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도시 괴담 05화

전설 5 . 사이코패스의 사랑

by 나리솔



홍대, 지하철역 근처의 작은 카페에서 모든 일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곳에는 젊은 바리스타가 있었다. 잘생기고, 친절하며, 늘 부드럽게 미소 짓던 남자였다.
매일 아침 그는 한 여자에게 커피를 내주었고, 그녀가 좋아하는 음료, 읽는 책, 퇴근 후 집으로 가는 길까지 모두 기억하고 있었다.
처음엔 그것이 다정하게 느껴졌지만, 곧 두려움으로 바뀌었다. 그는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친구에게 이렇게 하소연했다고 한다.
“새벽 세 시까지 네 방 불빛이 켜져 있던데, 왜 안 잤어?”
이런 문자가 도착했다는 것이다.
그녀가 몇 층에 사는지, 누가 알 수 있었을까? 그 남자 말고는.

이웃들은 기억한다.
그녀의 집 앞에는 늘 꽃다발과 쪽지가 놓여 있었다고.
“너는 영원히 내 것이야.”
“네가 아니면 아무도 안 돼.”

그리고 어느 날, 그녀는 친구에게 털어놓았다.
거실 소파에서 자고 있는 자신의 사진을 발견했다고.
그 사진은 바로 전날 밤에 찍힌 것이었다.

일주일 뒤, 그녀는 사라졌다.
침대 위에는 휴대폰만 남아 있었고, 그 안에는 수십 개의 메시지가 저장되어 있었다.
“네가 자는 모습은 참 평온해.”
“곧 우리 영원히 함께할 거야.”

경찰은 며칠 동안 수색을 이어갔다. 그리고 마침내 그녀를 발견했다.
바로 그 카페의 지하에서.

잠겨 있던 문을 열자, 낡은 장비들 사이로 커다란 냉장고가 하나 있었다.
문을 열자, 그 안에는 그녀의 시신이 누워 있었다.
피도, 악취도 없었다. 그는 냉장고에 넣어두어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했던 것이다.

그 사건 이후 카페는 문을 닫았다.
지금도 그곳은 폐허처럼 방치되어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속삭인다.
가끔 밤이 되면 그 안에서 불빛이 희미하게 새어 나오고, 낮은 남자의 웃음소리가 들린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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