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마녀엄마는 수련 중입니다.

-엄마와 아이가 만드는 '리얼성장동화' 시리즈

by 오직 결

⌈마녀를 좋아하는 딸에게 어설프게 엄마가 마녀라고 고백하며 확장된 이야기입니다. 철썩 같이 엄마가 마녀라고 믿는 딸에게 마녀의 세계관은 점점 걷잡을 수 없게 커졌습니다. 차라리 아이와 함께 이 이야기를 만들어 가볼까 생각하여 매일 잠자리 독서로 들려준 후 반응을 녹인 '리얼 성장동화'를 써보려 합니다. 딸아이가 언제까지 엄마가 마녀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7살 순수한 마음을 녹여 기록해보고자 하는 '마녀 엄마는 수련 중입니다'⌋


※ 이 브런치의 구성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 첫 번째 구성. 엄마가 만든 동화

- 두 번째 구성. 린나(딸)의 반응

- 세 번째 구성. 엄마의 한 줄


⌈엄마가 만든 동화⌋


3장. 엄마의 오른손이 왼손이


나는 주말이 너무 좋아요. 특히 금요일이 되면요. 내일이 토요일이고 주말 동안 신나게 놀 수 있잖아요. 7살이 되니까 선생님이 너무 무서워요. 아니~ 유치원 가기 싫어서 아빠랑 문 앞에서 살짝 울었거든요? 눈물 닦고 들어갔는데... 선생님이 또 울었냐고 하면서 친구들 앞에서 창피주잖아요. 그럴 수도 있지. 또 내 친구 지안이 한테는 대놓고 지각하지 마라. 이거 하지 마라. 저거 하지 마라... 휴.... 유치원도 싫은데 초등학교 가라니까 더 싫어요. 칫!


그래서 나는 주말이 너무 좋아요! 놀이터에서 실컷 놀 수도 있고, 다른 친구들처럼 학원도 안다니까요. 또 음악 잘하고 커피 잘 타는 우리 삼촌도 놀아주고 크크크 평생 놀기만 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런데 내가 주말을 기다리는 이유는 엄마가 내 옆에 있다는 거예요. 실컷 자고 일어나도 엄마가 어디 안 가고 내 옆에서 나를 꼬~옥! 안아주고 엄마 째째를 실컷 만질 수 있거든요. 헤헤 이건 비밀인데... 나는 엄마 째째를 만지고 자야 잠도 잘 오고 엄마 째째만 있으면 마음이 몽글몽글 편안해져요.


그리고 운이 좋은 날은 가끔 오른손이 왼손이도 엄마에게 찾아와요.


린나: "엄마 오늘 주말인데 오른손이 왼손이는 언제 와?"

엄마: "잠시만 불러볼까? (엄마는 손을 이마에 가져다 데며 마녀나라의 주문을 외우고 있다.) 샬라리움 레피토스 아라카브 레바시윰! "(손이 살아나듯 마구 움직이며 꿈틀거린다)

린나: "캬~ 오른손아! 왼손아! "

엄마: (엄마의 오른손이 와 왼손이 가 춤을 추며 린나의 몸을 간지럽힌다. 오른손이는 린나의 볼을 쓰다듬고 머리를 어루만져 준다. 왼손에는 린나의 몸을 계속 간지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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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나: "아하하하하 그만해 왼손아! 이제 그만!"

엄마: "오른손이가 하고 싶은 말이 있나 봐. 엄마가 대신 말해줄게.. (음성변조) 안녕? 오랜만이지 마녀 교장선생님께 배울 게 너무 많아서 왼손이 와 다녀왔어. 날 불렀다고?"

린나: " 응 너희들이 보고 싶었어. 왜 자주 안 놀러 와.... 예전에는 자주 와서 나랑 많이 놀아줬잖아..."

엄마: "내가 보고 싶었구나... 나도 네가 너무 보고 싶었어. 그런데 마녀나라에서는 왜 이렇게 재미있는 게 많은지 꼬마마녀인 린나 덕분에 교장선생님께 많이 배우고 있어. 내가 손에 갇힌 저주에서 벗어나서 언젠가 진정한 마녀가 되면 너를 제일 먼저 찾아올게. 그때까지 가끔만 널 찾아올 수 있을 것 같아"


린나: "응... 그래... 이제 나랑 놀자!"

엄마: " (엄마는 여전히 음성변조 중)그래! 우리 텐트 놀이 할까? 왼손이 와 힘을 합쳐서 우리 텐트 만들고 그 안에서 놀자!"

린나: "(흥분하며) 응! 좋아! 오른손이 네가 내 아기 이불 가지고 와줘~크크크"


<침대 위 텐트: 이불을 침대 사이에 끼워진 동굴>

저는 이 시간이 너무 좋아요. 엄마도 있고 어릴 적 내 친구 오른손이 왼손이 도 있으니까요. 얘들은 사실 나와 많이 싸우고 화해도 했던 친구들이에요. 내가 말을 안 들으면 오른손이 가 엄마 손에서 불쑥 튀어나와 이상한 목소리로 예전에 내 엉덩이를 세게 쳤던 적이 있었거든요.


그리고는 밤에 다시 상냥한 얼굴로 나타나서는 오른손이가 많이 아팠냐고 하며 위로해 주었어요. 이 녀석들은 지안이 보다도 더 오랜 친구예요. 엄마는 오른손이 와 왼손이 가 나를 많이 사랑한데요. 나도 알아요. 내가 떼 부리고 못된 행동할 때만 무섭게 변신하는 거.


한번은 5살때인가..?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길거리에서 울면서 떼도 부리고 장난감도 던졌던 일이 있었는데요. 집에 와서 갑자기 오른손이가 내 엉덩이를 세게 때렸어요. 엉덩이에서 불이 나는 줄 알았다니까요! 그때 알았어요. 오른손이가 나타났구나! 하구요. 그런데.... 엄마 잘못이 아닌데 엄마가 눈물이 글썽거리더라구요.


그래서 엄마가 오른손이 왼손 이를 마녀나라의 대 마녀 교장선생님께 보내버린 거래요. 다시는 내 엉덩이를 때리지 못하게요. 우리 엄마 진짜 못 말리죠? 크크크


3장 텐트.png


린나: "오른손,왼손아- 교장 선생님이 무섭지는 않아?"

엄마:(오른손이 왼손이 목소리 흉내 내며 손을 움직임)"조금. 그래도 해볼 만해. 처음에는 나도 힘들었어. 마녀나라에서는 규율이 엄격해서 너하고 장난치듯 하면 교장 선생님이 엄청 혼내시거든.. (손가락이 시무룩해한다.)

린나:"진짜? 엄마가 언젠가 나보고 여기에 살지 마녀나라에서 살지 선택해야 한다고 하던데... 고민돼네..나도 사실은 유치원 선생님이 너무 무서워서 가기싫은데.. 거기도 무서우면.. 아~ 고민이다. 마녀나라도 해야 하는게 많네~ 칫. 그런데.... 너 벌은 다 받은 거야?"


엄마: (당황하며)"응? 벌? 아.... 그때 너 엉덩이 때린 거...(엄마의 목소리는 미세하게 떨림) 아직 받고 있는 중이야. 마녀나라에서는 아이를 때리면 100년 동안 벌을 받아야 하거든. 그래서 자주 너에게 찾아오지 못하고 가끔씩 이렇게 주말에만 올 수 있었어... 아직도 생각이나?"

린나:"아니~ 네가 자주 안 와서 궁금했지~ (황급히 화제전환)이제 우리 놀자!

엄마: "그래! 이번에는 내가 마법을 부려볼게 자! 왼손이 와 힘을 합쳐서 린나의 몸을 쭉! 쭉! 길어지게 하는 마법을 써볼게. (엄마의 오른손과 왼손이 린나의 팔과 다리를 쭉쭉 마사지해준다.) 점점 린나 니 몸이 길어지고 있어. 이야~ 린나 너 내 마법으로 키 커진 줄 알아~"

린나: "크크크 이거 엄마지? 오른손이 왼손이 다시 마녀나라로 돌아갔지? 딱 봐도 엄마네~~"

엄마:"아~ 알았어? (멋쩍은 듯) 아까 교장선생님이 불러서 갔지~ 엄마랑 그냥 놀자~~


린나: "엄마. 오른손이 가 나 어렸을 때 때린 거 아직도 벌 받고 있데? 나는 괜찮은데 오른손이는 100년이나 마녀나라에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속상해."

엄마: "그래? 이제 오른손이 도 반성했을 거야. 아무리 속상해도 너를 때리면 안 되는 거였어.. 엄마 아니.. 오른손이 와 왼손이는 한 몸이니까 왼손이 도 오른손이 따라 함께 100년 동안 반성하면서 마녀수행을 하면 언젠가 린나 곁에 당당히 올 수 있을 거야. (미소)"

린나: "빨리 마녀나라의 100년이 되어서 오른손이 와 왼 손이 가 맨날 나랑 놀고 나를 안아줬으면 좋겠어. 난 오른손이 왼 손이 가 안아줄 때 제~일 좋거든. 엄마가 꼭 안아주는 것 같아. 히히"

엄마: "그래. 엄마가 마녀나라 교장선생님께 부탁드려 볼게"


<아빠가 잠에 덜 깬 얼굴로 두 모녀에게 다가온다>


아빠: 무슨 이야기를 두런두런 하시나요~ (반쯤 감긴 눈으로 뒤뚱뒤뚱 걸어 옴)

린나: 아빠 이빨 닦았어? (코를 막고 말한다) 양치하고 와야지(코맹맹소리)

아빠: 너무해... 으~~~(우는 듯한 소리) 화장실로 다시 돌아간다.

엄마: 아빠 속상하겠다. (웃음) 그래도 양치는 하고 와야 돼. 아빠는 키키키

린나: 맞아. 여긴 보호구역이니까 맞~쥐~~~ 그 쥐?


주말이면 가끔씩 찾아오는 오른손이 와 왼손이 덕분에 유치원에서 있었던 속상한 일들이 저절로 날아가는 것 같아요. 역시 이래서 주말이 좋다니까요~ 참! 교장 선생님이 누구냐고요? 다음 시간에 알려드릴게요~


"그럼(핑거스냅!!) 뾰로롱 얍!... 오늘은 왠지..마법을 안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럼 안뇽~"


⌈린나의 반응⌋

익숙한 오른손이와 왼손이의 이야기에 집중의 눈빛!! 언제 두 친구가 오냐고 묻지만... 당장의 소환은 어려워. 엄마 힘들어 이녀석아. 아빠의 캐릭터에 빵 터져서 웃는다. 아빠는 피식거리며 마음에 들지 않아 한다. 조금만 참아 줘 곧 아빠의 이야기 시작될 거니까. 린나가 엄마가 때린 적이 있냐고 묻는다. 어쭈... 이해했구나? 엄마가 미안했다고 다시는 그런 방식은 쓰지 않는다고 했다. 린나는 괜찮다고 했다. 진짜.. 괜찮은거 맞지?


⌈엄마의 한 줄⌋

린나의 용서에 이상하게 마음이 울컥 거렸다. 그리고 어쩌다 시작된 우리의 세계관 속에서 엄마는 계속 용서하고 화해를 신청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그런데 늘 매일 반복된 일상에서 화를 현명하게 내는 건 참으로 어렵다. 늘 나의 숙제인 훈육은 매일을 인내하고 기다림으로 반복한다.


엄마와 함께 만든 "성장형 판타지 육아 에세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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