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이 아닌 마음으로 만드는 우리의 나라
『나이프를 발음하는 법』에서는 라오스계 캐나다인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고국을 떠나 머나먼 타국에서 힘겹게 살아야 했던 디아스포라의 삶을 조명해 보았습니다. 그들이 타향살이 속에서 감내해야 했던 사회의 편견과 차별은 우리의 상상을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그런데, 개인의 안위가 아닌 ‘나라’를 위해 그와 같은 고행의 길을 자처한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바로 일제강점기,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독립운동가들입니다. 오늘은 『백범일지』를 통해 그들이 걸어온 길과, 그들이 꿈꾸었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백범일지』는 김구 선생이 상하이 임시정부에 몸담고 있던 시절, 앞날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자식들에게 남기는 유서 형식으로 시작됩니다. 책의 상권은 그 유서에 해당하며, 어린 시절부터 청년기까지의 삶을 솔직하게 풀어낸 회고록입니다. 국무령까지 지낸 인물이지만, 자신의 과거를 미화하거나 위엄 있게 꾸미지 않고 담담하게 서술하는 태도에서 김구 선생의 겸손한 성품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의 성장 과정은 한마디로 파란만장이었습니다. 과거시험에서 마주친 부정과 부조리에 환멸을 느끼고, 관상 공부에 매달렸다가도 ‘천한 관상’이라는 평가에 좌절하며 포기하게 됩니다. 이후 동학에 입문하여 젊은 나이에 접주(지역 교단 책임자)로 활동했고, 명성황후 시해에 대한 복수심으로 일본인을 살해하는 사건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그 선택이 처음부터 고결한 의도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었을지라도, 삶의 고비마다 내면에서 타오르던 ‘조국에 대한 분노와 애정’은 결국 그를 한 사람의 애국자로 성장하게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모두 교과서를 통해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 윤봉길 의사의 상하이 도시락 폭탄 의거, 유관순 열사의 만세운동 등을 배워왔습니다. 방법은 제각기 달랐지만, 그들의 마음은 하나였습니다. ‘나라가 제 역할을 하도록 만들겠다’는 지극히 단순하고도 숭고한 바람. 그러나 이 당연한 바람을 위해 수많은 이들이 목숨을 걸어야 했습니다.
김구 선생은 『백범일지』의 말미에서 ‘나의 소원’을 통해 자신이 꿈꾸는 우리나라의 모습을 밝힙니다. 그것은 힘센 나라나 부유한 나라가 아니라, ‘높은 문화의 힘’을 지닌 나라였습니다.
그의 꿈은 오늘날 우리가 만들어가고 있는 모습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K-드라마와 K-pop이 전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지금, 어쩌면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모든 국민이 자기보다 나라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 일지도 모릅니다. 나라가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때때로 우리는 나라를 지켜낸 국민의 힘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런 고유한 의식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진정한 문화이며, 우리가 가진 가장 큰 힘 아닐까요.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일본의 침략을 여러 차례 받았습니다. 일제강점기를 포함해 조선 중기에는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이라는 국가적 위기를 겪기도 했지요. 전란이 끝난 뒤, 류성룡 선생은 그 아픈 경험을 바탕으로 『징비록』을 집필했습니다.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기록이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징비록』을 통해, 나라를 걱정하던 또 다른 마음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by 사색하는 덕주부
책을 읽고, 삶을 사유하며,
언젠가 아들에게 전할 기록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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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에 사용된 이미지는 AI 생성 도구를 통해 직접 제작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