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메랄드 타블렛』제12장

제12장: 열두 번째 구절 주해

by 이호창

제12장: 열두 번째 구절 주해


원문: “그러므로 나는 온 세상 철학의 세 부분을 가진, 헤르메스 트리스메기스투스라 불린다.”

(Itaque vocatus sum Hermes Trismegistus, habens tres partes philosophiae totius mundi.)


12.1. 우주론적 해석: 천상, 지상, 지하의 삼계(三界) 통합


열두 번째 구절에 이르러, 『에메랄드 타블렛』은 마침내 그 화자(話者)의 진정한 정체성과 그가 성취한 지혜의 본질을 드러냅니다. 그는 위대한 작업을 완수한 결과로서, “온 세상 철학의 세 부분을” 소유하게 되었으며, 이로 인해 ‘세 겹으로 위대한 헤르메스’, 즉 ‘헤르메스 트리스메기스투스’라 불리게 되었다고 선언합니다. 이 선언은 단순히 개인적인 성취를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위대한 작업의 최종 목표가 바로 우주 전체를 구성하는 세 가지 근본적인 차원, 즉 천상계(Celestial World), 지상계(Terrestrial World), 그리고 지하계(Subterranean World)의 모든 법칙을 이해하고 통합하여, 자기 자신이 하나의 완전한 소우주(Microcosm)가 되는 것임을 밝히는, 가장 중요한 우주론적 선언입니다.


첫 번째 철학: 지하와 지상의 세계 (연금술)


‘온 세상 철학의 첫 번째 부분’은 우리의 발밑, 즉 우리가 딛고 서 있는 이 지상계와 그 더 깊은 곳인 지하계의 비밀을 다스리는 지혜입니다. 이것은 바로 ‘연금술(Alchemy)’의 영역입니다. 연금술은 땅과 그 안에 묻힌 광물, 즉 물질세계의 가장 근원적인 법칙을 탐구하는 신성한 과학입니다. 연금술사는 지하의 가장 어두운 혼돈, 즉 제1질료(Prima Materia) 속으로 내려가, 그 안에서 순수한 본질을 추출하고, 정화하며, 마침내 그것을 지상의 가장 완벽한 물질인 황금으로 변성시킵니다.

이것은 단순히 물질을 다루는 기술을 넘어, ‘아래에 있는 것’의 법칙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실현하는 과정입니다. 『헤르메스 비의』에서 보았듯이, 연금술사는 자신의 용광로 안에서 흙을 물로, 물을 공기로, 공기를 불로 변환시키고, 다시 그 과정을 역으로 진행하여 영을 물질 속에 고정시키는 등, 물질세계의 모든 생성과 변화의 비밀을 실천적으로 체득합니다. 이 첫 번째 철학의 완성은, 구도자가 더 이상 물질세계의 법칙에 맹목적으로 지배당하는 존재가 아니라, 그 법칙을 이해하고 활용하여 불완전함을 완전함으로 이끌 수 있는, 지상계의 주인이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두 번째 철학: 천상의 세계 (점성술)


‘온 세상 철학의 두 번째 부분’은 지상의 세계 위, 즉 하늘의 영역에 관한 지혜입니다. 이것은 바로 ‘점성술(Astrology)’의 영역입니다. 고대의 세계관에서, 천상계는 일곱 행성과 황도 12궁의 별들이 운행하는, 신성한 질서와 법칙의 세계였습니다. 이 천상의 운행은 지상의 모든 사건과 운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거대한 우주적 힘으로 여겨졌습니다.

진정한 헤르메스주의자에게 점성술은, 미래를 맞추는 단순한 점술이 아닙니다. 그것은 ‘위에 있는 것’의 언어를 배우고, 우주의 거대한 리듬과 시간을 이해하는 신성한 과학입니다. 『헤르메스 비의』의 마지막 부분이 ‘돌의 시간들’을 설명하며 작업의 각 단계를 황도 12궁의 운행과 연결시켰듯이, 아뎁트(adept)는 천상의 운행 주기를 이해함으로써, 언제 씨를 뿌리고 언제 수확을 해야 하는지, 즉 자신의 지상적 행위를 천상의 뜻과 조화시킬 수 있는 지혜를 얻게 됩니다. 그는 더 이상 운명(Heimarmenē)의 맹목적인 노예가 아니라, 우주적 섭리(Pronoia)의 흐름을 읽고 그와 함께 춤추는 현명한 항해사가 됩니다. 이 두 번째 철학의 완성은, 구도자가 땅의 법칙을 넘어 하늘의 법칙까지 이해하게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세 번째 철학: 초월적 신계(神界) (신성 마법)


‘온 세상 철학의 세 번째 부분’은 가장 비밀스럽고도 숭고한 지혜이며, 천상계마저 넘어선 궁극의 영역, 즉 ‘신들의 세계(초월계)’와 직접적으로 소통하고 합일하는 기술을 다룹니다. 이것이 바로 ‘신성 마법(Theurgy, 테우르기아)’의 영역입니다.


헤르메스주의의 가장 높은 경지는 단순히 신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 인간이 직접 “신을 만드는 자”가 되는 것입니다. 이는 지상의 물질(첫 번째 철학)과 천상의 힘(두 번째 철학)에 대한 완벽한 지식을 바탕으로, 적절한 상징과 의식, 그리고 “행위로 가득 찬 소리”를 사용하여, 신성한 존재를 이 땅 위로 불러내리고 그와 교감하는 궁극의 기술입니다. 이는 ‘위’와 ‘아래’의 상응 관계를 가장 능동적이고도 창조적으로 활용하는 행위이며, 인간이 신의 창조 사업에 동참하는 공동-창조주가 되는 순간입니다. 이 세 번째 철학의 완성은, 구도자가 마침내 땅과 하늘의 모든 법칙을 초월하여, 모든 것의 근원인 ‘하나’ 그 자체와 합일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이처럼, ‘세 겹으로(세 배로) 위대한 헤르메스’라는 칭호는, 이 세 가지 세계, 즉 물질계(연금술), 천상계(점성술), 그리고 신계(신성 마법)의 모든 철학을 자신의 존재 안에서 완벽하게 통합한 자에게만 주어지는 최고의 영예입니다. 그는 자신의 발로는 땅의 비밀을 굳건히 딛고 서 있으며, 그의 머리는 하늘의 별들의 질서를 꿰뚫어 보고, 그의 영은 모든 것의 근원인 신과 하나 되어 있습니다. 그는 ‘위’와 ‘아래’의 모든 힘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하늘과 땅을 잇는 살아있는 우주 축(axis mundi) 그 자체가 된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에메랄드 타블렛』이 제시하는 인간 완성의 최종적인 모습이며, 위대한 작업의 가장 영광스러운 결실입니다.


12.2. 연금술적 해석: 유황, 수은, 소금 삼원소의 완성


만일 열두 번째 구절의 우주론적 의미가 하늘과 땅, 그리고 신계를 아우르는 거시적인 통일성에 있다면, 그 연금술적 의미는 바로 그 통일성이 어떻게 용광로라는 소우주 안에서 구체적인 물질의 완성을 통해 성취되는지를 보여줍니다. 헤르메스가 소유한 “온 세상 철학의 세 부분”은, 연금술의 언어로, 위대한 작업을 구성하는 세 가지 근본 원리, 즉 ‘트리아 프리마(Tria Prima)’라 불리는 유황(Sulphur), 수은(Mercury), 그리고 소금(Salt)의 완벽한 정화와 조화로운 결합을 의미합니다. 진정한 아뎁트(adept), 즉 ‘세 겹으로 위대한’ 철학자는, 바로 이 세 가지 원리를 자신의 작업 속에서 온전히 이해하고 다스릴 줄 아는 자입니다.


첫 번째 부분: 유황(Sulphur)의 철학, 즉 불의 작업


철학의 첫 번째 부분은 ‘유황’의 비밀을 마스터하는 것입니다. 유황은 앞서 살펴보았듯이, 모든 사물의 가연성(可燃性)과 고유한 본질을 나타내는, 뜨겁고 건조한 남성성의 원리입니다. 연금술 작업에서 유황을 다스린다는 것은, ‘불의 작업(Work of Fire)’을 완수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제1질료 안에 잠재된, 고정되고 불타는 영혼(Anima)의 힘을 해방시키고 정화하는 과정입니다.

『헤르메스 비의』의 언어로, 이것은 맹렬한 ‘사자(Lion)’를 길들이고, 그의 파괴적인 힘을 창조적인 힘으로 변성시키는 기술입니다. 이 첫 번째 작업의 완성품이 바로 ‘붉은 왕’ 혹은 ‘철학자들의 유황’이며, 이는 변치 않는 의지와 순수한 열정을 상징합니다. 이 유황의 철학을 마스터한 자는, 자신의 내면에서 흔들리지 않는 목적의 불꽃을 발견하고, 어떤 시련에도 꺾이지 않는 영적 의지를 확립하게 됩니다.


두 번째 부분: 수은(Mercury)의 철학, 즉 물의 작업


철학의 두 번째 부분은 ‘수은’의 신비를 통달하는 것입니다. 수은은 모든 것을 녹이고 연결하는, 차갑고 축축하며 휘발성인 여성성의 원리입니다. 연금술에서 수은을 다스린다는 것은, ‘물의 작업(Work of Water)’을 완수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변화무쌍하고 파악하기 힘든 영(Spiritus)의 힘을 정화하고 안정시키는 과정입니다.

『헤르메스 비의』의 상징으로는,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독수리(Eagle)’를 붙잡아 땅으로 내려오게 하는 기술입니다. 이 두 번째 작업의 완성품은 ‘흰 여왕’ 혹은 ‘철학자들의 수은’이며, 이는 모든 것을 수용하는 순수한 마음과 왜곡 없는 지성을 상징합니다. 이 수은의 철학을 마스터한 자는, 더 이상 감정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오히려 그 유동하는 힘을 이용하여 모든 경계를 넘나들고, 대극을 화해시키는 지혜를 얻게 됩니다.


세 번째 부분: 소금(Salt)의 철학, 즉 흙의 작업


만일 고대의 많은 연금술 텍스트들이 주로 유황과 수은의 이원론에 집중했다면, 파라켈수스 이후의 전통은 이 둘의 결합을 가능하게 하는 세 번째 원리, 즉 ‘소금’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비록 『에메랄드 타블렛』에는 명시적으로 등장하지 않지만, 헤르메스가 가진 ‘철학의 세 번째 부분’은 바로 이 ‘소금’의 비밀을 마스터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소금은 유황(불)과 수은(물)의 활동적인 힘들을 안정시키고, 그것들에게 구체적인 형태와 육체(Corpus)를 부여하는 응고와 결정화의 원리입니다.

연금술 작업에서 소금을 다스린다는 것은, ‘흙의 작업(Work of Earth)’을 완수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것은 유황과 수은의 신성한 결혼을 통해 태어난 영적인 배아를, 안정되고 부패하지 않는 완벽한 육체 안에 ‘고정(fixation)’시키는 기술입니다. 이 세 번째 작업의 완성품이 바로 ‘현자의 돌’ 그 자체이며, 이는 영(수은)과 영혼(유황)이 완벽하게 정화된 육체(소금) 안에서 영원한 조화를 이룬 상태를 상징합니다. 이 소금의 철학을 마스터한 자는, 더 이상 영적인 깨달음이 현실과 분리된 채 떠도는 것을 용납하지 않습니다. 그는 자신의 가장 숭고한 영적 체험을, 자신의 구체적인 일상과 행동 속에서 온전히 구현하고 살아내는, ‘육화된 지혜(embodied wisdom)’의 경지에 이릅니다.

이처럼, 헤르메스 트리스메기스투스는 이 세 가지 원리, 즉 불타는 유황의 힘, 유동하는 수은의 지혜, 그리고 안정시키는 소금의 몸을 모두 완벽하게 이해하고, 자신의 작업 속에서 자유자재로 다스릴 수 있었기에 ‘세 겹으로 위대한’ 철학자라 불리는 것입니다. 그는 자신의 내면 용광로 안에서, 이 세 가지 근본적인 힘의 정화, 분리, 그리고 재결합을 통해, 마침내 하나의 완벽하고도 불멸하는 실체, 즉 현자의 돌을 창조해낸 최초의 아뎁트(adept)입니다.


이 열두 번째 구절은 우리에게, 진정한 완성이란 어느 한 가지 원리에 치우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존재를 구성하는 모든 다른 차원—우리의 의지(유황), 우리의 마음(수은), 그리고 우리의 몸(소금)—을 모두 조화롭게 발전시키고 통합하는 데 있음을 가르쳐줍니다. 불은 물에 의해 그 격렬함을 다스려야 하고, 물은 불에 의해 그 차가움을 데워야 하며, 이 둘의 결합은 흙이라는 안정된 그릇 안에서 비로소 그 영원한 형태를 얻게 됩니다. 이 세 겹의 철학을 자신의 삶 속에서 실현하는 자만이, 헤르메스의 길을 따르는 진정한 철학자가 될 것입니다.


12.3. 심리학적 해석: 영, 혼, 육 삼중 구조의 완전한 조화


열두 번째 구절은 위대한 작업의 완성을 선언하며, 그 성취의 결과로 얻게 되는 새로운 정체성을 밝힙니다. 그 이름은 바로 ‘헤르메스 트리스메기스투스’, 즉 ‘세 겹으로 위대한 헤르메스’입니다. 앞선 주해에서 우리는 이 ‘세 부분의 철학’이 우주론적으로 천상, 지상, 지하의 삼계를, 연금술적으로는 유황, 수은, 소금이라는 삼원소를 다스리는 지혜임을 살펴보았습니다. 이제 우리는 이 모든 상징이 궁극적으로 귀결되는 가장 내밀한 차원, 즉 우리 인간 존재를 구성하는 세 가지 근본적인 층위—영(Spiritus), 혼(Anima), 그리고 육(Corpus)—의 완전한 조화라는 심리학적 의미를 탐구하고자 합니다. 현자의 돌의 완성은, 다름 아닌 우리 내면의 이 삼중 구조가 완벽한 균형과 통합을 이룬 상태를 의미합니다.


첫 번째 철학: 육체(Corpus)의 철학, 즉 ‘소금’의 완성


‘온 세상 철학의 첫 번째 부분’은 가장 가깝고도 구체적인 현실, 바로 우리 자신의 ‘육체’를 다스리는 지혜에 해당합니다. 연금술의 언어로, 이것은 ‘소금(Salt)’의 원리를 완성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영적 전통들이 육체를 영혼의 감옥이나 저급한 욕망의 근원지로 여겨 경시하거나 억압하려 했던 것과 달리, 헤르메스주의는 육체를 결코 부정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것은 위대한 작업이 뿌리내려야 할 신성한 대지이자, 영과 혼이 거주하는 성전입니다.

그러나 정화되지 않은 육체는 실제로 감옥과 같습니다. 그것은 통제되지 않는 본능과 습관적인 반응에 의해 지배되며, 영혼을 감각적 쾌락의 노예로 만듭니다. 심리적으로 이는 우리가 자신의 신체적 건강을 돌보지 않고, 무의식적인 습관(과식, 나태 등)에 따라 살아가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육체의 철학을 마스터한다는 것은, 바로 이 무의식적인 육체를 ‘의식적인 육체’로 변성시키는 것입니다. 그것은 자신의 몸이 보내는 미세한 신호에 귀를 기울이고, 무엇이 자신에게 진정으로 건강하고 유익한지를 분별하며, 육체를 영혼의 뜻을 수행하는 정교하고 순수한 도구로 단련하는 과정입니다.

플라톤이 그의 『국가』에서 통치계급(이성)이 수호자계급(기개)의 도움을 받아 생산계급(욕망)을 다스려야 한다고 말했듯이, 통합된 자아 안에서 육체는 더 이상 주인이 아니라, 더 높은 중심의 뜻에 기꺼이 복종하는 충실한 신하가 됩니다. 이것이 바로 연금술에서 말하는 ‘정화된 소금’의 상태입니다.


두 번째 철학: 혼(Anima)의 철학, 즉 ‘유황’의 완성


‘온 세상 철학의 두 번째 부분’은 우리의 감정과 욕망, 그리고 개성적인 의지의 세계, 즉 ‘혼’의 영역을 다스리는 지혜입니다. 이것은 연금술의 ‘유황(Sulphur)’의 원리에 해당합니다. 우리의 혼은 사랑과 미움, 기쁨과 슬픔, 희망과 절망이라는 수많은 대극적 감정들이 들끓는, 역동적이지만 혼란스러운 중간계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감정의 격랑에 휩쓸려, 자신의 진정한 주인이 누구인지 잊은 채 살아갑니다.

혼의 철학을 마스터한다는 것은, 이 감정의 바다를 항해하는 법을 배우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것은 감정을 억압하거나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모든 감정을 온전히 느끼고 경험하되, 그것과 자신을 동일시하지 않는 것입니다.

『코르푸스 헤르메티쿰』이 ‘운명(Heimarmenē)’의 지배를 받는다고 말했던 것이 바로 이 정념의 세계입니다. 통합된 자아는 자신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모든 감정의 천체도(astrology)를 읽을 줄 압니다. 그는 분노라는 화성의 불꽃이 타오를 때, 그 불꽃에 자신을 태우는 대신, 그것을 불의를 바로잡는 용기로 변성시킵니다. 그는 슬픔이라는 토성의 차가운 무게가 짓누를 때, 그 안에 주저앉는 대신, 그것을 자신과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는 연민의 깊이로 변성시킵니다. 이처럼, 정화되지 않은 유황이 파괴적인 정념의 불이라면, 완성된 유황은 자신의 목표를 향해 흔들림 없이 타오르는, 순수하고도 강력한 ‘의지(Will)’의 불꽃입니다.


세 번째 철학: 영(Spiritus)의 철학, 즉 ‘수은’의 완성


마지막으로, ‘온 세상 철학의 세 번째 부분’은 인간 존재의 가장 깊은 핵심이자 신성한 근원인 ‘영’의 영역을 깨닫고 그와 합일하는 지혜입니다. 이것은 ‘수은(Mercury)’의 원리를 완성하는 것이며, 모든 헤르메스주의 가르침의 정점입니다. ‘영’은 개별적인 혼(Anima)을 넘어선, 모든 존재 안에 내재하는 보편적이고 신적인 마음(Nous)입니다. 그것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순수한 의식이며, 진리와 아름다움, 그리고 선의 원천입니다.

영의 철학을 마스터한다는 것은, 우리 자신의 개별적인 에고(ego)가 존재의 중심이라는 환상에서 깨어나, 자신을 더 큰 우주적 의식의 한 부분으로 인식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나’라는 작은 자아의 경계가 녹아내리고, 모든 것과 연결되어 있는 ‘참된 자기(Self)’를 체험하는 과정입니다. 이 단계에 이른 사람은 더 이상 개인적인 욕망이나 두려움에 의해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의 모든 생각과 말, 그리고 행동은 우주 전체의 조화와 선을 위한 신성한 의지의 표현이 됩니다. 그는 더 이상 파도를 두려워하는 개별적인 물방울이 아니라, 자신을 파도 그 자체, 나아가 바다 전체와 동일시하는 경지에 이릅니다.


이처럼, ‘세 겹으로 위대한 헤르메스’라는 칭호는, 자신의 육체(소금)를 완벽하게 다스리는 왕이자, 자신의 혼(유황)의 모든 감정을 지혜롭게 통치하는 군주이며, 마침내 자신의 영(수은)이 신성한 전체와 하나임을 깨달은 대사제(Hierophant)인, 전인적(全人的)으로 완성된 인간을 가리키는 이름입니다. 그의 내면에서는 영과 혼과 육이 더 이상 서로 다투지 않고, 마치 잘 조율된 악기처럼 완벽한 조화의 교향곡을 연주합니다. 이 내면의 조화야말로, 세상의 모든 불협화음을 치유하고, 비천한 납을 영원한 황금으로 변성시키는 ‘현자의 돌’의 진정한 본질입니다. 열두 번째 구절은 우리에게, 위대한 작업의 최종 목표가 바로 우리 자신 안에서 이 세 겹의 철학을 온전히 살아내는, 살아있는 헤르메스 트리스메기스투스가 되는 것임을 장엄하게 선언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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