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우리 어디 가?"
율이가 이 말을 할 수 있게 되기까지,
우리는 꽤 많은 주말을 함께 돌아다녔다.
시작은 단순했다. 율이 100일 이후, 외출이 가능해진 그 순간부터였다. 집에만 있으면 답답했고, 아이도 나도 바깥 공기가 필요했다.
처음엔 동네 공원이었고, 그다음엔 조금 더 먼 카페였고, 어느새 우리는 주말마다 어딘가로 나갔다.
여행은 나에게 낯선 주제가 아니었다. 아니, 정확히는 '어딘가 가는 것'이 낯설지 않았다. 결혼 전에도 주말마다 이곳저곳 돌아다녔고, 율이가 태어난 후에도 그 습관은 이어졌다.
다만 목적지가 달라졌을 뿐이다.
핫플레이스 대신 키즈카페, 전시회 대신 동물원, 맛집 대신 아이 메뉴가 있는 식당.
그렇게 4년을 보냈다.
어느 날, 아이와 다녀온 수목원 사진을 정리하다가 문득 생각했다. 핸드폰 갤러리엔 아이 사진이 수천 장 있었다. 아이 뒷모습, 아이가 뛰어가는 모습, 아이가 뭔가를 보고 있는 모습.
그런데 정작 우리가 어디를 갔는지 알 수 있는 여행지 사진은 거의 없었다.
이렇게 많이 돌아다니는데, 정작 여행지 사진이 없는 게 많이 아쉬웠다.
'아, 여기 예뻤는데.' 하고 기억을 더듬어도,
사진으로 남은 건 아이뿐이었다. 나중에 아이가 크면 보여주고 싶었다.
'여기 엄마랑 같이 갔었어' 하고.
그러나 사진만 보면 아이가 어디를 간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때 블로거를 시작하게 됐다.
'내가 뭘 쓴다고.'
'누가 읽을까.'
'워킹맘이 무슨 여행 블로거야.'
망설임은 나의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망설임은 잠시고,
블로그 이름을 정하는 데만 이틀이 걸렸다.
아이와의 여행, 일상을 담고 싶었다.
우리가 함께 걷는 시간들을. 그렇게
'시간을 걷다'라는 이름이 만들어졌다.
그날 밤, 첫 포스팅을 올렸다. 제목도, 글도 서툴렀다.
그러면서 주말에 아이랑 어디를 갈지 이미 정해지면 우리가 간 그곳의 풍경도 함께 담아야지란 생각을 하게됐다.
지금은 여행이 주 카데고리로 잡히면서 블로그명은 바꼈지만 나의 블로그 첫 시작은 아이러니하게 사진이 많이 없어서였다.
여행 블로거. 그 거창한 이름이 나에게 붙을 줄은 몰랐다. 그저 주말마다 아이 손을 잡고 어딘가로 나가는, 평범한 워킹맘이 쓰는 여행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