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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10분의 행복

요즘의 저녁

by 뽀시락 쿠크

사람들의 따뜻한 일상의 글을 보는 게 재밌다.

브런치를 읽다 보면 각자의 삶이 녹아 있는 이야기들을 만난다. 누군가의 소소한 아침 루틴, 반려동물과의 순간, 퇴근 후 작은 기쁨들. 그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다 보니, 나의 일상도 다시 살펴보게 된다.


요즘은 나의 퇴근 시간이 더 늦은 탓에, 남편이 먼저 도착해 있다.

집에 오면 남편은 쫄래쫄래 나와 "왔어~?" 하고 와락 안아준다. 잠깐의 포옹이지만 마음이 사르르 녹는다. 하루 종일 긴장했던 어깨가 풀리고, 피곤했던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러곤 10분 남짓 잔잔한 수다를 떤다. 오늘 회사에서 있었던 일, 점심에 먹은 음식, 재밌게 본 유튜브 영상. 별것 아닌 이야기들이지만, 그 10분이 하루 중 가장 포근한 시간이다.

요즘은 퇴근이 늦은 탓에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이 줄어 조금 아쉽다. 예전엔 저녁을 함께 준비하고, 식사 후에도 오래 앉아 수다를 떨었는데. 이제는 각자 지쳐서 일찍 잠들거나, 각자의 충전 방식을 사용하는 듯하다.


생각해 보면 아이러니하다.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하기 위해 돈을 벌고 일을 하지만, 그 일의 우선순위에서 밀려 사랑하는 사람과의 시간이 줄어든다는 것. 더 나은 삶을 위해 일하는데, 정작 함께 있는 시간은 줄어든다. 뭔가 균형이 맞지 않는 것 같아 속상하다.


물론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으면 좋겠지만, 지금 이 순간을 놓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10분이라도, 그 시간만큼은 온전히 서로에게.


월요일이지만 얼른 주말이 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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