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오늘을 날다

날개는 기도였다

by 이다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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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는
하늘을 향해 나는 것이 아니라

떨어져도 붙들릴 것을
먼저 알았던 존재


가지 끝에서
한 번 더 망설이다
발을 놓는 순간


비로소
보이지 않는 손이 시작된다


날개는
힘이 아니라
의탁의 모양
퍼덕임은
의심이 아니라
간절함의 반복


높이 오를수록
새는 자신을 지운다


하늘은
정복의 대상이 아니라
맡겨진 공간


끝내
새가 하늘에 남기고 가는 것은
자취가 아니라

“두려워하지 말라”는
침묵의 증언


아무도
새의 고독을 부러워하지 않지만
모두
그 자유를 바라본다


하늘에 남는 것은
새가 아니라
비어 있던 자리의 떨림


새는
미래를 저장하지 않는다
오늘의 바람만으로
오늘을 건너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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