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그날이 오고야 말았다.
10년을 기다려온 날, 퇴원의 순간이 찾아왔다.
이 병원에서의 퇴원은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다. 환자의 삶의 방향을 가르는 중대한 결정이기에, 판사의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한다. 수년간 축적된 환자의 진료 기록이 법원에 제출되었고, 몇 차례 거절의 시간도 지나야 했다. 그리고 마침내, 올해 들어 처음으로 허가가 떨어졌다.
자유를 향한 문이 열렸다.
그의 마음은 벅차올랐지만, 그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았다. 같은 공간에 머물고 있는 환자들을 배려하듯, 그는 조용히 기쁨을 삼켰다. 입가를 스치는 잔잔한 미소, 살짝 떨리는 손끝, 깊은 숨결 하나. 그 모든 것이 감격의 언어였다.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는 수없이 무너지고, 다시 일어났다. 낙담과 희망이 교차하는 나날 속에서, 그는 꾸준히 자기 자신과 싸워왔다. 그리고 마침내, 이곳을 떠나 새로운 삶을 향해 나아갈 준비를 끝냈다.
정신병 치료는 무엇보다 시간이 걸리는 과정이다. 대부분 약물 치료를 기반으로 하며, 그에게도 10년 동안 증상의 뚜렷한 완화가 관측되었다. 하지만 퇴원은 회복의 끝이 아니다. 오히려 또 다른 여정의 시작이다. 그는 앞으로도 약물 복용을 지속해야 하며, 보다 복잡한 ‘사회 적응’이라는 과제를 마주하게 된다.
현실은 냉정하다. 어떤 이들은 사회에서 부딪힌 끝에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문을 나선다고 해서 회복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는 혼자 이 자리에 선 것이 아니다.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조리사, 음악치료사, 그리고 모든 병원 스태프들이 함께해왔다. 그의 회복과 복귀를 위해 모두가 오랜 시간 손을 맞잡고 걸어온 것이다.
퇴원 당일 아침. 우리는 마지막으로 약을 건넸고, 뜨거운 포옹을 나누었다.
“Don’t come back.”
그 말은 차가운 경고가 아니었다.
진심이 담긴 응원이었고, 축복이었다.
이제 그는 병원의 문을 나선다.
그 문 너머, 낯설지만 새로운 세상이 기다리고 있다.
때로는 외롭고, 고단할지라도 나는 믿는다.
그는 잘 해낼 것이다.
그가 사회 속에서 제 자리를 찾고, 평범하지만 단단한 일상을 누리기를 진심을 다해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