사분께 설명을 듣고, 나는 멘탈이 무너져서 집으로 왔다. 사실 너무 갑작스럽게 너무 많은 무서운 것들을 마주했어서 그런가? 무서운 내용의 설명을 듣고 주사를 마주하며 내가 이걸 맞을 수 있을까란 두려움... 이 동시에 들었던 것 같다.


그날은 그래서 출근하지 않고, 나는 집에서 휴식을 취했다. 그로부터 한두 시간이 지났을까 병원에서 갑자기 전화가 왔다.


임신 가능성 검사


아까 채혈을 하고 왔는데, 그 검사는 다름 아닌 임신가능성에 대한 피검사였다. 4월부터 시험관을 시작했으니 3월에 나팔관검사를 하고 자연임신 시도를 했었다. 물론 병원 가기 전 임테기를 했고 나는 당연히 아니어서 병원에 갔는데,,,,, 임신 피검사 수치가 0이 나와야 하는데 1. 몇이 나온 것이었다.


사실 이 수치기 0이어야 시험관 시작이 가능한 거라 병원에서는 이 수치가 명확한 임신은 아니시고... 임신시도를 하셨던 것 같다라고 했다...

이 말은 3월에 했던 자임시도가 수정과 착상을 했었다는 뜻... 처음엔 너무 황당하여서 무슨 소리인지 모르고 다시 피검사를 하러 이틀뒤에 오라고 해서 알겠다고 하고 끊었다.

이게 참 아쉬우면서 희망적인 이야기랄까?

스쳐가서 아쉽지만, 그래도 시도가 있었다는 거니까 희망적인 상황..이랄까..


물론 지금 시험관을 하고 있는 건 다행히 이틀 뒤 0이 나와서 시작한 거지만, 이때의 아쉬움은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도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_^...


자연임신시도를 조금 더 해봤으면 됐을지도...?^^


아무튼 화학적 유산으로 끝나버린 나의 스치듯 안녕한 배아..^^

keyword
작가의 이전글4. 시험관 일기 : 어디까지가 시험관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