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드림>을 보고
2023년 영화 <드림>은 박서준, 아이유뿐 아니라 영화 <극한직업>으로 이미 흥행감독 대열에 진입한 이병헌 감독의 작품으로 주목을 받았었다. 안타깝게도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대한민국이 홈리스 월드컵에 출전했었고 실제로 홈리스였던 분들이 선수로 뛰었다는 사실을 알리는 데는 성공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홈리스 선수들의 이야기와 실제 선수들의 것이 얼마나 같은지는 모르겠으나, 그들이 경기를 준비하고 실제로 뛰고 그곳에서 많은 응원과 지지를 받아서 돌아왔음은 틀림없는 것 같다.
이 영화의 품평은 다음 기회로 하고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응원'에 대해서 생각했다.
스포츠 경기는 관중들로부터 현장에서 응원을 받는다. 아직 경기가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응원을 받고, 골을 못 넣어도 응원을 받고, 실수를 해도 응원을 받는다. 심지어 경기에 져도 응원을 받는다.
이 영화에서도 그렇다.
홈리스 월드컵을 위해 헝가리 까지 달려간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은 경기 내내 상대팀과의 현격한 실력차를 이기지 못한다. 나이 많고 체력적으로 약한 그들은 경기 내내 공격 포인트 하나 제대로 내지 못한다. 후보선수도 없었던 터라 주최 측의 도움으로 용병 선수(심지어 브라질)를 얻지만 용병이 대한민국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을 활보하며 얻어내는 득점이 기쁘지만은 않았다.
그리하여 우리나라 대표 선수들은 용병 없이 뛰기로 마음먹는다.
골키퍼들은 몸이 부서져라 공을 막아내고 이를 본 캐스터는 골키퍼가 곧 죽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한다.
온몸으로 상대의 공격수를 막고, 뚝 소리 나는 허리, 덩치 큰 외국 선수들의 몸싸움에 곧 몸이 부서질 것 같지만 그들은 끝까지 뛰어 내고 만다.
승리 너머 끝까지 해 보겠다는 선수들의 투지를 본 외국인 관중들은 어느새 대한민국 대표팀의 응원단 되어 '대. 한. 민. 국'을 외친다. 선수들은 뛰고 넘어지고 부딪히는 와중에 관객들의 응원 소리를 듣고 더욱 힘을 낸다. 가까스로 고작 한 골 넣었을 뿐이고 기막힌 전략적 전술도 없었고 화려한 발재간을 선보이지도 않은 완전 육탄방어전이었지만, 그들의 투지는 응원받아 마땅했다.
스포츠 경기는 현장 관중들로부터 응원을 받을 수 있다.
그럼 운동선수가 아닌 사람들은 어디서부터 응원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는 걸까
그리고 지금 나는 누구를 어떻게 응원하며 살아가고 있을까
회사에서 어려운 프로젝트를 맡은 직원에게 커피 한잔을 사다 주는 것도 응원일까
이런저런 일로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위로의 문자를 보내는 것을 응원이라고 할 수 있을까
시험을 앞둔 자식에게 100점 맞아오라고 아침저녁 생과일주스에 유기농 간식에 여기저기로 라이딩하는 건 응원일까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이 질문들에 나는 잠시동안 멍해졌다.
뭔가를 잘 해내거나 좋은 결과가 나온 후에 하는 칭찬에는 익숙하건만, 결과가 나오기 전에 내가 누군가를 응원한 적이 있는 건가 생각하면서 말이다.
생각해 보니 응원은 하루아침에 저절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닌 듯하다.
오늘 시험을 치르는 데 공부는 전혀 하지 않은 사람에게 시험 잘 보라고 응원을 할 수는 없다.
학교 대항 배드민턴 대회를 앞두고 연습은 안 한 채 피시방에 몰려가 게임만 한다면 응원은 허황될 따름이다.
그러니 응원은 사랑, 관심이 담긴 관찰이 가져오는 자연스러운 결말인 셈이다.
어쨌든 나름 최선을 다해 오늘 시험 혹은 면접을 준비한 사람에게 '열심히 노력한 것 다 제대로 발휘하고 오너라. 그러면 되는 거다'라는 건 응원이 될 것이고,
대형과 손신호를 맞추며 몇 시간씩 배드민턴 대회를 준비했던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해 준비했으니 모두 발휘하고 와라. 이길 준비가 되어 있다'라고 말하는 건 응원일 것이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삶을 애써서 살아간다. 수많은 갈등을 겪고 때로는 실패와 좌절에 겪는다. 그래서 이 과정을 겪는 모든 사람은 응원이 필요하다.
관심과 사랑으로 함께 하는 자들의 응원이야말로 진정으로 다시 힘내 일어나게 해 주는 계기가 되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코너킥 올려줬는데 헤딩 불발되었다 하더라도 괜찮다 힘내서 다시 해봐라 하지 않나..
괜찮아 괜찮아 다시 또 하면 돼. 잘했어!
스포츠 경기 선수들 응원하는 것처럼 내 주변, 내 가족들 응원해 보는 건 어떨까
오늘 딱 한 사람만이라도 응원의 말 건네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