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엇갈리는 시선 속 서로 다른 마음

by 달이음

2장. 엇갈리는 시선 속 서로 다른 마음


햇살이 슬며시 비추고, 봄내음과 살짝 건조한 공기가 함께 머물러 있는

3층 수의학과 강의실.
강의실 문이 열리는 순간,

모든 이들의 시선이 동시에 문으로 쏠렸다.


입구에 들어선 두 사람-김현우와 최보미.

현우는 강의실 안을 들어서자마자 자리를 빠르게 스캔하였고,

곧 구석 세 번째 줄 끝자리에 앉은 이람을 발견했다.



그녀 옆자리에 이미 누군가가 앉아 있는 걸 확인하곤,

아쉬운듯 곧 근처 빈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보미는 마치 예정된 자리에 앉듯, 익숙한 듯 현우 옆에 살며시 앉았다.


곧 강의실 이곳저곳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야, 방금 들어온 둘 봤어? 비주얼 미쳤어.”
“와… 모델인가? 입학 첫날부터 커플 탄생 각?”


웅성이는 소음 속에서도 보미는 고개를 꼿꼿이 세운 채 도도하게 정면을 바라보았고,

현우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슬쩍 이람이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눈이 마주친 순간,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이람이었다.

그리고 곧 아무렇지 않은 듯 옆자리 친구와 이야기를 이어갔다.


눈을 마주치고 고개를 돌리는 그녀를 보는 순간,

현우는 묘하게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현우의 심장은, 어린 날 그때처럼,

마구 뛰고 있었다.




서이람은 앞자리보다는 구석 자리를 선호했다.
복도 쪽 끝자리에 겨우 자리를 잡고, 옆자리에 앉은 여학생과 가볍게 인사를 나누었다.

“안녕! 여기 나 여기 앉아도 돼?”
“응! 앉아도 돼.”

조금 안도하며 자리에 앉아 그 학생과 다시 얘기를 나누려던 그 순간, 강의실 문이 다시 열렸다.


“……헐, 쟤네 봐. 모델이야?”
웅성거리는 학생들의 말에, 이람도 무심코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그 순간.
그가, 다시 눈에 들어왔다.

긴 다리, 짙은 갈색 머리, 그리고 그 머리색과 닮은 깊은 눈동자.

강당에서 봤던 그 남자.


가까이서 보니 더 잘 생겼다.
무심한 표정인데도, 사람을 사로잡는 분위기였다.


‘설마… 같은 과였던 거야?
와… 진짜 잘 생겼다.’

이람은 자신도 모르게 숨을 들이마셨다.


그런데, 그 남자의 옆자리에 자연스럽게 앉는 예쁜 여자애.

그 모습을 본 이람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아, 저 애도 같은 과였구나..

…너무 잘 어울린다. 둘이 나란히 앉은 모습만 봐도 눈이 부시네."


이람은 애써 마음을 다잡았다.
그와 자신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이건 그냥 짝사랑으로 끝내야 한다고 스스로를 설득했다.


옆자리 친구가 말을 걸어와 웃으며 대답했지만,
이람의 마음은 무겁게 가라앉았다.


첫사랑임과 동시에, 시작도 못한 짝사랑임을 자각한 순간.

이람의 심장 아래 어딘가가,

찌르듯 차갑게 얼어붙는 느낌이 스쳐 지나갔다.





필름의 끝에는 언제나 네가 있었다. [필.끝.너]


- 달이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