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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쓰며, 마음을 건넨다〉

10화 세상보다 먼저 나를 바꾸는 이야기

by 숨결biroso나


한 번쯤은 이런 순간이 있었을까?

숨 막히는 마음을 안고 있다가도
종이에 몇 줄 적고 나면
이상할 만큼 숨이 가벼워지는 밤.

나는 그걸 ‘글의 숨구멍’이라 부른다.
쓰는 일은 마음에 조용히 숨구멍을 내는 일이다.


소리 내 울지 못한 날에도,
몇 줄 적고 나면
눈물 대신 숨이 터져 나온다.

글을 쓴다고 세상이 달라지진 않는다.
하지만 나는 달라진다.

같은 슬픔을 겪더라도
쓰는 사람은 한 발짝 물러서서 본다.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또 하나의 나.
그 시선은 때로 차갑지만,
그래서 명확하다.

가까이 설 땐 흐려지는 마음의 결이,
멀어질 땐 선명해진다.

밤에 불 꺼진 방,
스탠드 불빛 아래 고개를 숙인 채
몇 자 적어 내려 간다.
그렇게 나는
내 안의 풍경을 비추어본다.

글을 쓰면 나를 이해하게 된다.

왜 울었는지, 왜 그렇게 화가 났는지,
왜 그토록 사랑했는지,
왜 그토록 아팠는지.

감정은 기록될 때 생각이 되고,
생각은 기록될 때 이야기로 바뀐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삶을 다시 살아보게 한다.

같은 하루라도
기록하는 사람은 다르게 산다.

그는 하루를 ‘겪는’ 사람이 아니라,
하루를 ‘해석하는’ 사람이다.

해석하는 순간,
우리는 더 이상 무력하지 않다.

우리는 창작자가 된다.
자기 삶의 창작자.

어릴 땐 몰랐다.
그저 일기를 쓰면 마음이 가벼워지는 줄만 알았다.

이제는 안다.
그건 가벼워지는 게 아니라,
단단해지는 일이라는 걸.

어떤 날은
쓰고 나서야 비로소 내가 된다.

어떤 날은
쓰며 견딘다.

어떤 날은
쓰지 않으면 무너질 것 같다.

그래서 오늘도 쓰게 된다.

쓰는 동안,
나는 가장 나다워진다.

그것이 나를 구하고,
나를 통해 세상을 바꾼다.

글을 쓴다는 건,
나를 다정히 안아주는 방식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런 글들이,
어느새 누군가에게 닿아
위로가 되었음 한다.

그래서 오늘도,
숨 쉬듯 쓴다.

그리고 그 사랑으로,
내일도 써 내려간다.






"글을 쓰며,

나는 나를 다시 사랑하게 된다."


by 《숨쉬듯 나를 쓰다》 ⓒ biroso나.



당신은 언제,
당신만의 이야기를 쓰고 있나요?

《숨 쉬듯, 나를 쓰다》는 글을 쓰며, 숨 쉬게 된 여정을 담은 따뜻한 성장 기록입니다. 써 내려간 마음의 결을 따라 당신에게 도착하는 위로의 노트.



<biroso나의 숨결 감성 연재>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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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월 / 목 《엄마의 숨》
2) 화/ 목 《별을 지우는 아이》
3) 화 / 금 《아무 것도 아닌 오늘은 없다》
4) 화/ 토 《숨쉬듯, 나를 쓰다》
5) 수/ 금 《다시, 삶에게 말을 건넨다》
6) 수 / 토 《마음에도, 쉼표를 찍는다》
7) 토 / 일 《말없는 안부》
8) 일 / 월 《가만히 피어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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