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 여자의 일생(1)

by ILMer
<NAVER 지식백과>


Intro

나는 MBTI 유형 중 'INTJ'이다. 처음 검사를 해보고, 그 후에도 여러 번 테스트를 반복해봤지만 결과는 항상 같았다.

인터넷이나 '나무위키'에 떠도는 MBTI별 특징을 읽을 때마다, INTJ에 대한 설명은 내 모습과 90% 이상 일치해 놀라울 때가 많다. 마치 내 머릿속을 누군가 들여다보고 정리한 듯한 느낌이 들 정도다.


나는 호기심이 많은 편이다. 무언가를 관찰하고, 그 안에서 나름의 기준으로 해석하고 판단하는 과정을 좋아한다. 예를 들어, 신호 대기 중인 차안에서도 나는 종종 도로를 건너는 사람들을 관찰하곤 한다. 그들의 표정, 걸음걸이, 옷차림, 주변과의 관계까지도...

그러다 신호가 바뀐 것도 모르고 뒤차의 경적에 놀라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런 ‘관찰의 순간’은 내가 세상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과정의 일부이다.


앞으로 "'T'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다!"라는 제목으로 내가 세상을 바라보며 느낀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사람들이 지나치는 일상 속 장면들, 대화 속의 단어 하나, 책 속 문장 한 줄에서 내가 포착한 생각들, 그 안에는 아마도 많은 사람이 공감하지 못할 수도 있는, 그러나 누군가는 흥미롭게 여길 수도 있는 독특한 관점이 담겨 있을 수 있다.

물론, 같은 장면을 본다고 해도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과 해석은 다르다. 오히려 나와 다른 시선을 가진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하다. 그런 차이를 알아가는 것이 내게는 더욱 흥미로운 일이기 때문이다.


나는 막내로 태어났다. 위로 누나가 둘이었는데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신 관계로 어린시절 우리끼리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하지만 사소한 것에도 항상 티격태격 말다툼을 한 것을 보면, 우리 남매들은 그리 친하지는 않았던게 분명했다.

아버지를 포함해 다섯명의 가족중에 여자가 과반수인 3명이었지만, 어머니는 항상 일 때문에 집을 비우셨고, 누나들과도 그리 친하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여자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거나 그녀들의 생각을 이해하거나 할 여건은 거의 만들어지지 않았다.

"여자가 많은 집안에서 태어나 약간 여성스러운 성향을 가지게 되었다."는 모 남자 가수겸 작곡가의 이야기를 TV에서 본적이 있었다. 하지만 나같은 경우는 오히려 여자들 사이에 있어서 더욱 남자같은 성향이 발현된 경우였다.


학창시절에도 나는 여성들과 어울릴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었다.

초등학교(물론 당시는 국민학교)에 입학해서도 직접적으로 여자 학우들과 짝을 해본적은 없었다. 우리 학교는 항상 같은 반의 남자와 여자를 각각 좌우에 나누어 앉히곤 했다.

더우기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은 완전히 남중, 남고를 다녔으니 직접적으로 여자 동기생들과 이야기를 해본것이 대학교에 입학해서가 처음이라해도 과언이 아니었다.(그마저도 동기생중에 여자가 몇명 안됐다.)


군대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첫 사회로 진출해서 입사한 회사에서도 우리부서의 여직원은 20명중에 단 3명...말그대로 서른살이 다 되어갈 무렵까지 내 인생에서 내 가족을 제외하고 다른 여성들과 친분을 쌓거나 접촉할 기회조차 내게는 거의 없었다.

만약 누군가 타임머신을 타고 가 25년전으로 돌아가 "앞으로 당신이 25년쯤 후에 여성을 주제로 글을 쓰게 될거야!"라고 이야기한다면,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마세요. 내가 그럴일은 절대 없을거에요."라고 단호히 말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오늘 '여자의 일생'이라는 제목으로 이 브런치북의 첫장을 열려 한다.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인생의 절반이 넘는 시간을 여성들과 동떨어져 살아온 내가 그녀들의 삶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는게 우습기도 하고 솔직히 신기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