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인지가 좋아야 이직을 잘한다



“知之爲知之(지지위지지) 不知爲不知(부지위부지) 是知也(시지야)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 바로 아는 것이다.’라는 뜻입니다. 논어 <위정 편>에 나오는 공자의 말씀입니다. 공자가 제자 자로의 행실을 못마땅하게 여겨 그에게 따끔하게 충고한 말입니다.


“무지(無知)의 지(知).”


소크라테스는 어느 날 자기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는 나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안다. 그러므로 나는 가장 지혜로운 사람이다.”라고 선언했습니다. 우리는 흔히 ‘너 자신을 알라’ 또는 ‘무지의 자각’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이는 자신의 부족함과 무지를 깨닫고 배움과 지식을 강조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동서양의 현자들이 설파한 진정한 앎을 현대 용어로 표현하자면 어떤 말이 있을까요? 메타인지라는 심리학 용어를 떠올려봅니다. 메타인지란 내가 무엇을 알고 있고, 무엇을 모르는지를 아는 것을 말합니다. 자기 자신을 바로 이해함으로써 스스로 학습 과정을 계획하고 관리할 수 있는 것입니다.


오래전에 ‘0.1%의 비밀’이라는 TV 프로그램을 방영한 적이 있었습니다. 최상위권 학생들과 평범한 학생들을 비교하면서 두 그룹 간에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를 연구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결과는 두 그룹 간 IQ에는 큰 차이가 없었고 부모의 경제력과 학력에도 별반 다를 것이 없었는데 성적 격차는 컸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이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일까요?


25개 단어의 기억력 테스트에서 검사 전에 자신이 얼마나 기억할 수 있는지를 먼저 밝히고 기억해내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테스트 결과가 흥미로웠습니다. 0.1%의 최상위권 학생들은 자신의 판단과 실제 기억해 낸 숫자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평범한 학생들은 이 둘 간의 차이가 훨씬 더 벌어졌습니다. 더욱 재미있는 사실은 기억해 낸 단어 수의 차이가 크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즉 기억력 자체는 큰 차이가 없었지만 0.1%의 학생들이 자신의 기억력을 더 정확히 인식했다는 결론입니다. 이것이 바로 메타인지 능력의 차이를 보여줍니다.


그런데 메타인지는 공부하는 학생에게만 해당되는 심리 현상이 아닙니다. 하버드대학교의 하워드 가드너 교수는 저서 『다중 지능 이론』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자신을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이를 삶에 잘 활용하는 능력인 자기이해지능이 뛰어나다고 했습니다. 수학, 언어, 예술 등 다른 지능이 아무리 좋아도 자기이해지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그 재능을 제대로 꽃 피우기 어렵다고 본 것입니다.


여기서 메타인지는 자기이해지능을 실현하는 핵심 요소이며 직장인에게 중요한 인지 능력입니다. 전문 지식을 습득할 때 유용한 사고 능력이며 업무 수행 능력은 물론 다른 회사로 이직할 때 필요한 판단 능력입니다.


몇 년 전부터 어느 채용플랫폼에 올려놓은 채용공고에 줄기차게 입사 지원한 후보자가 있습니다. 일본 유학을 다녀와서 여러 중소기업에서 경력을 쌓고 대기업에서 2년 근무한 후 계속 구직 중입니다. 마지막 직장이 대기업이다 보니 오직 대기업에만 재취업하기를 희망하여 처음부터 중소기업의 입사 지원 제안을 거절했습니다.


하지만 공백기가 2년 가까이 되고 나이도 40대 후반이 되면서 경력 단절의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는데도 계속 대기업 취업만을 고집하고 있으니 안타깝고 답답한 심정입니다. 현재는 구직 타이밍을 완전히 놓쳐버린 상태입니다.


이 후보자의 경우 자신에 대한 메타인지가 매우 부족합니다. 나이, 학력, 경력, 전문성, 연봉 등 본인의 자격과 역량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경력직 채용시장에서 과연 자신이 어느 정도 인정받을 수 있을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하는데도 짧은 대기업 경력에만 파묻혀 여전히 몸값 높은 전문가라는 착각에 빠져 있는 사례입니다. 메타인지를 확실히 해야 본인에게 맞는 적합한 일자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헤드헌터가 매일 겪는 흔한 현상으로는 60세를 전후하여 퇴직한 실무자들이 차부장급 경력직 채용에 무차별적으로 입사 지원하는 경우입니다. 현역으로 충분히 일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실낱 같은 기대감으로 계속 지원해 보지만 대답 없는 메아리일 뿐입니다. 냉혹한 현실을 인정하고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합니다.


이외에도 간절한 마음에 무작위로 지원하여 이력서를 마구잡이로 뿌리는 경우도 있고, 채용공고의 내용도 파악하지 않은 채 엉뚱한 입사 지원도 부지기수입니다.


그렇다면 이직을 원하는 직장인이 메타인지를 높일 수 있는 방법으로 무엇이 있을까요? 마케팅에서 환경 분석 도구로 많이 이용하는 3C(Customer, Competitor, Company) 분석을 차용하면 메타인지를 향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3C 분석.png

[3C분석]


첫째로 Customer(고객)을 ‘내가 입사 지원하는 회사’로 간주하여 채용회사와 담당직무, 자격조건 등을 조사합니다. 공시자료, 뉴스, 재무제표, 업계 평판 등 다각도로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회사의 비전과 직무적합성, 처우조건 등을 판단하여 입사 지원 여부를 결정합니다.


둘째로 Competitor(경쟁사)는 ‘나와 입사 경쟁하는 지원자’들을 비교 분석하는 일입니다. 회사와 직무에 따라 경쟁률이 높거나 낮기도 하고 지원자의 수준에 따라 합격 가능성이 달라지기 때문에 서류 전형과 면접 전형에 대비한 사전 준비도 차별화해야 합니다.


셋째로 Company(자사)는 지원자인 ‘나’에 해당합니다. 경력은 충분한지, 핵심 역량과 강점은 무엇이며, 자격조건은 갖추었는지, 우대 사항을 보유하고 있는지 등을 면밀히 검토하여 자신에 대한 메타인지를 명확히 합니다.


평소 메타인지를 정확히 인식하고 있는 후보자와 이직 상담을 하다 보면 기분 좋은 예감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그 후보자는 3C 분석에 입각하여 지원 여부를 결정합니다. 입사지원서를 완벽하게 작성하고 면접 준비도 철저히 하여 최종 합격의 행운을 스스로 거머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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