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라기월드:새로운 시작>
1억 년 전의 너에게 쓰는 러브레터
<쥬라기월드:새로운 시작> ★★☆☆☆
감상평을 쓰기 앞서
이 글은 <쥬라기월드:새로운 시작>의 스포를 담고 있습니다.
한국기준 2025년 7월 2일 개봉한 <쥬라기월드:새로운 시작>은
쥬라기공원 1편의 엄청난 흥행을 시작으로
현재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는 영화 시리즈이다.
쥬라기공원을 보며 자란 어린이들은
이를 계기로 학자가 되기도, 공룡 덕후가 되기도,
혹은 그저 어린 시절의 추억이 되기도 하였다.
세대를 거치며 커진 공룡에 대한 사랑은
어쩌면 커다란 공룡들 보다도 거대해졌을지도 모르겠다.
영화의 주된 스토리는 이렇다.
제약회사인 파커제닉스는 심장병을 포함한 병들의 약을 개발하기 위해
마틴의 의뢰로 전직 용병 출신인 조라 베넷과 공룡 전문가 헨리 루미를
중심으로 팀을 꾸려 공룡들의 피를 채취하러
적도에 위치한 공룡들의 섬으로 가는 생기는 이야기이다.
쥬라기월드 2편, 3편과 차이점으론
쥬라기공원 시리즈의 공통된 클리셰적인 부분이 있겠다.
아마도 혹평을 받은 2편과 3편을 신경 쓴 탓이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쥬라기 공원 시리즈임을 다시금 깨달았다.
그리고 그런 영화를 보며 든 생각을 몇 가지 말해보겠다.
우선 영화의 세계관에 전에 없던
현실성이 조금은 추가되었다.
2편에 야생에 흩어진 공룡들은
현대의 기후와 탄탄한 생태계에 의해 도태되어
계절변화가 적고 산소량이 높은 적도로 자연스럽게 모이게 되었고
인간들은 그러한 적도를 출입금지 지역으로 정해 따로 살아가는 선택을 하였다.
이렇듯 유입된 생물들이 기존에 있던 생태계와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되는 경우는 현실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외래 생물이 기존 생태계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되는 현상은 현실에서도 흔하다.
붉은귀거북이나 황소개구리처럼,
우리 주변의 생태계 교란종 사례와 비교해 볼 때
영화의 설정은 꽤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이런 점은 최근 한국에 러브버그로 인한 이슈가 활발한 가운데
특히 재밌는 특징이라고 생각했다.
쥬라기공원 시리즈하면 떠올리는 것은
첫 번째로는 공룡.
두 번째로는 기술력일 것이다.
쥬라기공원 1편에서 선보인
시대를 뛰어넘은 CG기술력은
이번 쥬라기공원 4편에서도 새로운 기술력으로
우리를 즐겁게 하였다.
스크린X (SCREENX)는
영화관의 한쪽면만을 스크린으로 하던 기존의 방법과 달리
3면 혹은 4면을 이용한 기법이다.
특히 이번 영화 쥬라기월드 4편은
넓은 스크린을 이용한
하늘, 땅, 바다의 가장 큰 고대 파충류들이
중심이 된다는 점에서부터
이전의 어떤 영화들보다도
스크린X를 잘 활용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 하듯
영화 내에 등장하는 작은 공룡 중
비중을 그나마 차지하는 공룡은
몇 안되기도 했다.
이러한 기술의 활용은
쥬라기월드만의 트렌드마크인
기술력과 연출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대복이었다.
개인적인 아쉬운 점으로는 크게 세 가지가 있었다.
첫 번째/ 캐릭터의 존재이유
많은 사람들에게 받은 혹평으로는
영화 초반부터 등장한 돌연변이 공룡의 존재가 있다.
이번 4편의 메인 빌런급 공룡이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을 장식했으나
그냥 무서운 생김새에 크기만 큰 괴생명체로만 소비할 작정이었으면
실존했던 다른 공룡을 메인 빌런으로 했어도 괜찮았을 거란 생각이 든다.
근본없는 생김새와 영화 내에서의 비중이 매우 적은 탓이
1편의 인도미누스 렉스와는 다른 평을 듣는 이유인듯하다.
공룡 외에도 등장인물들에게서도
이러한 의문이 들기도 했다.
작중 등장하는 루빈일행. 특히 루빈의 첫째 딸은
비중을 많이 차지하지만 꼭 필요한 캐릭터였나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오히려 체적인 캐릭터에겐 비중이 적고
별 내용도 없는 캐릭터에게 주어진 많은 비중들을 생각하면
루빈의 딸과 그 딸의 애인이 맡은 역할들을
(루빈에게 인정받는 전개, 루빈의 딸이 겪은 위험등)
차라리 하나의 캐릭터로 합쳐
루빈의 아들이라는 캐릭터였으면 어땠을까 싶다.
비중에 비해
서사적 기능이 모호한 일부 캐릭터들 때문에,
관객들이 기대했던 ‘공룡 중심의 전개’가
다소 약화된 점은 아쉬웠다.
두번째/ 아쉬운 공룡들의 행동들
사실 이 부분은 감점 요인까지는 아니긴 하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좀 걸려서 써본다.
모사사우루스 파트에서 스피노사우루스와 공생하는
모사사우루스의 모습을 보여준다.
쥬라기월드 1편과 달라진 모사사우루스의 생김새는
(좀 더 현실성 있어진 고래와 비슷한 피부)
아주아주 마음에 들었지만,
복원도랑은 큰 차이가 있는 스피노사우루스는 뒷목을 잡게 했다.
물론 쥬라기 시리즈 특성상,
공룡들은 100% 고증된 생물이 아니라
현대 동물의 DNA가 섞인 ‘재창조 생명체’다.
그러나 그런 설정에도 불구하고,
하천에 살았던 스피노, 바다에 살았던 모사사우루스.
서로 다른 서식지의 공룡을
억지로 공생 관계로 묘사한 점은
과학적 설득력이 떨어진다.
굳이 상리공생을 한다는 대사를 넣으면서까지
이 둘을 붙여놓은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영화에서 등장하는 티라노의 행동은 좀 자연스럽진 않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영화라 필요한 장면이기도 한 것 같다.
영화 중반, 파라사우롤로푸스를 사냥한 후
낮잠을 자던 티라노를 깨워서 생기는 추격신이 있었다.
배를 채운 티라노가 자는 중에
한입크기의 인간들이 소리를 좀 냈다고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쫓아가는 장면은
쥬라기월드 2편부터 밀어온
현재의 생태계에 어울려 사는 동물이라는 컨셉과는
맞지 않는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영화의 재미를 위해서라면 있어야 하는 장면이기 때문에
넘어갈까라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현실의 동물과 크게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았을 거란
영화 속 괴수의 모습은
공룡 최신 복원도의 추세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안 좋은 이야기만 많이 늘어놨지만
그만큼 좋았던 점이 큰 영화이다.
쥬라기공원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면서도
그때보다도 진보한 기술력으로
공원과는 사뭇 다른 쥐라기월드만이 할 수 있는
명장면을 보여주었다.
거대한 몸짓으로 숲을 가르고 지나가는
티타노사우루스의 모습은,
분명 인간이 되살려냈을 생명인 그들에게서
오히려 자연에 대한 겸손함과 경외심을 일깨운다.
이 공룡은 말을 하지 않지만, 그 거대한 그림자 아래
"우리가 이 세계를 통제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남긴다.
쥬라기 시리즈가
오랜 시간 동안 관객에게 던져온 질문은
지금 이 시대에 더욱 유의미해져간다.
1억 년 전 과거의 생명이
1억 년 후의 그대에게 보내는 메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