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마녀 엄마는 수련 중입니다.

- 엄마와 아이가 만드는 '리얼성장동화' 시리즈

by 오직 결

⌈마녀를 좋아하는 딸에게 어설프게 엄마가 마녀라고 고백하며 확장된 이야기입니다. 철썩 같이 엄마가 마녀라고 믿는 딸에게 마녀의 세계관은 점점 걷잡을 수 없게 커졌습니다. 차라리 아이와 함께 이 이야기를 만들어 가볼까 생각하여 매일 잠자리 독서로 들려준 후 반응을 녹인 '리얼 성장동화'를 써보려 합니다. 딸아이가 언제까지 엄마가 마녀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7살 순수한 마음을 녹여 기록해보고자 하는 '마녀 엄마는 수련 중입니다'⌋


※ 이 브런치의 구성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 첫 번째 구성. 엄마가 만든 동화

- 두 번째 구성. 린나(딸)의 반응

- 세 번째 구성. 엄마의 한 줄


⌈엄마가 만든 동화⌋


7화. 감정 마트에 다녀온 날


⟦마녀나라 감정 마트, 첫 방문⟧


오늘은 엄마와 약속한 혼자 자보기로 한 날이에요.

너무 무섭고 떨리지만 1학년 언니가 되려면 거쳐야 하는 테스트라고 했어요.

새 이불을 꼭 붙잡고 눈을 꼭-옥 감고 있는데... 무슨 소리지?


삐-익. 딸깍.

살짝 눈을 떴더니, 내 앞에 커다란 보랏빛 문이 열리고 있었어요.

그리고 그 위엔 이렇게 쓰여 있었죠.


⌈마녀 감정 마트:오늘 당신의 감정을 고르세요⌋

-초보 수련생은 하루에 감정 하나만 선택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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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마트? 유니콘도 있어!”

하늘색 유니콘이 무지갯빛 카트를 밀며 천천히 지나갔어요.

안으로 들어가 보니… 바닥은 반짝이는 별무늬, 벽은 보랏빛 벨벳처럼 부드럽고,

천장엔 감정이 적힌 병들이 둥둥 떠 있었어요.


�진열된 감정 상품들�

기쁨 스프레이

짜증 주스

눈물 파우더

질투 비눗방울

배려 시럽

억울함 스낵

‘나만 옳아’ 추잉껌

‘그래도 괜찮아’ 밴드

공감 주사기 (좀 무서움)


그때, 초록 망토를 입은 점원 마녀가 다가왔어요.

엄마에게 들었던 마녀나라 속 마녀와 똑같이 생겼어요! 그래서 그런지 하나도 무섭지 않았어요.


점원: “꼬마 마녀 린나 수련생~ 오늘 어떤 감정을 고르시겠어요?”

나는 잽싸게 손을 들고 말했어요.

린나: “지안이랑 놀 거니까 자신만만 젤리 하나요!”

점원: "좋아요! 하지만 이 젤리는 사용설명서를 꼭! 잘 보고 써야 해요. 알았지요?"

린나: "네! 좋아요!"

점원: "그리고 이 마트에 온 걸 절대 엄마에게 말하면 안 된답니다. 이 마트는 린나만의 비밀의 마트니까요"

린나: "비밀의... 마트? 혹시.... 네! 절대 말하지 않을게요!"


그때! 핑거 스냅! 뾰로롱~ 하고 점원마녀가외치자

주황빛 ‘확신 뿜뿜 젤리’가 내 손에 톡 떨어졌어요.

한 입 먹으니 가슴이 ‘뿜뿜!’ 자신감이 넘쳤어요.


⟦유치원: 지안이, 소라, 민지⟧


다음 날 아침, 블록 놀이 시간이에요. 어제 마녀나라의 감정마트에 다녀와서 인지 이상하게

오늘 자신감이 넘치는 것 같아요. 목소리도 커지고, 말투도 세지고, 행동도 커진 거 같아요!


지안: “린나야, 이쪽에 붙이면 안 된다니까! 왜 너 맘대로 해!”

나: “아니야! 내가 생각한 게 더 튼튼하거든! 알지도 못하면서 이리 내!”

지안: "너 오늘 왜 이래~ 안 쓰던 말투나 행동도 그렇고..."

나: "싫으면 저리 가! 난 다른 애들이랑 놀면 되니까! 칫"


블록을 ‘쿵!’ 내려놓고 지안은 가버렸어요. 어!... 내가 왜 이러지..?

지안이에게 함부로 말하려던 것이 아닌데 갑자기 생각과 다르게 말해버렸 잖아...

분명 어제 꿈속에서 자신감 뿜뿜 젤리 먹었는데... 혹시..?


"사용설명서!!!!!"

어제 보았던 사용설명서가 기억이 나질 않아요.

어쩌죠? 오늘 계속 이런 말과 행동이라면 큰일 일 텐데.

일단 지안이와 부딪히지 않는 것이 좋겠어요. 혼자노는 건 싫으니까... 다른 친구들을 찾아야 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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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에서 가장 얌전하고 착한 소라와 민지가 인형놀이를 하고 있어요.

이 친구들이라면 문제없이 놀 수 있을 것 같아요.

나는 다가가 조심스레 말했죠.


린나: “나도 같이 놀아도 돼?”

소라: “응?.... 린나야 너는 포켓몬 좋아하지 않았어?”

민지: “그래~ 우리가 놀자고 할 때는 지안이랑만 놀고 싶다고 했잖아?”

린나:"(손으로 입을 막는다) 읍! 읍! (도망간다.)"


내 입에서 또 마음과 다르게 말이 나올 것 같아 손으로 막아버렸어요.

평소에 지안이랑 포켓몬 카드 대결만 하고 놀았더니 여자친구들이 서운했나 봐요.

울고 싶었지만… 울면 정말 혼자가 될까 봐 참았어요.


⟦감정 마트, 두 번째 방문⟧


나는 빨리 밤이 되길 기다렸어요. 마녀 감정마트에 가야 하거든요.

오늘도 혼자 자야 마녀나라로 갈 수 있을 거예요. 엄마가 오늘은 함께 자자고 했지만

내일을 위해 오늘은 혼자 자야 해요! 빨리 잠이 들어라 제발~~~~


삐-익. 딸깍.

번쩍 눈을 떴더니, 내 앞에 커다란 보랏빛 문이 열리고 있었어요.

점원 마녀가 기다리고 있었죠. 작은 별무늬 장부를 들고요.


점원: “확신 젤리는 마음에 드셨나요?”

나는 고개를 푹 숙였어요.

린나: “아니요… 지안이랑 싸웠고, 소라랑 민지랑도 못 놀았어요…”

점원 마녀는 조용히 웃으며 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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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원: "설명서를 읽어보셨나요? 절대 확신젤리는 한꺼번에 먹으면 안 되지요."

린나: "네? 설명서가 기억이 나지 않았어요... 그래서 마음과 달리 말과 행동이 이상했어요."

점원: "자신감 젤리는 필요시에만 조금씩 나눠 먹어야 해요. 그래야 내 행동과 말에 책임을 질 수

있답니다. 감정은 말이에요, 혼자만 반짝이면 친구들 눈이 아파요. 하지만 같이 반짝이면 무지개처럼

예쁘게 빛나죠. 이제 감정을 바꿔보실래요?”


나는 살짝 고개를 끄덕였어요.

린나: “… 이해 시럽 하나랑, 서운함 알약 두 알 주세요.”


점원 마녀는 분홍빛 시럽과 보라색 알약을 건넸어요.

그리고 조용히 은빛 거울도 함께 내밀었죠.


점원: “이건 ‘마음의 거울’이에요. 진짜 마음을 보고 싶을 때만 보여요.
억지로 보면… 코 밖에 보이지 않는 답니다.”


나는 조심조심 가방에 넣었어요.


⟦다시 유치원: 화해와 초대⟧


다음 날. 유치원에서 나는 지안이에게 먼저 다가갔어요.


린나: “지안아… 어제 내가 너무 심하게 말해서 놀랐지? 미안해"

지안: “… 안 놀 것 같이 해놓고는... 오늘은 린나 같다."

린나: "응 미안해 지안아. 어제는 내가 심했어. 오늘은 원래의 나야!"

지안: "응? 히히 그래 너 같아 보여~ 어제는 (속삭이며) 진짜 마녀 같았어"


우리는 예전처럼 블록을 번갈아 하나씩 쌓아갔어요. 그리고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그리고 점심시간이 되어서 나는 인형놀이하던 소라, 민지에게 다가갔어요.


린나: “소라야 민지야 오늘은 나도 인형놀이 하고 싶은데 끼워줄래?"

소라: "응? 우리랑 놀게? 지안이랑은?"

린나: "오늘은 역할구역에서 나도 놀고 싶어서"

민지: "그래~ 나도 어제 린나와 놀고 싶었어.:

린나:"고마워. 나도 사실 어떻게 말해야 할지 잘 몰랐어. 너희가 노는 거 구경해 볼게"

그 순간— 서운함 알약이 내 마음속에 작게 퍼졌고,

이해 시럽은 따뜻한 햇살처럼 가슴에 퍼져 나가는 것 같았어요.


⟦린나 수련생 1단계 마녀 수련 완료⟧


그날 밤, 꿈속에서 보이던 마녀 감정 마트는 없었어요.

대신, 별빛 정원 한가운데 무지갯빛 빛줄기 하나가 내려왔고

그 안에 검은 망토를 두른 마녀 교장선생님이 서 있었어요.


마녀교장: “린나 수련생. 감정을 나누는 훈련, 아주 훌륭했어요.

마녀가 되는 첫걸음은 내 마음도 알고, 친구 마음도 듣는 용기랍니다.”


마녀교장 선생님은 내 손에 무지갯빛 수련 명찰을 달아주었어요.

✅ 마녀 수련 1단계 통과 감정을 나누면 친구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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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호!! 드디어 마녀 수련생으로서 1단계를 통과했어요.

엄마에게 말하고 싶지만, 여전히 비밀을 유지해야 진정한 마녀가 되는 거겠죠?


"그럼 2단계 마녀수련이 뭘까 너무 궁금해요. 그럼! (핑거스냅!) 뾰로롱 얍! "


⌈린나의 반응⌋

린나에게 이 동화를 읽어주니 생각보다 진지하게 반응했습니다. 자신도 이 마트에서 고르고 싶은 감정이 있다고 했습니다. 자신감 젤리와 화내는 젤리가 있다면 먹고 싶다고 말이죠. 이유는 화를 내고 싶은데 동화 속 마녀처럼 화를 친구들에게 잘 내지 못하겠다고 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린나는 늘 뒤돌아서 우는 편이었습니다. 말이 센 친구들 속에서 견디고 감정을 누른 뒤 집에서 폭발했습니다. 아직 어린 마음속이 오죽 힘들었을까 가여웠습니다. 오늘은 아무 말 없이 린나를 꼭 안아주는 7화였습니다.


⌈엄마의 한 줄⌋

감정을 알려주기보다 기다려 주는 부모가 되는 게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엄마와 함께 만든 "성장형 판타지 육아 에세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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