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무인 아이스크림과 과자 매장을 운영하며, 수년간 직영점을 통해 시장을 경험해온 사람입니다.
2025년 5월 6일,
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님이 모든 방송 활동을 중단하고 가맹점에 집중하겠다는 결단을 내렸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최근 지역 축제, 제품 품질, 원산지 표기 문제 등 여러 비판 속에서도
그는 “단 한 분의 점주도 두고 가지 않겠다”는 말과 함께,
다시금 본인의 자리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 메시지를 접하며, 저 역시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이 업의 책임감과 방향성에 대해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이 편지를 전하게 되었습니다.
언젠가 창업을 고민하게 될 여러분께, 조금은 불편하지만 꼭 전하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프랜차이즈는 시스템 이전에 사람입니다
프랜차이즈는 단순히 잘 팔리는 아이템을 베끼고 파는 구조가 아닙니다.
그 안에는 본사가 발로 뛰며 쌓아온 운영의 내공,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정리된 현장 중심의 매뉴얼,
그리고 함께 가는 점주에 대한 책임감이 담겨 있어야 합니다.
저는 프랜차이즈란, 검증된 시스템을 타인에게 전수해
그 사람도 안정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구조라고 믿습니다.
본사는 점주보다 더 깊이 고민하고, 더 많이 움직여야 하며,
무거운 윤리의식을 기반으로 한 사업 파트너여야 합니다.
기획형 프랜차이즈, 빠르게 태어나고 더 빠르게 사라지는 브랜드들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최근 창업 시장에는 운영보다 기획이 앞서는 기획형 프랜차이즈가 넘쳐나고 있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1호점부터 가맹사업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브랜드입니다.
본사 운영 경험은 부족하고, 창업 컨설팅 업체와 손잡고
단기간에 가맹점을 확장하는 데만 전력을 쏟습니다.
수익 구조도 제품 판매보다는
가맹비, 인테리어 마진, 장비 유통, 교육비 등 개설 수익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누구나 할 수 있다”, “월 순수익 500 가능”, “1인 무인 운영”, “500이면 창업 가능”
이런 자극적인 문구로 창업자를 끌어들이고,
실제 운영 리스크는 철저히 점주에게 떠넘깁니다.
어떤 업체는 반대로, 문어발식으로 직영점을 무작정 확장한 뒤
그 자리에 점주를 꽂아넣는 방식으로 사업을 전개하기도 합니다.
심지어 창업비용을 빌려주고 대부업처럼 이자를 회수하는 비정상적인 구조를 가진 곳도 존재합니다.
이건 상식적으로도, 윤리적으로도 용납되기 어려운 일입니다.
운영형 본사와 기획형의 본질적 차이
진정한 운영형 본사는
오랜 기간의 직영 운영을 통해 입지와 고객 흐름을 직접 체감하고,
상품 구성과 계절별 대응법까지 내재화한 곳입니다.
운영이란 단순한 계획이 아닌,
문제를 직접 겪으며 답을 찾아낸 경험의 산물이어야 합니다.
반면, 기획형 프랜차이즈는
1호점조차 실제 매장이 아닌 쇼룸처럼 꾸며져 있는 경우도 많고,
실제 운영보다는 포장과 마케팅에 집중합니다.
문제가 발생하면 “운영이 잘못된 것”이라는 말로 책임을 회피합니다.
‘자리를 보지 않는다’는 더 큰 문제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기획형 프랜차이즈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입지를 제대로 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요즘 창업 상담을 하다 보면
공실을 보유한 건물주, 폐업 후 재기를 고민하시는 분,
임대 수익이 절실한 분들이 많습니다.
이들은 대체로 이미 점포를 확보한 상태에서 그 자리에 맞는 아이템을 찾고 있는 경우입니다.
하지만 저희 업종은
명확한 컨셉과 제한된 제품군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성공 가능한 입지 조건이 분명히 정해져 있습니다.
유동 인구, 소비 성향, 주변 업종 분포 등
입지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성과를 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그런 경우, 정중히 말씀드립니다.
“지금 이 자리는 업종과 맞지 않습니다.”
“창업을 조금 더 고민해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라고 말씀드립니다. 쉬운 결정은 아니지만,
저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말이라 믿습니다.
반면 일부 기획형 브랜드는
이런 절박한 창업자들을 타깃으로 삼습니다.
“돈? 빌려드릴게요”, “다른 데는 이만큼 매출 나옵니다”
등의 말로 희망을 부풀리고,
결국 실패의 책임은 온전히 점주가 지게 됩니다.
이건 결코 진정성 있는 프랜차이즈의 모습이 아닙니다.
이 업은 계약서보다 양심이 먼저여야 합니다.
당신이 고를 본사는 어떤 곳이어야 할까요
진정성 있는 본사는
때로는 창업을 말릴 줄도 알아야 하며,
매장을 늘리는 것보다 지켜주는 데 더 큰 책임감을 느끼는 곳이어야 합니다.
프랜차이즈는 계약서로 시작되지만,
브랜드는 양심과 책임 위에서 완성됩니다.
본사를 선택한다는 건 단순히 로고를 고르는 일이 아닙니다.
그들의 태도, 위기 대응 방식, 철학까지 함께 빌리는 일입니다.
그래서 꼭 묻고 판단해 주세요:
• 직영 운영을 충분히 해본 곳인가요?(최소 2년 이상)
• 입지에 대해 객관적으로 조언해줄 수 있는 곳인가요?
• 운영 중 문제가 생겼을 때 함께 고민해줄 수 있는 구조인가요?
이 질문에 자신 있게 ‘예’라고 답하지 못한다면,
굳이 프랜차이즈로 시작할 이유는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말씀드립니다
저는 점주님 한 분, 한 분이
오래도록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가게를 운영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 길에 본사가 도움이 될 수 없다면,
애초에 권유하지 않는 것이 옳다고 믿습니다.
당신의 창업이
의욕이 아닌 신중함에서 시작되길 바라며,
이 편지를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 도깨비냉장고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