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밖 이야기] 수행평가에 AI를 사용해도 될까?

AI시대의 평가

by 도덕쌤

4월말 중간고사가 끝나고, 5월은 수행평가를 쭉 진행하고 있다. 예전의 수행평가와 달리 요즘은 과정중심 수행평가를 강조하고 있어, 퀴즈식으로 문제를 푸는 방식이 아닌 직접 주제를 정하고 탐구하는 과정을 바탕으로 논술하거나 발표하거나 보고서를 쓰거나 하는 방식이 주가 되고 있다. 아무래도 퀴즈를 내서 맞추는 방식보다는 학생들의 탐구 과정을 보장해주고, 그 사이에 피드백을 주고 받으며 성장할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좋은 방식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요즘 AI 기술의 발달로 수행평가에도 큰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아이들이 수행평가의 과제들을 챗gpt에게 물어보기 시작한 것이다. 초기 버전의 챗gpt는 그다지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엉뚱한 정보를 알려주거나 아예 없는 자료를 생성하여 진짜인 것처럼 알려주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 챗gpt는 더욱 발전하여 꽤나 정확한 정보를 논리적으로 제공해준다. 글을 읽는 사람도 사람이 적은 자료인지, AI가 적은 자료인지 구분하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그래서 기존의 방식대로 자료를 조사하고 탐구 보고서 혹은 발표 자료를 만들어 발표하는 수행평가는 점점 AI의 향연이 되어가고 있다. 정석대로 뉴스 기사를 참조하고, 통계청의 자료를 탐색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점점 소수가 되어간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자신이 선정한 탐구 주제를 챗gpt에게 물어본다. “사형제도 찬성 근거를 알려줘.” 이런 방식으로 간단히 질문해도 일목요연하게 정리를 해주기 때문에 편리하게 발표자료나 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는 것이다. 심지어 지금은 더욱 발전해서 보고서 형식으로 만들어주기도 하고, 피피티 내용을 구성해주기 까지도 한다.


아이들은 AI를 쓰는 것이 당연해지고 있고, 평가하는 입장에서 이것은 달갑지 않다. 자신의 생각과 주장의 논리성, 유창성 등을 평가하고자 했던 수행평가가 AI의 논리성을 평가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점수를 주기도 정말 어려워지고 있다. 예전에는 인터넷 자료를 조사하더라도 어떻게 조직하느냐에 따라 일관성, 논리성을 나름 평가할 수 있었지만, AI가 정리해준 내용은 정말 정답을 잘 찝어주어 감점을 하기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그렇다면 수행평가에 AI를 사용해도 될까? 나는 AI를 사용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최소한의 노력으로 점수를 잘 받아 대입을 준비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평가의 더 중요한 목적은 자신의 역량과 수준을 판단하고 성장의 기회로 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AI를 활용한 수행평가는 자신의 역량을 키울 기회를 없애버리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나만의 논리로 보고서를 구성할 기회, 나만의 논리로 발표 자료를 구상할 기회가 없어지고 AI에게 모든 것을 맡겨버리는 문제가 생긴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AI 사용을 완전히 막아야 할까? 아마 그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그렇다면 다시 과정형 수행평가가 아닌 퀴즈식의 문답형 수행평가로 바꿔야 할까? 그나마 실효성이 있다고 생각되지만, 학생 성장 과정에 중점을 두는 현 교육과정에 올바른 해답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많은 고민이 든다. 평가는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너무 어려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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