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한 끼 하실래요?
가장 바쁘게 달리고 있을 줄 알았던 서른, 불쑥 찾아온 쉼표는 나를 쉬어도 쉬지 못하게 만들었다.
처음 한 달은 멈춰있는 나만 뒤처지고 있는 것 같아서 두려웠고, 그다음 달은 생활 패턴이 망가진 채로 스스로를 한심해하며 보냈다.
그러다 3개월이 지난 어느 날, 제대로 쉬는 것도 그렇다고 뭘 하는 것도 아닌 상태에서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고 진지하게 고민을 시작했다.
우선, 제대로 쉬어야 했다.
몸은 쉬고 있어도 끊임없이 미래를 불안해하며 불완전한 아이디어를 계속해서 생산해 내는 나의 머리는 휴식이 필요했다. 바로 짐을 쌌다.
익숙한 곳에서 벗어나 한 달을 보내며 소중한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해 먹고 좋아하는 책을 읽고 영화를 보며 시간을 보냈다. 비로소 제대로 된 휴식을 하는 느낌이 들었고 나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여유를 찾았다.
그래서! 진짜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해나가며 나를 이해해 보기 위한 첫 시작으로 글을 쓰기로 했다.
음식 칼럼이 쓰고 싶다던 학생 때 버킷리스트가 생각나서 음식을 메인으로 지금 하고 있는 생각들, 나의 이야기들을 잘 담아내보려고 한다. 늘 재미를 추구하는 나의 평소 성격과는 좀 다른 글이 되겠지만 더 솔직하지 않을까 싶다.
갑작스럽게 인생에 쉼표가 찾아와 당황한 나 같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공감이 되었으면 좋겠고 지나가다가 들린 사람들에게 가볍게 읽히고 잔잔한 여운을 남기는 글이 됐으면 한다.
부족하지만, 정성을 담아 만든 한 끼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