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이 끝나고,
다시 책상 앞에 앉기 전.
나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향했다.
문을 닫고,
칸 안에 조용히 앉았다.
울지도, 숨죽이지도 않았지만
그저 아무 말도, 아무 표정도 없이 가만히
있었다.
그게 그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감정 정리였다.
누군가 바깥에서 손을 씻으며 말했다.
“그 팀 요즘 분위기 너무 안 좋지 않아?”
“다들 예민하긴 한데... 뭐, 각자 사는 거니까.”
그 말이
작은 공간을 통해 들려왔다.
그리고
그 말 한 줄에 마음이 무너졌다.
‘각자 산다’는 말이
이렇게 외롭고 차갑게 들릴 줄은 몰랐다.
나는 휴대폰도 보지 않았고,
눈도 감지 않았다.
그저,
멍하게 숨을 고르며
오늘 하루를 조용히 내려놓고 있었다.
누군가 이 문을 열지 않는다는 사실이
이 순간의 유일한 위안이었다.
조금 후,
종이 버리는 소리와 물소리가 나고
발소리가 멀어졌다.
사람이 무너지는 건
대단한 말이 아니라
이렇게 스쳐가는 말 한 줄일 때가 많다.”
나는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고
손등으로 이마를 한번 쓸었다.
아무 일도 없는 듯,
다시 하루로 돌아갈 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