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Ha
우리는 그렇게 조금씩, 점점 가까워졌고
평소처럼 함께 있던 하루 중,
그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난 누나만 만나자 하면 바로 만날 거야.”
그 말에 난 웃으며 대답했다.
“너라면… 언제든 괜찮지.”
그 순간, 그의 눈이 동그래졌다.
“어? 그러면 우리 만날래?”
나는 잠시 숨을 고르듯 망설였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너 진짜 괜찮아? 나 만나면 힘든 일이 많을 수도 있어.”
그는 내 눈을 똑바로 보며,
조금도 흔들림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괜찮아. 누나면 돼.”
사실 나는 그 순간까지도 많이 흔들리고 있었다.
아직도 마음 한편엔 끝내 보내지 못한 감정들이 남아 있었고,
그게 그에게 상처가 될까 봐
쉽게 마음을 내줄 수 없었다.
‘내가 너를 충분히 사랑하지 못하면 어쩌지’
‘전 남자 친구와 비교하게 되면 어떡하지’
수없이 나 자신을 의심하고, 되묻고 또 되묻던 날들이었다.
그럴 때마다 그는,
조금도 조급해하지 않고,
그저 그 자리에 있어줬다.
말보단 눈빛으로,
기다림으로 나를 안아줬다.
그리고 나는, 마침내 말했다.
“그럼… 난 좋아.”
그렇게 우리는 사귀게 되었다.
난 올해 여름이 시작되는 해, 그를 받아들였고
보내지 못한 여름을 내 가슴 한 구석에 조용히 묻어두고
새로운 여름으로 덮을 준비를 끝냈던 것이다.
이 여름이 너라서, 참 다행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