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9 – 편지 쓰는 밤
입대 전, 그녀에게 보낸 마지막 메일엔
"나 군대 간다."
그 짧은 한 문장에
내 마음 전체를 담을 수밖에 없었다.
긴 설명도, 담담한 안녕도 없었다.
우리는 이미 거의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사이였고
그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끝처럼 보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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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소에 들어간 후,
난 그 어떤 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
하루하루 너무 힘들었다.
그저 몸만 힘들었다.
오히려 그게 덜 힘들었던 것 같다.
잠도 잘 잤고,
밥도 많이 먹었다.
상황이 그렇게 나를 만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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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며칠 후,
조교가 말했다.
"이제부터 편지를 씁니다.
사랑하는 가족, 애인, 친구 등등…"
답장을 기다리는 시간이
훈련소 생활에 큰 위로가 될 거라 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머릿속엔 너로 가득 찼다.
내 안 깊숙이 묻어두었던 너.
너무나도 적고 싶었다.
하고 싶은 말도, 듣고 싶은 말도
너무 많았다.
순간,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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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보낼 수 없었다.
너의 주소가 없었다.
또다시 나는 나를 원망했고
자책했다.
나에게 할 수 있는 욕은
다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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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결국엔
보내지도, 답장도 없을 편지를 썼다.
하고 싶은 말,
듣고 싶은 말,
그리고 나 자신을 향한 원망까지.
그렇게, 붙이지도 못할 편지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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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그리워한다는 감정은
처음엔 그리움이고,
그다음엔 아픔이고,
결국엔 무력감이더라.
네가 점점 흐려지는 게 느껴졌다.
사진도 없고,
연락도 안 되고.
그 시절, 나는
훈련소가 아니라
너 없는 시간에 적응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