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직과 사직의 경계
나는 휴직중이다.
다니고 있던 회사의 분위기가 급속히 안좋아졌었다.
작은 회사 큰 회사 할 것없이 리더가 없을 때의 가장 큰 단점은 바로 '그들만의 룰' 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리고 개발자들만 해당하는 말은 아니겠다만 가장 심각한 병인
'매너리즘' 에 빠져가는 것이 점점 보였다.
해당 회사를 3년정도 다녔다만 제대로 출시하거나 마무리 지은 프로젝트가 손에 꼽을 정도다.
POC를 만들었고 이를 통하여 사업을 하든 출시를 하든 하였어야했는데
만들면 만들수록 리딩이 이상한 방향으로 가기 시작하고 결국 해당 프로젝트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채
망해버리고 마는 수순이 2년 정도 이어졌다.
여기서 내가 가장 크게 회사에 정이 없어진 프로젝트가 있는데, 다음과 같다.
유니티 단독 프로젝트로 만들어가던 것이 갑자기 Flutter와 연계된 프로젝트로 변경되었었는데
그 이유가 고작 'UI는 Flutter가 좀 더 예쁘게 할 수 있지 않나?' 였다.
예쁘게 라는 것은 너무 추상적이지 않나?
그렇게 UI부분과 코어 부분이 각각 플러터와 유니티로 나뉘게 되었고
한 번 프로젝트 빌드를 하려면 이제 유니티로 뽑기만 하면 되던 것이
유니티빌드 -> 푸쉬 -> 플러터 빌드 라는 아주아주 번거로운 단계를 거쳐야 하였다.
기능적으로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었고, 이렇게 프로젝트가 번거롭게 되자,
간혹 POC Demo를 뽑아야 하는 일이 있으면 해당 영업을 담당하시는 분은 나에게 몰래오셔서
유니티 단독 빌드를 뽑아달라고 부탁을 할 정도였다.
그리고 어디에서도 계약이 되지않자 해당 git과 프로젝트는 저기 창고 어딘가로 버려지게 된다.
그래서 퇴사를 결심하였다.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은근히 좋게 보였던건지 퇴사말고 휴직을 권하였었다.
휴직을 하게되고 정말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되었다.
유니티라는 툴에 흥미가 떨어질 무렵이기도 하였기에 웹 프론트앤드와 웹 백엔드 기술을 공부하였고,
스마트팩토리라는 사업계획서도 적어서 제출도 해보았다.
강의도 찍어서 인프런에 올려도 보았다.
물론 이러는 동안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아내는 이 때 아니면 언제 해보고싶은것은 다 해보겠냐는 말로 나를 안심시켜주었다.
약속했던 휴직기간은 4달 정도였는데 3달이 되 갈 무렵 언제 돌아오냐고 회사에서 압박이 들어왔다.
당장에 회사에 급한 프로젝트들이 생겼다고 하는 것 같다.
마침 슬슬 돌아가야 하나 싶던 생각을 하던차였는데
그만두려는 사람을 잡으려는 전화가 왔던 전 팀장의 기가막힌 말이 되돌아왔다.
"...그런데 이제는 유니티 개인공부도 많이 해야해요 ...(중략)
사실 난 너구리씨가 개인적으로는 너무 좋았지만 팀원으로써는 별로 맘에 안들었어요 "
글로 쓰고 보니 내가 열심히 안했었다는 이야기로 보이긴 한다.
어느정도 반성을 해야하는 시점이기도 한데..
저 말은 회사로 돌아오라는 말인지 오지 말라는 말인지 아직도 헷갈린다.
과연 나는 돌아가야하는 것일까?
저 말은 속말로
"돌아오는 것은 좋지만 돌아오게 된다면 내 말대로 무조건 따라야해"
"이렇게까지 말했는데도 돌아온다는건 각오한다는 거겠지?"
라는 뜻이 아닐까 싶긴 하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돌아가야할 만한 회사는 아니었던 것이다.
이후의 나의 행보는 어떻게 될런가는 다음
휴직과 사직의 경계 2편에서 이어 써보겠다.
언제 쓰여질런지는 아마 한두달뒤면 결판이 날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