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

삶의 빛이자 감사의 에너지

by 아름다윰

아침 햇살이 창가를 비추고 따뜻한 커피 향이 코끝을 스칠 때, 혹은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맘껏 웃으며 이야기꽃을 피울 때, 우리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충만함을 느낍니다. 그것은 바로 기쁨이라는 감정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기쁨을 바라며, 기쁨이 가득한 삶을 꿈꿉니다. 하지만 때로는 그 기쁨이 너무 짧고 덧없게 느껴져, 손에 잡히지 않는 것처럼 멀게만 느껴질 때가 있죠.
어떤 날엔 ‘이렇게 기뻐해도 될까?’ 하는 막연한 불안이 마음을 스치기도 하고, 또 어떤 때는 ‘행복’이라는 크고 완벽한 그림만을 좇느라, 지금 이 순간 곁에 다가온 작은 기쁨들을 그냥 흘려보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기쁨’이라는 감정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하면 이 소중한 감정을 삶 속에 더 자주, 더 가까이 마주할 수 있을까요?




기쁨, 우리에게 찾아온 선물


​저는 뜻밖의 순간에 진정한 기쁨을 만났습니다. 그날은 유독 지치고 힘든 하루였어요. 퇴근길 버스 안, 창밖은 비에 젖어 온통 회색빛이었죠. 그런데 그때, 귓가에 익숙한 멜로디가 흘러나왔습니다. 우연히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제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였어요. 그 순간, 제 마음속에 작은 불꽃이 탁 하고 켜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젖은 신발과 무거운 가방은 더 이상 신경 쓰이지 않았죠. 그저 노래에 맞춰 흥얼거리고 창밖 풍경을 바라보며 순수한 행복감에 젖어들었습니다. 바로 이것이 기쁨입니다.


행복이 삶의 전반적인 만족감이라면, 기쁨은 이렇게 순간순간 찾아오는 작은 반짝임입니다. 좋아하는 음악을 들을 때, 예상치 못한 칭찬을 받을 때, 따뜻한 밥 한 끼를 먹을 때처럼, 기쁨은 아주 사소한 순간에도 우리를 찾아옵니다.


그리고 이러한 작은 기쁨들은 단순히 순간적인 즐거움에 그치지 않습니다.


저는 기쁨을 느낄 때마다 온몸의 세포들이 반짝이는 듯한 생생함을 경험합니다. 오랜 시간 굳어 있던 표정이 스르르 풀리고, 마음속 사소한 걱정들도 잠시 내려놓을 수 있게 되죠. 바쁜 일상 속에서 지쳐 있다가도 좋아하는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면, 거짓말처럼 에너지가 되살아나는 순간을 맞이하는 것처럼요.


심리학자 바버라 프레드릭슨(Barbara Fredrickson)은 이러한 감정을 ‘긍정 정서(positive emotions)’라고 설명하며, 기쁨이 단순히 기분을 좋게 만드는 것을 넘어 마음의 유연성과 시야를 확장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녀의 ‘확장-축적 이론(Broaden-and-Build Theory)’에 따르면, 기쁨과 같은 긍정적인 감정은 사고를 더 넓고 유연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창의성, 문제 해결력, 그리고 새로운 도전에 대한 용기까지 길러주는 기반이 됩니다.


​이처럼 일상 속에서 조금씩 쌓여가는 기쁨의 경험은 우리 마음속 자원을 천천히 키워줍니다. 그 감정들이 차곡차곡 쌓일수록, 우리는 흔들리는 순간에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내면의 힘을 갖게 됩니다.




기쁨이 우리에게 건네는 메시지


​기쁨이라는 감정은 우리 마음에 이렇게 삭입니다.


지금 이 순간,
당신은 충분히 괜찮고,
사랑받을 자격이 있으며,
당신의 삶은 아름답다


우리는 종종 기쁨을 느낄 자격이 없다고 여기거나, 너무 들뜨는 건 왠지 모르게 경계해야 할 감정처럼 느끼곤 합니다.

특히 바쁘고 무거운 일상 속에서 기쁨을 느낀다는 건 때로는 사치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럴 때 기쁨은 조용히 말합니다. “괜찮아, 지금 이대로도 충분해”

이 감정은 우리가 삶의 아름다운 면을 알아차리고, ‘지금 여기’에 있는 것들에 감사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얼마 전, 오랜만에 가족들과 모여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별다른 특별한 일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함께 둘러앉아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를 바라보며 웃는 그 순간이 너무나 소중하게 느껴졌어요. 따뜻한 온기가 온몸을 감싸는 듯한 기분이었죠. 그 순간 저는 ‘아 나는 혼자가 아니구나,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구나’하는 따뜻한 감정이 올라옴을 느꼈습니다.


이처럼 ​기쁨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속에서 피어납니다. 그 감정 덕분에 우리는 일상 속 작은 선물들을 알아보고, 서로에게 흐르는 따뜻한 마음을 느끼게 되죠. 무엇보다 기쁨은 우리 안에 숨어 있는 ‘나는 소중한 사람이다’라는 단단한 믿음을 일깨워 줍니다.


​삶이 지치고 힘들 때, 아주 작은 기쁨 하나가 우리를 다시 일어서게 하는 건, 그 감정이 단순히 즐거움을 넘어 ‘내 존재 자체가 소중하다’고 인정해 주는 경험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따뜻한 속삭임은 늘 우리 곁에 머무릅니다. 아주 작고 평범한 순간 속에서도요.




기쁨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방법: 작은 기쁨을 알아차리기


​그렇다면 우리는 이 소중한 감정을 어떻게 더 잘 느끼고, 삶 속에 초대할 수 있을까요?


거창한 행복을 기다리기보다, 일상 속 작은 기쁨들을 의식적으로 찾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침에 마시는 따뜻한 물 한 잔, 창밖으로 보이는 푸른 하늘, 좋아하는 노래 한 곡, 누군가의 따뜻한 말 한마디처럼 말이죠.


​저는 매일 아침 창가에서 식물들에게 물을 줄 때 작은 기쁨을 느낍니다. 새 잎이 돋아나고 푸른 줄기가 뻗어 나가는 모습을 보면, 생명의 경이로움과 함께 잔잔한 행복감이 밀려옵니다. 퇴근길 지하철에서 창밖을 스쳐 가는 풍경을 그저 멍하니 바라보거나, 좋아하는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그 향을 온전히 느끼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이 작은 순간을 알아차리는 것이 바로 ‘기쁨 근육’을 키우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작은 기쁨을 알아차렸다면, 그것을 충분히 느끼고 표현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소리 내어 웃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나누는 것이죠. 얼마 전 친구와 함께 영화를 보러 갔는데, 예상치 못한 장면에 서로 마주 보며 폭소를 터뜨렸습니다. 그저 함께 웃고 즐기는 그 순간 자체가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기쁨을 충분히 느낄 때, 우리의 마음은 더욱 풍요로워지고, 그 감정은 오래도록 우리 안에 머물게 됩니다.


몸으로 기쁨을 표현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기분 좋은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거나, 가볍게 산책하며 햇볕을 쬐는 것도 좋습니다. 저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좋아하는 노래를 크게 틀어놓고 집안을 돌아다니며 춤을 춥니다.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이내 몸이 편안해지고 웃음이 터져 나오는 것을 느낍니다. 몸이 감정을 저장하고 있다는 말을 믿으시나요? 저는 기쁨을 몸으로 표현할 때 비로소 그 에너지가 온전히 내 것이 되는 듯한 기분을 느낍니다.




기쁨을 통해 만나는 성장


​기쁨을 따뜻하게 바라보고 삶에 초대할 때, 우리는 더 큰 성장을 경험합니다. 기쁨은 우리에게 긍정적인 시각을 선물하고, 회복 탄력성을 높여줍니다. 삶이 힘든 순간에도 기쁨을 찾아낼 줄 아는 사람은 좌절 속에서도 다시 일어설 힘을 얻습니다. 마치 어두운 동굴 속에서도 한 줄기 빛을 찾아 그 빛을 따라 나아갈 용기를 얻는 것처럼요.


또한, 기쁨을 나눔으로써 타인과의 관계가 더욱 깊어지고, 세상과 더 긍정적으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기쁨은 단순히 좋은 감정을 넘어, 우리 삶의 방향을 제시하고, 우리를 더 강하고 따뜻한 존재로 만드는 소중한 동반자입니다.


오늘부터 당신의 일상 속에 숨어있는 기쁨의 순간들을 놓치지 마세요. 그 작은 빛들이 모여 당신의 삶을 찬란하게 비춰줄 테니까요.




애니메이션 영화 ‘인사이드 아웃’ 속 기쁨이는 라일리의 행복만을 위해 애썼지만, 결국 슬픔을 포함한 모든 감정이 함께할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행복이 완성됨을 깨닫습니다.

​이처럼 ‘기쁨이’의 이야기는 기쁨이라는 감정 자체가 소중하지만, 다른 감정들과 함께할 때 비로소 삶이 더욱 풍부해진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기쁨은 우리를 이끄는 밝은 빛이지만, 삶의 모든 감정은 각자의 의미와 역할을 가지고 있습니다. 때로는 이해하기 어렵고, 때로는 피하고 싶은 감정들이 우리를 찾아올 때도 있죠.


다음 편에서는 어쩌면 피하고 싶을지도 모르는 감정, 슬픔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슬픔이 우리에게 전하는 진정한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 Fredrickson, B. L. (2009). Positivity: Groundbreaking Research to Release Your Inner Optimist and Thrive. Crown Archetype.


* 디즈니·픽사의 애니메이션 영화 ‘인사이드 아웃 (Inside Out, 2015)’


* 이미지 생성: Perplex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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