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큐 갈래?
초여름에 접어드는 시기였던 것 같다.
갑자기 훅 들어오는 동네 일본 형님의 제안.
배짱, 바비큐 좋아해? 갈래?
형님의 지인이 주관하는 바비큐 파티가 곧 열린다고 한다.
양 한 마리 통째로 구울 거야.
내가 지금 뭘 들은 거지? 귀를 의심.
동남아 여행을 갔을 때 통돼지 바비큐는 여러 차례 본 적이 있다.
처음에는 흠칫했었지만 동남아 지역의 식문화라고 생각하니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오히려 내추럴한 방식을 리스펙트.
동남아와 일본에 대한 나의 선입견이 많이 달랐던 것일까.
일본에서 양을 통째로? 그것도 공원에서? 에이 설마.
솔직히 의외였다. 모두가 아는 대로 일본 야키니쿠는 깔끔 그 자체.
우리처럼 고기 덩어리가 통째로 나와서 가위로 잘라먹기보다는
정갈하게 조각조각 잘라져 있어서 한입에 먹게끔 된 경우가 대부분.
이런 깔끔 일본에서 사람 많은 공원에서 양 한 마리 통째로 라니…
너무 궁금해졌다. 형님, 콜! 갈게요.
바비큐 당일.
약속장소인 공원에 도착해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한걸음 한걸음 내딛을 때마다 설마, 아니겠지, 해체된 부위별로 굽나 보다.
그렇게 나는 곧 마주할 현실에 소심하게 저항하고 있었다.
100m 전, 20m, 10m, 5m.. 도착.
허걱… 나도 모르게 새어 나오는 탄성을 가까스로 삼켰다.
다소 충격적인(?) 비주얼, 적나라한 광경에 잠시 말을 잊었다.
저렇게 통으로 구우려면 비싸지 않을까?
그래서 바비큐 파티 이벤트를 만들고
참가비를 받아서 비용을 충당하고 다 같이 즐긴다고 한다.
형님이 내 몫까지 내줘서 정확히 얼마인지는 모르나
크게 비싸지는 않았던 느낌. 역시 엔빵의 힘.
일본에서는 공원에서 바비큐 파티가 종종 열리곤 한다.
우리나라처럼 가족단위로 하는 경우도 많지만,
회사 회식처럼 대규모로 진행되는 경우도 많다.
확실히 바비큐 파티의 핵심은 규모다.
Size DOES matter.
일본의 대규모 바비큐 파티.
주로 지인들의 소개로 참가하게 되나
SNS로 이벤트 정보가 공유되는 경우도 있으니 잘 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