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부치다

첫 부추 수확으로 만든 환상의 부추전

by 라온재

봄이 오면 가장 먼저 반가운 건 땅에서 파릇파릇 올라오는 부추입니다. 그 진한 녹색, 짙은 향, 그리고 생명력 넘치는 모습은 마치 봄의 목소리처럼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부추의 계절이 찾아왔고, 드디어 어제 첫 부추 수확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소중한 봄의 선물을 듬뿍 담아, 부추전을 부쳐 먹었습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환상적인 맛, 그야말로 ‘봄을 부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부추, 부침가루, 새우, 약간의 우유를 넣고, 올리브유를 넉넉히 두른 팬에 지글지글 부쳐낸 부추전은 그 자체로 자연과 시간의 축복입니다.

부추 – 봄이 주는 건강의 선물

부추는 예로부터 양기(陽氣)를 북돋아 주는 채소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봄철 기운이 몸속으로 퍼질 무렵, 부추를 먹으면 피로 회복과 면역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됩니다. 잎은 부드럽고 향은 강하지만 텁텁하지 않아, 어떤 재료와도 잘 어울리죠. 직접 키운 부추는 그 향과 신선함이 남다르고, 손수 수확했다는 심리적 만족감까지 더해져 더욱 귀한 음식이 됩니다.

부침가루와 우유 – 고소함을 살리는 조화

부침가루는 바삭함과 부드러움을 동시에 살려주는 기본 베이스입니다. 여기에 약간의 우유를 더하면 풍미가 한층 깊어지고, 전이 부드럽고 촉촉하게 부쳐집니다. 우유는 감칠맛을 높이는 숨은 비법으로, 고소함과 은은한 단맛이 부추의 향과 절묘하게 어우러집니다.

새우 – 바다의 풍미를 더하다

잘게 썬 새우는 부추전의 맛을 한층 풍부하게 만들어 줍니다. 바다의 짭조름한 맛이 부추의 향긋함과 조화를 이루어, 입안 가득 봄과 바다의 만남이 느껴지는 듯합니다. 단백질이 풍부한 새우는 영양도 높여주어, 맛과 건강을 모두 챙길 수 있습니다.

올리브유 – 건강까지 생각한 기름 선택

보통 부침요리엔 식용유를 쓰지만, 저는 올리브유를 넉넉히 사용했습니다. 고소하면서도 느끼하지 않고, 심혈관 건강을 생각한다면 더욱 좋은 선택입니다. 올리브유의 향이 부추전의 풍미를 해치지 않고 오히려 깊고 고급스러운 맛을 더해 줍니다.

입안 가득 봄의 기쁨

노릇노릇 부쳐낸 부추전을 한 입 베어물면, 부추의 싱그러움, 새우의 감칠맛, 우유와 부침가루의 고소함, 그리고 올리브유의 부드러운 풍미가 어우러져 입안에서 봄이 춤을 춥니다. 따뜻한 부추전을 앞에 두고 식탁에 앉아 있자니, 마치 봄의 한 가운데를 살아간다는 실감이 납니다.

결론: 한 장의 전으로 담아낸 계절의 기쁨

부추전은 단순한 음식이 아닙니다. 땅의 기운, 계절의 흐름, 내 손으로 가꾼 삶의 흔적이 담긴 요리입니다. 직접 키운 부추로 만든 한 끼는 몸을 건강하게 할 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풍요롭게 합니다. 이런 소소한 순간이 쌓여 인생의 봄을 더욱 따뜻하고 향기롭게 만들어 줍니다.

다음 부추 수확이 기다려지는 오늘 아침, 저는 다시 한번 봄에 감사하게 됩니다. 부추를 부치며 맞이하는 계절,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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