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고 싶다.
어느 날, 나는 그 말을 뱉었고, 그것을 추구했다.
행복하고 싶다.
그 말을 뱉고 그것을 추구하기 시작한 어느 날,
나는 불행해졌다.
행복하고 싶다는 그 말은,
나는 행복하지 않다는 말이기에.
행복은 강렬한 빛이며, 태양과 같다.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한없이 어두운 내 세상을 환하게 비춰줄 단 하나의 태양.
세상을 가득 채울 크기의 빛. 그런 특별하고도 특별한 빛.
그것이야 말로 행복이다. 내 온몸을 감싸줄 빛이야 말로 행복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 강렬한 빛을 뿜어내는 태양을 향해 매 순간 달려가고,
빛을 잡기 위해 손을 뻗었다.
그 빛을 잡기 위해서는, 단 하나만 지키면 되었다.
무언가를 포기한다.
나는 내가 생각하는 행복을 위해
항상 무언가를 포기했다.
우리는 행복을 위해 항상 무언가를 포기한다.
조기교육이라는 명복으로, 어린 시절의 추억을 포기한다.
취업이라는 명목으로, 청춘을 포기한다.
돈이라는 명목으로, 자아를 포기한다.
이후의 행복을 위해, 지금의 행복을 포기한다.
결과의 행복을 위해, 과정의 행복을 포기한다.
포기. 포기. 포기.
행복을 위해, 행복을 포기한다.
지금을 포기하지 않으면, 미래에 너는 불행할 것이다.
우리의 DNA에 새겨져 있는 그 두려움과 압박감 속에서, 포기하고 포기한다.
그리고 반복되는 포기의 굴레 속에서 본인이 생각하는 태양이라는 행복에 가까워진다.
나 또한 포기의 끝에 도달해서 힘겹게 빛을 움켜쥘 수 있었다.
나는 그 빛을 다시는 놓치지 않겠다는 심정으로,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 정도로 움켜쥐었다.
그 처절함은 내가 포기한 것들에 대한 미련이기도 했다.
나는 포기 끝에 간신히 얻은 빛을 두 눈으로 보고 싶었다.
흩어질까 두려워하며, 조심스레 빛이 담겨 있을 내 손 안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빛은 어디에도 없었다.
아무리 찾아도, 내가 그토록 바라고 마지않았던 빛은 존재하지 않았다.
내가 제대로 움켜쥐지 못한 것이라 생각해, 다시 한번 빛을 향해 손을 뻗고 손을 꽉 쥐었다.
그리고 내 손 안을 확인했지만, 빛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빛은 잡으려 해도 잡을 수 없었다.
아무리 손으로 꽉 쥐어도, 결국에는 손틈 사이로 빠져나가 사라질 뿐이었다.
내 손에 빛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제 내게 무엇이 남았는지 둘러보았다.
그렇게 포기하고, 포기한 끝에 내게 남은 것은,
강렬한 태양의 열기에 멀어버린 두 눈과, 불타버린 몸뿐이었다.
내가 행복이라 생각한 태양은, 행복이 아니었다.
그리고 행복은 추구한 순간, 행복은 불행이 되었다.
행복을 향해 달려갔다. 모든 것을 뒤로 한채 오직 행복만을 집착했다.
행복에 대해 집착하는 과정에서 나의 온몸이 타버렸다.
나는 나 자신을 잃어버렸다.
행복만을 바라보았다. 다른 모든 것은 눈에 두지 않았다.
오직 강렬한 빛만 바라본 탓에, 나는 내 주변을 바라보지 못하였다.
나는 내 주변을 잃어버렸다.
행복을 두 손아귀에 잡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빛은 잡을 수 없었다.
아무리 빛을 잡으려 해도, 빛은 흩어져 사라져 버릴 뿐이었다.
잡았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나의 착각일 뿐이었다.
나는 무엇도 얻지 못했다.
행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나는 행복을 포기했다.
하지만 그 끝에 내가 얻은 것은 행복이 아니었다.
불행이었다.
모든 것이 불타버린 자리에서,
어느 부분에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나는 내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았다.
뒤틀림의 근원지를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모든 것의 뒤틀림의 시작은,
'행복은 특별한 것이다'
라는 그 작은 톱니바퀴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이 하나의 톱니바퀴에서부터 시작된 엇물림은, 모든 것을 고장내고 뒤틀어 버렸다.
행복= 성공&특별함.
이 공식은 절대적인 공식이 아니다.
행복이 성공이자 특별함이라면,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항상 성공하며 특별해야 한다.
이 '특별함'이란 단어는 평범함에서 거리가 먼 단어이다.
우리의 일상은 특별하지 않으며 주로 평범하다.
'행복= 성공&특별함'이라는 공식이 맞다면,
특별하지 않은 우리의 일상이자 평소는 행복으로부터 멀다는 얘기가 된다.
이 공식대로라면, 행복한 삶은 산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다면, 행복은 어디에 있을까.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가까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사실을 망각했다.
그것은 인간의 '적응'이라는 특성 탓이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고, 모든 것에 적응한다.
이 적응에는 하나의 공식이 있다.
어떠한 것에 적응하면 그것은 당위성을 가지게 되고, 당위성은 일반론이 되어 어떠한 것은 특별함을 잃는다.
한마디로, 익숙해지면 소중함을 망각한다는 얘기이다.
사람의 적응이란 공식은 행복에도 적용되었다.
사람은 행복에도 적응했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행복을 행복이라 느끼지 못하게 되었다.
감사함을 잊었기에, 그것이 행복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렸다.
불행이란, 당연한 것이 사라지는 순간이다.
그렇다면 불행의 반대인 행복은, 당연한 것이 내 곁에 있는 순간이 아닐까.
그러니 우리의 매 순간은 행복이다.
아침 햇살에 눈을 뜬 순간.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순간.
사람들 사이를 누비며 걸어 다니는 순간.
친구와 만나 술잔을 기울이는 순간.
그 당연한 것이 우리의 곁에 있는 순간이 행복이다.
하지만, 우리는 행복이란 특별하다는 오류를 범한다.
특별함에서 행복을 찾기에, 행복을 추구한다는 불행에 빠진다. 특별함을 위해 우리의 일상을 포기한다.
특별함이라는 단 하나를 위해, 무수히 많은 것들이 아스라이 사라져 버린다.
잃은 끝에 얻은 것은, 진정한 행복이 될 수 없다.
행복이란 특별함이 아니다. 성공이 행복함이 아니다.
행복은 항상 나의 주변에서 은은히 나를 비춰주고 있다.
단지 그 빛에 익숙해진 나머지, 그것을 빛이라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빛은 잡으려고 해도 나의 손아귀를 벗어난다.
빛은 잡으려고 하지 않아도, 이미 내 곁에서 나를 은은히 밝혀주고 있었다.
행복은 추구하는 것도, 행복은 잡는 것도 아니었다.
그 자리에 있는 것이었다.
그 사실을 깨달은 어느 날, 나는 말했다.
나는 행복하다.
그 순간, 나는 행복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