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와 아이가 만드는 '리얼성장동화' 시리즈
⌈마녀를 좋아하는 딸에게 어설프게 엄마가 마녀라고 고백하며 확장된 이야기입니다. 철썩 같이 엄마가 마녀라고 믿는 딸에게 마녀의 세계관은 점점 걷잡을 수 없게 커졌습니다. 차라리 아이와 함께 이 이야기를 만들어 가볼까 생각하여 매일 잠자리 독서로 들려준 후 반응을 녹인 '리얼 성장동화'를 써보려 합니다. 딸아이가 언제까지 엄마가 마녀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7살 순수한 마음을 녹여 기록해보고자 하는 '마녀 엄마는 수련 중입니다'⌋
※ 이 브런치의 구성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 첫 번째 구성. 엄마가 만든 동화
- 두 번째 구성. 린나(딸)의 반응
- 세 번째 구성. 엄마의 한 줄
5장. 놀이터에 수마가 나타났다!!!!
김 태 향!!!!!!!!!!!!!!!!!!!!!!!!!!!!!!!!!!!!! 이 녀석은 나랑 친구예요. 그런데 하는 짓은 하얀 반 동생 짓이나 하고 있어요.
린나: "내 거야 이리 내~~!! 너희 엄마한테 이르기 전에 빨리 내놔~ "
태향이는 자기가 원하는 물건이 있으면 무조건 뺏고 말아요. 그리고는 손을 높이 들고서는 아래로 내려다보면서 약 올려요. 키 크다고 자랑하는 것도 아니고... 태향이랑 놀 때면 재미있지만 자기 맘대로 안되면 내 맘을 쿡쿡! 찌르는 말을 자주 해요.
태향: "이제 너랑 안 놀 거야. 이제 너도 여자애들하고 놀아! 왜 남자애들하고 노냐?"
첫! 맨날 할 말 없으면 여자애들이랑 놀아라고 말하면서 편 가르기 해요. 나는 뭐 여자애들이랑 안 놀고 싶은 줄 아냐? 안 끼워 주니깐 못 노는 거지... 칫!!! 두고 봐... 너.....
린나: "엄마~ 오늘 태향이가 내 물건 뺏었어. 그런데 안 주면서 자꾸 약만 올려서 너무 얄미웠어"
엄마: "태향이가 왜 그럴까~?"
린나: "그래서 내가 엄마한테 배운 대로 눈을 절대 피하지 않고 당당하게 또박또박 내가 해야 할 말을 했어."
엄마: "그랬더니~?"
린나: "아니... 그래도 안주잖아... 그리고는 콕! 집어서 여자애들하고만 놀아라고 하면서 가버렸어... 칫"
엄마: "세.. 상.. 에.. 태향이 이 녀석 안 되겠네~ 엄마가 내일 가서 혼꾸녕좀 내줘야겠네~"
린나: "정말? 정말 혼내줄 거야?"
엄마: "그럼~ 남의 물건을 가져가거나 허락을 구하지 않고 가져가는 건 잘못된 거지~거기다가 우리 린나맘을 아프게 했으니 (두 손을 걷으며 화난 척을 함) 이놈~~ 해야겠네~"
린나: "키키키키 아~ 태향이 이 녀석 진짜 고소하다. 내일 무조건 놀이터로 가야겠어!!!! 내일 태향이가 놀이터에 나와야 하는데~ 엄마! 내일 일찍 나 데리러 와야 해!"
엄마: "응~ 알았어. 이제 자자. 린나야. 그리고 아까 시간 많을 때 이야기 좀 하지.. 꼭 자기 전에 말하더라..."
린나: "아! 지금 생각났어. 나 이제 자야 해. 내일 태향이 혼내 주려면.... 쿨 쿨 쿨"
드 디 어! 태향이가 우리엄마 아니지! 마녀에게 혼나는 날이에요.
오늘을 위해 최대한 유치원에서 태향이와 부딪히지 않으려고 했어요. 난 평소보다 엄마 손을 더 꽈~악! 잡았어요. 엄마의 표정을 보니 평소보다 살짝 무서운 표정이에요. 오~ 우리 엄마 혼낼 때 엄청 무서운데 김 태 향 너 오늘 큰일 났어. 우리 엄마 마녀나라에서 정말 무서운 마녀라고~
오! 태향이가 축구를 하고 있어요~ 축구도 나보다 못하면서 평소 같으면 끼워달라고 말하고 싶지만 오늘은 그냥 가만히 그네만 탈거예요. 저 녀석이 나에게 다가오는 그 순간에 다가가서 사과해 달라고 말할 거예요.
엄마는 어딨지? 또 태향이 엄마랑 이야기 중이네요? 뭐지? 태향이를 혼내기 전 태향이 엄마에게 말하는 건가? 아니면... 엄마도 막상 태향이를 보니 무서워서 혼내지 않으려나?
린나: "(엄마에게 다가가 쿡쿡 찌른다) 엄마.. 귓속말할 게 있어"
엄마: "뭔데?"
린나: "엄마 오늘 태향이 혼내주기로 한 거 안 까먹었지?"
엄마: "(당황하며) 어?... 어~ 안 까먹었지~~ 어떻게 까먹어~ 하 하...(태향이 엄마를 바라본다)"
린나: "태향이 축구 끝나고 미끄럼틀 쪽으로 오면 내가 사과해 달라고 할 거야. 그때 엄마가 혼내줘"
엄마: "아... 그래... 알았어.."
휴~ 엄마가 까먹지 않았어요. 이 녀석 너 오늘 완전 큰일 났다고~ 크크크
오!! 태향이가 마침 제 쪽으로 와요. 난 당당하게 태향이에게 걸어갔고 태향이가 살짝 겁먹은 표정으로 나를 봐요. 이 녀석 벌써 겁먹으면 어쩌려고 저러냐~ 쳇!
린나: "야~ 김태향! 너 어제 내가 가지고 놀던 물건 뺏고, 여자애들이랑만 놀아라 말한 거 사과해!"
태향: "무슨 사과~ 왜 없는 말해~ 내가 언제 그런 말 했냐?"
린나: "이럴 줄 알았어~ 너 맨날 그런 식이지? 모른다, 잊어버렸다고 하잖아~ 상처받은 사람은 생각하지도 않고! 네가 어제 나한테 여자애 어쩌고 하면서 끼워주지도 않고 여자애들이랑 못 논다고..(훌쩍거림) 막.. 그랬잖아~~~(눈이 발게지지만 울지 않으려고 애쓴다)"
태향: "아니라고~~~~"
엄마: "어허~ 둘이서 왜 싸우고 그래~"
태향: "아줌마! 린나가 없는 말 막 지어내고 그래요~"
엄마: "응? 없는 말을 린나가 지어서 한다고?"
태향: "네! 저는 여자애들이랑 못 논다고 말한 게 아니라~ 여자애들하고 놀아라 이렇게 말한 것 같아요!"
엄마: "음... 린나가 없는 말을 하는 친구는 아닌데... 같은 말이라도 다르게 들을 수 있어"
태향: "어쨌든 린나한테 사과는 못해요."
엄마: "그래? 그럼 태향이가 가지고 놀던 물건을 아줌마가 갑자기 가져가고 잘 놀던 친구들과 멀어지라고 말하면 기분이 어떨까?"
태향: "음....(당황하며) 몰라요!!! "
린나: "너~ 자꾸 모른다고 말하지 마!"
엄마: "둘 다 안 되겠다."
린나, 태향: (놀라서 엄마를 획 하고 바라본다)
엄마: (손을 이마에 데고 속삭이듯 말한다.)
고르만 이제 자꾸싸니움 증멜리움 너리희움 두드리움 혼낼리까!!!! 수마야~ 이제 나와랏!!!!!!
린나: "아~ 엄마! 이제 안 그럴게 수마 부르지 마"
태향: "(놀라서 뒷걸음을 치다가 놀이터 미끄럼들에 걸려 엉덩방아를 찧는다)"
린나: "엄마... 수마 불렀어?"
태향이 엄마: "(음성변조한 무서운 목소리) 김 태 향 맞지! 친구의 물건을 뺏고 친구의 마음을 아프게 했으면서 사과도 안 하는 아이! 오늘 너를 혼내주러 직접 마녀나라에서 온 수마~~ 다!! 크~~"
태향: "(깜짝 놀라며) 으~~~ 우리 엄마가 이상하게 변했어. 엄마~~ 이러지 마!"
린나: "수마가 태향이 엄마 몸속으로 들어간 거야? 엄마 진짜야?"
엄마: "그런가 봐~ 태향이 엄마 이제 어떡하지? 수마는 인간의 몸속으로 들어가면 나오기 힘든데... 사실 나오게 하는 비법은 나만이 아는데... 이걸 가르쳐 줄까.. 말까....?"
태향: "(울면서) 아줌마~ 가르쳐 주세요. 우리 엄마 수마한테 잡혀 먹으면 안돼요. 제가 어제 린나한테 그런 건 린나가 지안이랑만 노니까 심술 난 거예요. 그래서 물건을 뺏은 거예요... 으~~~~ 앙~~~~"
엄마: "그렇구나... 태향이도 속상했겠네... (태향이 엄마를 보고 눈을 찡긋한다.) 그럼 이제 무슨 말을 하면 좋을까?"
태향: "미안해... 린나야... 나도 너랑 놀고 싶었어.. 그래서 너의 물건을 나도 모르게 뺏었어. 미안해.. 사과할게."
린나: "그래.. 이제 놀고 싶으면 같이 놀자고 말해. 언제든 태향이와 놀 준비가 되어 있어. 그리고 빨리 우리 엄마한테 수마가 나오게 해달라고 해."
태향: "아줌마 우리 엄마 좀 수마에게 나오게 해 주세요. 네?"
엄마: "응? 네가 사과한 순간 마법은 이미 풀려났는데? 수마는 떼쓰고 친구와 잘 지내지 않는 걸 제일 좋아하거든~ 그런데 태향이가 사과를 하고 솔직하게 린나에게 말하는 순간 수마가 달아나 버렸지~"
태향: "진짜요? (엄마에게 달려간다) 엄마~ 괜찮아?" (으~~~ 앙)
태향이 엄마: "그럼~ 태향이가 마음을 솔직하게 말하는 순간 스르륵하고 무언가가 나가는 느낌이었어! 고마워 태향아~ 네가 계속 모른 채 하고 사과하지 않았다면 엄마는 수마에게 영원히 갇혀 있었을 거야~"
태향: “아줌마, 그럼 수마는… 이제 진짜 간 거예요?”
엄마: “응, 수마는 너희가 솔직하게 마음을 말하고, 사과하고, 서로를 배려하는 걸 정말 싫어한단다. 그래서 도망갔어. 너희들이 힘을 합쳤기 때문이지.”
린나: “진짜 수마는 그걸 싫어하는 거였어?”
엄마: “수마는 질투와 화, 분노와 무질서를 제일 좋아하는 괴물이야. 하지만 오늘은 태향이의 용기 덕분에 달아나 버렸지. 멋졌어.”
태향이 엄마 (수마 톤으로): “하지만 기억해라, 꼬마 마녀들아~ 수마는 너희가 마음속으로 거짓말을 하거나, 친구를 밀쳐낼 때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걸~ 크흐흐흐…”
린나: “(놀라지만 금세 알아차린다)에이~ 아줌마 잖아요~근데 또 수마가 돌아오면 어떡해...?”
엄마: “그럴 땐 엄마 없이도, 너희 둘이서 이 문제를 스스로 지혜롭게 풀 수 있어야해. 이제부터는 엄마보다 너희가 더 잘할 수 있을 거야. 엄마는 그렇게 믿어.”
세상에!! 마녀나라에서 악한 마녀들의 대장인 수마가 우리 동네 놀이터에 오다니... 그것도 태향이를 혼내주러? 이건 특종감이야! 김태향이 직접 수마를 보다니... 매일 밤 우리 엄마 몸속에 들어와 '빨리 자지 않으면 데려간다' 이 정도였는데 말이야. 밝은 낮에 수마를 보게 될 줄이야!
그 뒤로 내 친구 김태향은 내가 하는 마녀나라의 비밀이야기를 다 믿게 되었어요. 수마를 직접 봤으니 안 믿을 수가 없을걸요? 크크크 태향이는 이제 나와 놀다가 다투더라도 절대 나쁜 말을 하거나 힘으로 날 괴롭히지 않아요. 수마는 솔직하고 사과하고 배려하는 걸 제일 싫어하니까요~
그런데.. 왜 하필 수마는 태향이 엄마에게 간 걸까요...?
이상하단 말이지....
"그럼 (핑거스냅!) 뾰로롱 얍! "
태향이에게 몰입해서 오늘 분한 일을 이르기 시작했다.
자신의 머리만큼 큰 태향이와 잘 어울리지만 다투면 결국 엄마에게 서로 이르기 바쁜 7세다. 종알 종알 그동안 태향이에게 분한 일들이 많았는지 이야기를 듣기도 전에 이르기 바쁜 시간이다.
잘 놀다가도 한번씩 다투는 친구들과 중재를 하게 될 경우가 생긴다. 친한 엄마라도 이런 문제를 서로 의논하기 쉽지 않다. 7세가 되니 말과 행동도 더 강해지고 끝내 울어야 끝나는 관계도 생기게 된다. 더이상 판타지로 아이를 달래거나 이해시키는 건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남아있는 동심을 붙잡고 감정은 기억되도록 훈육한다.
어쩌면 협박일까? 하는 고민도 하지만 먹힐때 해보는 시도이기에 충분히 활용해 보려한다.
엄마와 함께 만든 "성장형 판타지 육아 에세이"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