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번엔 나를 지키기로 했다
그녀는 좋은 사람이다.
그러나 그녀가 가까이 올 때마다, 나는 내 삶의 계획을 어쩔 수 없이 조정해야 한다.
그녀는 늘 말한다. “너희 생활에 방해하지 않을게.”
하지만 나는 안다.
결국엔 그녀의 기준으로 모두가 움직이게 되는 그 조용한 질서가,
늘 나를 조심스럽게 옭아맨다는 것을.
그녀는 돌아온다.
예고하듯 말했고, 예의 바르게 말했다.
하지만 내가 미처 대응할 새도 없이, 결정은 이미 끝나 있었다.
막내 옆으로, 아주 가까이로. 이번엔 정말 돌아오겠다고 했다.
그녀는 자신이 돌아올 것임을 여러 번 예고해 왔다.
그러나 이번처럼 막내아들 옆으로, 바짝 붙어 지내기로 마음을 정한 건
그녀 혼자만의 선택이 아니었다.
그 결정엔 둘째가 있었다.
나는 결혼 생활 내내 가족의 독립과 분리를 주장해 왔다.
한 사람, 한 가족의 경계를 인정하는 것이 사랑의 시작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들은 점점 더 끈끈해졌다.
독립은커녕, 더 단단하게 뭉쳐갔다.
‘사랑’과 ‘효도’라는 이름으로.
그 안에서 나는 점점 더 이방인이 되어갔다.
3년간의 부산 생활을 정리하고, 이사하기까지 이제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그녀가 돌아온다는 소식이 들린 후, 남편과 나 사이에는 조심스러운 침묵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마치 말의 거리를 두듯, 우리 사이엔 보이지 않는 벽이 생겼다.
나는 요즘 거의 한 달 내내 화가 나 있다.
하지만 그 감정의 본질은 '그녀'가 돌아온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다.
결혼 생활 동안, 나의 생각과 의견은 중요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큰일을 앞두고도, 나의 의견은 누구에게도 묻히지 않았다.
이제는 이들에게 알리고 싶다.
이젠 침묵하지 않겠다고.
그리고,
아무도 묻지 않은 질문 앞에서
나 혼자 대답을 준비한다.
"이번엔, 나를 잃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