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문장은
돌담 위에 핀 들꽃처럼
우연히 피어오른다.
머뭇거리던 손끝에
은은히 내려앉아
종이 위로 바람처럼 스며든다.
당신은 모른다.
그 문장이 어디로 흘러갈지,
누구의 가슴에 남을지.
그러나 알고 있다.
아무것도 쓰지 않는 침묵은
영원히 닿지 못한다는 것을.
첫 문장은
당신의 숨결, 당신의 떨림,
당신이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가장 맑은 흔적.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삐뚤고 서툴러도 좋다.
그 문장은 결국,
당신을 이끌어
당신만의 바다로 흘러갈 테니까.
오늘은 첫 문장을 쓰는 날.
아직 미지의 문장이
새벽빛 속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