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8 - 어쩌면, 너는
언제부턴가,
너의 전화가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다.
전엔 하루에 한두 번은 꼭 걸려오던 벨소리가
이젠 며칠에 한 번 들릴까 말까.
그래도 불쑥 울리는 전화는 여전히 반가웠다.
그런데, 어딘가 목소리가 달랐다.
예전의 너는 아니었다.
말수도 줄었고, 말끝마다 조심스러움이 묻어났다.
“나는 괜찮아. 너는 요즘 어때?”
그건 마치, 본인의 괜찮음을 나에게 설득하려는 말 같았다.
너는 애써 나를 위로하려 했지만,
사실, 나보다 더 큰 아픔을 견디고 있었던 건 너였을지 모른다.
모든 것들이
조금씩, 아주 조금씩
줄어들고, 멀어지고,
끝내, 아무 말도 남지 않았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어떻게 꺼내야 할지도 몰랐다.
우리 사이엔 점점 더 많은 ‘말하지 않은 것들’이 쌓여갔고,
그건 결국 ‘멀어짐’이 되었다
그 시기 나는 아버지 일을 어머니와 함께 하면서,
하루하루를 버티는 삶을 살고 있었고,
너는 말하고 싶어도 하지 못한 채,
너만의 고통을 혼자 이겨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우리는 매일 채팅을 하던 사이에서,
가끔 통화하는 사이로,
그것마저도 점점 줄어들어,
이메일로 안부를 전하는 사이로 바뀌었다
그 이메일조차 언젠가부터 멀어졌고,
그리고 나는 결국 군대에 입대하게 됐다.
'나는 너에게 조금이라도 더 집중할 수 있었고,
너를 보러 한 번 더 찾아갈 수도 있었고,
그 아픔까지 알아챌 수도 있었는데...'
그때는 몰랐다.
내가 다시,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는 걸.
어쩌면 그게 제일 바보 같은 일이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