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걷는 길, 매일 보는 간판
Cover Photo by 문지아
프랜차이즈별로 살아보기
''익숙한 향기, 늘 먹던 맛"
어느 날, 문득 필요한 무언가가 떠오를 때가 있다. 휴지가 떨어졌을 때, 두통약이 필요할 때 혹은 퇴근 후 갑자기 초콜릿이 먹고 싶을 때. 그럴 때 우리는 자연스럽게 간판을 찾는다. 늘 같은 자리에 있는, 반가운 이름들 말이다.
스웨덴을 여행하다 보면 도시 곳곳에서 익숙한 간판을 마주치게 된다. 낯선 거리에서 느껴지는 이 익숙함은, 어떤 유명 관광지보다 더 깊은 안도감을 준다. 그 간판 아래엔 늘 사람들이 있다. 출근 전 커피 한 잔을 들고 바삐 걷는 이들, 북적이는 점심시간, 유모차를 밀며 들어서는 부모들. 그렇게 스웨덴의 프랜차이즈들은 누군가의 평범한 하루 속에서 조용히 제자리를 지킨다.
스웨덴의 프랜차이즈는 어쩌면 브랜드가 아니라 일상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 어느 골목을 걷든, 어느 도시를 찾든, 익숙한 간판을 마주하는 순간 우리는 마음 한편에서 '안정감'을 느낀다. 일상 속에는 음식 그 이상을 담고 있는 공간들이 있다. 익숙한 맛, 편안한 분위기, 그리고 북유럽 특유의 감성이 어우러진 그곳들. 지금부터 스웨덴을 대표하는 외식 프랜차이즈 몇 곳을 들여다보려 한다.
막스 버거(Max Burger): 스웨덴 '국민 버거'를 먹는다는 건
'맥스(MAX)'는 (스웨덴에서는 '막스'라고 부른다.) 스웨덴에서 태어난 햄버거 브랜드로, 1968년 설립 이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그날 우리가 시킨 건 더블패티 치즈버거와 소박한 미니버거. 처음엔 기대도 살짝 있었다. 두툼한 패티, 늘어진 치즈, 보기엔 완벽했으니까. 하지만 한 입 베어 문 순간, 고기에서 스치는 낯선 냄새에 순간 멈칫할 수밖에 없었다. '아, 이게 바로 북유럽 스타일이구나.' 기대했던 맛과는 조금 달랐다.
밤이 되면, 가게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취기가 오른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었고, 햄버거를 국밥처럼 먹으며 해장하기 시작한다. 술기운에 얼굴이 붉어진 스웨덴 친구 Enok(에녹)도 말없이 햄버거를 베어 물며 꾸역꾸역 먹는다. 그 모습이 어찌나 웃기고 또 짠하던지. 버거는 맛없었지만 에녹의 해장 퍼포먼스만큼은 잊을 수가 없다. 맛을 평가하기보다는, 이 음식이 주는 분위기와 경험에 집중하고자 했다.
에스프레소 하우스(Espresso House): 북유럽의 일상을 담은 한 잔
둥글고 진한 색의 로고, 그리고 그 안에 새겨진 이름. '에스프레소 하우스(Espresso House)'는 스웨덴 사람들의 하루를 여는 커피 한 잔이자, 오후의 쉼표이고, 친구와의 수다 공간이기도 하다. 1996년 시작된 스웨덴 토종 커피 체인점으로 룬드의 작은 로컬카페로 시작해 노르웨이, 핀란드, 덴마크 등 널리 퍼져 있다. 노트북을 하거나, 피카 타임을 즐기는 만남의 장소로 탁월하다. 혼자여도 어색하지 않은 공간이라는 것. 테이블 하나하나마다 이야기가 있고, 머그잔 속엔 각자의 쉼이 담겨 있다.
이 밖에도, 상황별로 자주 찾는 대표 외식 프랜차이즈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외식 프랜차이즈 (음식 & 카페)
1. Wayne's Coffee
• 스웨덴에서 시작된 대표 커피 브랜드
• 북유럽 감성의 따뜻한 분위기
2. Bröd & Salt
• 신선한 빵과 커피로 유명한 베이커리 카페
• 건강한 아침 식사 장소로 인기
3. Sibylla
• 스웨덴식 패스트푸드의 상징
• 핫도그와 햄버거로 빠르고 든든한 한 끼를 책임
4. Joe & The Juice
• 덴마크 기반의 주스 & 샌드위치 카페
• 젊고 트렌디한 분위기로 인기
5. Bastard Burgers
• 스트리트 감성 가득한 수제 버거 전문점
• 비건 옵션과 트렌디한 분위기로 주목받는 중
6. Lion Bar
• 가볍게 한잔하기 좋은 동네 펍
• 합리적인 가격, 해피아워 할인, 친근한 분위기
7. Pizza Hut, Subway, McDonald's
• 글로벌 프랜차이즈
• 익숙한 맛이 그리울 때 찾게 되는 곳
이처럼 외식 프랜차이즈는 스웨덴 사람들의 ‘먹는 즐거움’을 책임지고 있다. 그렇다면 ‘사는 즐거움’을 담당하는 곳은 어디일까? 맛있는 한 끼를 책임지는 브랜드들이 있다면, 일상을 채우는 쇼핑의 즐거움을 더해주는 브랜드는 또 다른 창이다. 이번에는 스웨덴의 대표적인 소매 프랜차이즈에 대한 몇 가지 이야기다.
프레스뷔론(Pressbyrån): 짧지만 필요한 쉼
주로 기차역, 지하철역 근처에 위치해 있어 출근길이나 이동 중 커피 한 잔과 시나몬 번(카넬불레) 하나를 사기 딱 좋은 곳이다. 또한 스웨덴에 처음 도착한 이들이 가장 먼저 찾는 통신사 유심칩과 교통 충전 카드(SL 카드)도 이곳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아포텍(Apoteket): 스웨덴 국민 약국
초록색 마크와 함께 'apoteket'이라는 간판을 자주 보게 된다. 한국의 올리브영처럼 건강과 뷰티 제품을 다양하게 취급하는 약국 겸 드럭 스토어이다. 감기약, 진통제, 피부 연고 등 기본적인 약은 물론이고 비타민, 보습제, 입욕제 그리고 스킨 토너나 클렌징폼 등의 뷰티템도 쏠쏠하게 구경할 수 있다. 가끔은 약을 사러 갔다가 예쁜 핸드크림 하나 사서 나오는 공간, 조용히 자기 몸과 마음을 돌보는 공간, '아포텍'은 그런 곳이다.
Normal(노멀) – 샴푸부터 충전기까지, 스웨덴의 다이소
'평범(Normal)?' 솔직히 이름이 조금은 심심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그 물음은 아주 작고 조용하게 무너졌다. 화장품, 간식, 세제, 문구류까지 진열대엔 없는 게 없고, 보다 보면 어느새 장바구니가 묵직해진다.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은 '가성비 넘치는 가격'이다. 무심코 집은 트리트먼트가 인생템이 되기도 하고, 처음 본 간식에 빠져버리기도 한다. 이곳은 말 그대로 일상의 소소한 보물 찾기다. 그래서일까. 매장에 들어서면, 까르르 웃음소리와 함께 반짝이는 눈으로 진열대를 천천히 훑는 사람들이 많다. 그 모습이 어쩐지, 북유럽의 느긋한 리듬을 꼭 닮았다.
이 밖에도 스웨덴 거리 곳곳에는 눈길을 사로잡는 소매 프랜차이즈들이 활발히 운영 중이다. 저렴한 데 잘 빠진 패션 아이템, 예쁜 속옷, 귀여운 화장품까지. 브랜드마다 취향 저격 포인트가 다르다. 누군가는 실용성을, 또 누군가는 감성을 택한다. 공통점이 있다면? 바로 스웨덴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세련되게 만들어준다는 것. 쇼핑이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일상의 재미가 되는 나라, 그게 바로 스웨덴이다.
✅ 소매 & 패션 프랜차이즈
1. IKEA (이케아)
• 스웨덴 태생 글로벌 브랜드
• 실용적이고 미니멀한 디자인
2. H&M (에이치앤엠)
• 스웨덴을 대표하는 패션 브랜드
• 최신 트렌드의 의류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
3. Lindex (린덱스)
• 여성과 아동을 위한 의류 브랜드
• 속옷, 화장품, 임산부 의류 등 다양한 제품 제공
4. Åhléns (올렌스)
• 백화점 스타일의 종합 소매점
• 패션, 뷰티, 가전제품, 가정용품까지 다양한 제품
5. KappAhl (카팔)
• 여성, 남성, 아동 의류를 다양하게 제공
• 가방, 선글라스, 비키니 디자인이 특히 예쁨
6. Indiska(인디스카)
• 다문화적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 제품 라인업
• 히잡을 포함한 의류와 액세서리 아이템 제공
7. Hemmakväll(헴마크벨)
• 스낵, 사탕, 음료 및 영화 대여점
• 영화와 함께 즐길 수 있는 간식과 음료의 다양한 선택지
8. Clas Ohlson(클라스 올손)
• 생활용품, 전자기기, DIY 용품 등을 판매하는 종합 잡화점
• 실용적인 제품으로 집과 사무실의 필요한 물건을 제공
9. Pressbyrån (프레스뷔론)
• 커피, 음료, 베이커리류 등 편의점/간편식
• 통신사 유심칩, 교통 충전 카드(SL 카드) 판매
이 외에도 피트니스,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프랜차이즈들이 존재한다. 각기 다른 필요와 목적을 채워주며 단순한 상업적 존재를 넘어서, 우리 삶의 질을 높이는 중요한 퍼즐 조각들이다.
1. Friskis&Svettis – 비영리형 피트니스 클럽 체인, 지역별 독립 운영
2. Actic – 북유럽 기반 피트니스 체인
3. Nordic Wellness – 스웨덴 내 대형 피트니스 체인
4. Fitness24 Seven – 24시간 운영 피트니스 체인 (국내외 프랜차이즈 운영)
1. Internationella Engelska Skolan (IES) – 사립 영어학교 체인
2. Pysslingen Förskolor – 유아 교육기관 체인
3. My Academy – 과외 및 튜터링 서비스 프랜차이즈
4. Svenska För Invandrare (SFI) – 이민자들을 위한 무료 스웨덴어 교육 프로그램
1. Mekonomen – 자동차 정비 체인
2. Circle K – 주유소 및 편의점 체인
3. OKQ8 – 주유소 체인
4. Skandiamäklarna – 부동산 중개 프랜차이즈
프랜차이즈는 단지 복제된 가게가 아니다. 누군가의 일상 속에서, 정해진 자리에서, 늘 같은 모습으로 그들을 맞이하는 작은 풍경이다. 스웨덴의 도시들이 그렇게 느껴지는 건, 아마 그 안에 녹아 있는 수많은 ‘익숙함’ 덕분일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이 작은 반복 속에서 안정을 느끼는지도 모른다. 어디서든 같은 이름으로 존재하는 그 가게들이, 다정한 일상의 지문처럼 남아 우리를 반긴다. 그때의 브랜드는 단지 상표를 넘어 '하루'를 구성하는 하나의 '풍경'이 된다.
같은 간판 아래에서, 우리는 서로 다른 이야기들을 살아간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은 오늘도 조용히, 스웨덴의 거리 위에 쌓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