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화. 화장실 – 가장 조용하게 무너지는

by 테디

점심이 끝나고,

다시 책상 앞에 앉기 전.


나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향했다.


문을 닫고,


칸 안에 조용히 앉았다.


울지도, 숨죽이지도 않았지만


그저 아무 말도, 아무 표정도 없이 가만히


있었다.


그게 그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감정 정리였다.


누군가 바깥에서 손을 씻으며 말했다.


“그 팀 요즘 분위기 너무 안 좋지 않아?”


“다들 예민하긴 한데... 뭐, 각자 사는 거니까.”


그 말이


작은 공간을 통해 들려왔다.


그리고


그 말 한 줄에 마음이 무너졌다.


‘각자 산다’는 말이


이렇게 외롭고 차갑게 들릴 줄은 몰랐다.


나는 휴대폰도 보지 않았고,


눈도 감지 않았다.


그저,


멍하게 숨을 고르며


오늘 하루를 조용히 내려놓고 있었다.


누군가 이 문을 열지 않는다는 사실이


이 순간의 유일한 위안이었다.


조금 후,


종이 버리는 소리와 물소리가 나고


발소리가 멀어졌다.


사람이 무너지는 건


대단한 말이 아니라


이렇게 스쳐가는 말 한 줄일 때가 많다.”


나는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고


손등으로 이마를 한번 쓸었다.


아무 일도 없는 듯,


다시 하루로 돌아갈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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