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의 표현의 자유
요즘 인문인성부 프로그램으로 인문학 고전을 읽고 토론을 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다섯 명의 학생과 한 팀이 되어 밀의 자유론을 읽고 각자가 토론 주제를 정해오면, 주제에 맞는 토론을 했다. 밀의 자유론은 어려운 개념이 많이 등장하지 않고, 우리의 상식과 일치되는 주장을 일관적으로 주장하기 때문에 학생들과 조금씩 읽기 좋은 고전이었다.
밀의 자유론 속 기본적인 주장은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이상 개인의 자유를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학생들과 생각을 나눈 토론 주제는 ‘가짜 뉴스도 표현의 자유로 볼 수 있는 것인가?’ 였다. 요즘 유튜브나 SNS를 통해 사실을 확인하기 어려운 가짜 뉴스를 퍼지고 있고, 이 뉴스가 많은 피해를 낳기 때문에 현재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라고 볼 수 있다.
당연히 한쪽으로 의견이 쏠려 토론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 외로 2대 3으로 찬성과 반대가 갈려 토론이 진행될 수 있었다. 그리고 꽤나 치열한 토론이 이어져 거의 1시간을 뜨겁게 토론했다. 그 과정에서 소수의 인원으로 관심있는 분야에 대해 토론하는 수업은 정말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다. 밀의 자유론에 대해 강독하는 것도 좋지만,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표현하고 생각이 다른 입장을 서로 반박하는 과정에서 배우는 것도 많은 것 같았다.
가짜뉴스를 일종의 표현의 자유로 봐야 한다는 입장의 학생들은 가짜뉴스의 범위를 어떻게 정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 제기를 했다. 가짜뉴스라는 것의 범위를 정하는 것 자체가 어렵고, 범위를 정한다 하더라도 그것에 대해 표현을 못하도록 막는 것 자체가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 주장에 일리가 있었다. 그것이 무엇이든 표현을 못 하도록 막는 것은 신중해야 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그 기준을 정하는 사람 혹은 집단의 입맛에 따라 사람들의 표현을 자유롭게 하지 못하도록 만들 것이다.
반대로 가짜뉴스는 표현의 자유가 아니며 제한해야 한다고 보는 입장의 학생들은 가짜뉴스가 가져오는 부정적인 영향에 주목했다. 가짜뉴스는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되지 않고,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특히, 선거철인 지금 가짜뉴스는 사람들을 선동하고, 잘못된 선택을 하도록 만든다고 말했다. 그 또한 맞는 말이었다. 요즘 다양한 정보가 쏟아지는 시대에 진실과 거짓이 뒤섞여 나오는 가짜뉴스들이 사람들이 진실을 알지 못하도록 한다. 그리고 선거가 아니더라도 가짜뉴스에 피해를 보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치열한 토론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결국 내가 서로의 입장을 정리해주며 마무리를 지었다. 점점 여름이 되어가서 그런지 괜히 땀도 뻘뻘 흘려 열심히 토론한 듯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원래 친한 학생들이라 서로 열심히 비판했지만, 훈훈하게 웃으며 수업은 마무리가 되었다. 교무실로 돌아가며 주제에 대한 내 입장을 고민해봤다.
가짜 뉴스를 제제해야 할까? 나는 아무래도 제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표현이든 제제하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의 학생의 주장도 이해가 된다. 어떤 것을 제제한다면, 그 기준을 정하는 것이 매우 어려울 것이고, 그 제제로 인해 또 다른 표현의 자유까지도 위축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짜뉴스를 제제하지 않으면 우리 사회는 진실을 알기 힘든 가짜가 가득한 세상이 될 것 같다. 요즘 가짜뉴스는 진실과 가짜를 교묘하게 섞어 사람들이 진실로 믿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그로 인해 사람들이 잘못된 오해를 하게 되고, 우리 사회는 점점 병들어 갈 것이다. 사람들의 입을 막는 것은 신중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고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는 것들은 막아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