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말, 나는 아내와 함께 한 노부부에게서 집을 샀다. 그들은 50년 넘게 그 집에서 살았지만 귀가 멀고 말하지 못했다. 집은 도시 외곽, 오래된 공동묘지 바로 옆에 있었고, 창문을 열면 묘비들이 보였다.
가격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저렴했고, 우리는 당장 거주할 곳이 필요했기에 망설이지 않았다. 무덤이 보이는 집이라 해도 겁먹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첫날 밤, 악몽이 시작되었다.
새벽 두 시 반, 나는 피를 얼리는 듯한 비명에 눈을 떴다. 그것은 고요한 새벽을 찢어발기듯 울려 퍼졌다. 심장이 미친 듯 뛰었고, 나는 조용히 아내를 깨우지 않으려 집안을 서성였다. 처음엔 착각이라 믿으려 했지만, 비명은 점점 더 선명하고 절박해졌다.
소리가 향하는 곳은… 지하실이었다.
문 앞에 서자, 차가운 공기와 알 수 없는 공포가 온몸을 감쌌다. 문손잡이가 얼음처럼 차가웠다. 나는 숨을 크게 들이쉬고, 삐걱대는 나무 계단을 내려갔다.
깊은 어둠 속, 손전등 불빛이 겨우 공간을 가르며 나아갔다. 그리고 마침내 귀를 찢는 듯한 절규가 터졌다.
> “살려줘…”
분명히 누군가의 목소리였다. 피에 젖은, 절망적인 목소리. 나는 공포에 사로잡혀 얼어붙은 채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했다. 그 순간, 발밑에서 울부짖으며 기어오르는 듯한 기척이 들려왔다.
나는 비명을 삼키며 계단을 뛰어올라 침실로 도망쳤다.
그곳엔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잠든 아내만이 있었다.
다음 날 밤.
비명은 다시 울렸다. 이번에는 아내도 깨어나, 공포에 질린 눈빛으로 속삭였다.
“...들었어?”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확실했다. 이건 내 환청이 아니었다.
그 후 매일 밤, 비명은 더욱 선명해졌다. 문을 닫아도, 음악을 틀어도, 무덤 속에서 파고드는 듯한 울부짖음은 사라지지 않았다.
마치 집 자체가 우리를 잠 못 들게 하며, 무언가를 드러내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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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말 ― 성직자의 방문
우리는 귀신 따위는 믿지 않는 회의론자였지만, 설명할 수 없는 현상 앞에서 결국 무너졌다. 절망 끝에 지인에게 조언을 구했을 때, 한 사람이 말했다.
“신부님을 부르세요. 그분만이 막을 수 있습니다.”
다음 날, 신부님이 찾아왔다. 그는 성수를 뿌리며 기도를 올렸고, 마침내 지하실까지 내려갔다. 우리는 숨을 죽인 채 위층에서 기다렸다.
잠시 후 올라온 신부님의 얼굴은 창백했다. 그는 짧게 말했다.
“이제 괜찮을 겁니다.”
그날 밤, 처음으로 집은 고요했다. 울부짖음도, 비명도 사라졌다. 그러나 평온은 우리 마음속에 돌아오지 않았다. 우리는 알았다. 무언가가 그곳에 있었다는 것을.
몇 달 뒤, 돈을 조금 모으고 우리는 집을 팔았다. 믿기 힘들 정도로 싼 가격에 집을 산 것은 어린 아이가 있는 젊은 부부였다. 그들은 행복해 보였다.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과거를 묻어두고 싶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집에서 안정을 되찾았지만, 때때로 나는 그날 밤을 떠올린다. 그리고 이사 나가던 날, 문을 닫으며 신부님이 남긴 마지막 한마디가 귓가에 맴돈다.
“이 집은 조용해질 겁니다. 하지만 새로운 주인이 들어오면… 언젠가 다시 자신을 드러내려 할지도 모릅니다.”
지금도 공동묘지 옆을 지날 때면, 나는 생각한다.
새로운 주인들은… 밤마다 들려오는 그 비명을, 과연 듣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