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내가 언젠가 스스로 거동하지 못하게 된다면, 그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 질문을 마주했을 때, 저는 단호하게 대답합니다.
그건 내가 스스로 준비해야 할 문제다.
흔히들 말합니다.
그래도 가족인데, 마지막은 함께 해야지.
자식 된 도리로 모셔야지.
그러나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부부 사이도, 부모와 자식 사이도, 각자의 인생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삶을 희생시키는 것은, 결국 모두를 불행하게 만드는 길입니다.
특히 요즘 같은 개인주의 사회에서는,
그런 희생을 의무로 요구하는 것 자체가 시대착오적입니다.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굳이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떠넘기는 것은 사랑도, 도리도 아닌 ‘집착’에 불과합니다.
그렇다면 해답은 무엇일까요?
평생을 걸쳐 비상 상황에 대비하는 것 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건강이 무너졌다고 해서,
갑자기 가족이 모든 걸 책임져줄 거라 기대하는 것은 품위 있는 태도가 아닙니다.
1년이든 2년이든, 간병이 필요한 시간을 가정하고,
그 시간 동안 나를 돌봐줄 간병인을 고용할 자금을 준비하는 것. 그것이 노후를 준비하는 성숙한 자세입니다.
간병 보험이든, 별도의 비상 자금이든,
그 순간을 대비한 구체적인 계획이 있어야
스스로에게도, 가족에게도 떳떳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만약 회복 불가능한 상태,
생의 마지막을 앞둔 상황이라면
삶을 억지로 붙잡는 집착도 내려놓아야 합니다.
삶을 이어가는 데 드는 엄청난 비용과
그로 인한 가족들의 정신적, 경제적 고통을 생각할 때,
스스로 어느 시점에서 떠날 것인가를 결정하는 용기 역시 필요합니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존엄을 지키는 삶.
그것이야말로 가족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방법 아닐까요?
결국 중요한 건 이것입니다.
건강이 무너졌을 때, 그것은 나의 문제다.
누구에게도 책임을 미루지 않고,
누구의 희생도 기대하지 않고,
내가 살아온 방식대로, 준비해온 만큼
마지막 순간까지 내 삶을 스스로 책임지는 것.
그렇게 사는 노후야말로
진정한 의미에서 품위 있는 노년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