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길 1분짜리 엉터리 일본 여행정보 - 24

노미니케이션

by 배동일


MBTI가 극강 I로 시작하는 배동일.
낯을 가리고 샤이한 성격 탓에 사람들에게 먼저 말을 걸지 않는 편이다.
친해지고 나면 스스럼없이 말을 건네고 하는데
말을 잘 걸지 않다 보니 우선 친해지기까지가 쉽지 않은, 답 없는 상황

일본에 건너와서는 더더욱 말수가 줄었다.
샤이한 성격에 언어 장벽까지, 엎친데 덮친 격으로 아주 환장 부르스.

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하지 않던가.
스무 살이 지나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서 터득한 극복 방법,
바로 에탄올이라는 마법의 힘을 빌리는 것.

노미니케이션
노미(飲み) + 커뮤니케이션을 합친 말이다.
술을 마시면서 소통을 도모한다는 의미.

일본 술자리를 경험해 보니 한국만큼이나 마법이 잘 통한다.
처음 보는 사이에도 연락처를 교환하고 사람을 소개해 주기도 하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케바케이고 사람마다 다른 것이니 주의.

혹시 노미니케이션을 해보고 싶다면 우선은 이자카야를 잘 선택해야 한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대형 이자카야는 피할 것.
외진 골목길이나 주택가에 있는 작은 이자카야 추천.
창문을 통해서 안이 보인다면 테이블이 적고 카운터석이 메인인 곳 선택.

문 앞에서 귀를 기울였을 때 왁자지껄하면 과감히 패스.

그리고 이게 제일 중요한데 마스터(사장님)가 바쁘지 않을 때
눈치껏 한잔 사 줄 테니 같이 건배하자고 권하는 것.
만약 이자카야 사장님이 콜 하면 이미 절반의 성공이다.
말만 잘 통하면 귀중한 현지 여행정보는 물론
사람 냄새나는 잊을 수 없는 하룻밤의 추억을 만들 수도 있다.




갑자기 집에 가서 아끼는 술이라고 가져와서 따라주기도 하고
냉장고에서 락앤락 용기에 담긴 우니를 통째로 내어주기도 한다.



한잔 생각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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