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 (2025)>
필요한건 어쩌면 신이 아닌 영웅
<슈퍼맨 (2025)> ★★★★★
'클래식하기에 더욱 빛나는 히어로'
2025년 7월 개봉한 제임스 건 감독의 슈퍼맨은
DC 유니버스의 부활이라는 무거운 짐을
감독 본인만의 색을 활용해 희망으로 바꾸었다.
마블의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계속된
히어로 장르의 몰락에
관객들은 지쳤을 무렵,
누구보다도 클래식한 영웅이 돌아왔다.
본 영화의 전반적 스토리는
히어로인 슈퍼맨을 시기한 메인 빌런
'렉스 루터'의 계략으로부터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구하고,
루터의 음모를 막아내는 이야기다
그 과정에서 슈퍼맨은 혼자가 아닌
저스티스 갱, 크립토, 로이스 등
다른 슈퍼맨 영화보다 많은 조연들의 도움을 받는다.
그리고 이러한 부분은
예고편에서부터 많은 우려를 낳았다.
너무 많은 등장인물들이 등장해
스토리가 난잡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제임스 건 감독은
이런 부분에선 정점을 달리고 있는 감독이다.
마이너한 캐릭터들에게 숨결을 불어넣어주고
슈퍼맨과 같은 A급 캐릭터 조차
우리와 같이 인간성을 부여해 다시 조명하는 능력은
많은 캐릭터가 등장하는 영화에서
더욱 빛을 바랄 수 있었다.
새로운 배역들
제임스 건의 휘하 아래
새로이 리부트되기 시작한 DC유니버스는
슈퍼맨을 시작으로 대부분의 배역들이 바뀌고 있다.
2010년대 슈퍼맨의 배우는 '헨리 카빌'로
슈퍼맨 역으로는 단연코 최고의 배우였다.
그리고 그만큼 사랑받던 슈퍼맨의 배역이 바뀐 만큼
슈퍼맨의 새로운 배우인 '데이비드 코런스'에 대한
걱정이 따른 것은 어찌보면 당연했다.
그런 의미에서도
과연 헨리 카빌의 그림자 아래
데이비드 코런스의 슈퍼맨이
어떤 모습으로 나오는가는
이번 영화의 핵심 중 하나이기도 했다.
그리고 감독이 헨리 카빌을 과감히 포기하고
코런스를 선택한 만큼
이번 영화의 중심인
슈퍼맨의 인간성을 표현하기엔
완벽에 가까웠던 헨리 카빌의 슈퍼맨보다도
코런스 쪽이 더욱 어울리기도 했다.
특히 슈퍼맨만의 모습으로는
카빌이 더 어울릴지 몰라도
클라크 켄트의 인간적인 모습에서는
오히려 코런스가 더 설득력 있게 느껴졌고,
그러한 장면들은 이를 뒷받침하기도 한다.
신과 영웅의 차이
힘을 내세운 '맨 오브 스틸'의 슈퍼맨과
이번 영화의 슈퍼맨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인간성에 있다.
많이 쓰러지고, 시작부터 피를 보이기도 하는 등
지금까지의 슈퍼맨 영화보다도
약한 모습이 많이 나오고,
그런 약한 모습에서만 볼 수 있는
심리적인 모습을 더 강조했다.
이런 슈퍼맨의 바뀐 모습은
맨 오브 스틸의
신적인 강함을 표현한 것과 다른
슈퍼맨의 인간적인 모습,
지구에 살아가는 인간들의
슈퍼맨이라는 희망을 표현하였다.
지난 잭 스나이더의 슈퍼맨에서는
닥쳐오는 재앙을 막는 슈퍼맨을 그렸다면.
무너지는 건물로부터 사람들을 구하고,
터지는 가스통으로부터 아이를 보호하고,
작은 다람쥐조차 빠지지않고 지키는
제임스 건의 슈퍼맨에서는
지금까지의 슈퍼맨을 비판이라도 하듯,
눈앞의 위험으로부터 구하는
한없이 인간적인
슈퍼맨을 그렸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인간성을 위한 연출 중 하나로
이 영화에선 키스신이 자주,
또 길게 등장한다.
이는 슈퍼맨의 인간성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장치로도 볼 수 있겠다.
지금까지 슈퍼맨의 인간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러한 이유는
인간성이 곧 지금껏 잭 스나이더에 의해 잊혀진
원작 코믹스의 슈퍼맨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원작 코믹스의 슈퍼맨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인간성을 바탕으로 한 따뜻한 히어로.
다른 하나는, 비교적 최근 유행했던
압도적인 강함을 지닌 히어로.
무너져가는 DC를 다시 재건하는 제임스 건 감독은
기반을 탄탄히 다지고,
설정에 충실하기 위해
부제목도 과감히 없애는 등
클레식한 전자를 택했던 것이다.
그리고 반가운 점 중 하나로
이러한 점을 뒷받침하듯
근 10년간 없어졌던
슈퍼맨의 상징인 빨간 트렁크 팬티도
복귀하였다.
물론 무조건적으로 완벽하지는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슈퍼맨의 서사를 안다해도
이를 영화 초반 글 몇줄로 과감히 생략한 것은
결론적으론 괜찮은 선택이었지만
너무나도 과감한 선택이었고,
잘못하면 영화를 망칠 무모한 행동이 될 뻔도 했다.
어쩌면 이로인해 진입장벽이 조금은 있는
영화로 기억될 수 있었지만
앞으로 DC가 보여줄 영화에 대한 신념은
이로서 관객에게 전해주었다.
쓸모없는 서사는 생략하고
캐릭터의 겉모습이 아닌 본모습에 충실하겠다고.
최근 영화계의
원래의 캐릭터에서 벗어난 캐스팅,
멋대로 바꿔버린 캐릭터성으로부터 생긴
이슈에 대항하겠다는 태도와
1차 예고편 공개 후 팬들의 지적을
2차 예고편에서 바로 반영하는 등
팬들의 말을 수용하며
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은
앞으로의 DC유니버스를
더욱더 기대되게 만들었다.
세계를 히어로에
다시 한 번 열광하게 만든
올해의 강력 추천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