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화. 모든 감정은 지나간다, 그러나 남는다

감정 잔류 효과 + 로뎅 가리 문학 인용

by 이한

모든 감정은 결국 지나간다.
기뻤던 날도,
가슴 찢기듯 아팠던 밤도,
어느 순간은 그렇게 지나갔다.
잊은 줄 알았다.
지나간 줄만 알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어느 날 문득,
그때와 비슷한 햇살에
그때와 비슷한 냄새에
그 감정이 다시 찾아왔다.
그 사람은 없는데,
그 감정은 아직 있었다.



감정심리학에서는 이런 현상을 ‘감정 잔류 효과’라고 부른다.


강렬했던 감정은 시간이 지나도
기억과 무관하게
몸과 마음의 어딘가에 남아
비슷한 자극 앞에서 다시 피어난다.

우리는 감정을 잊는 게 아니라,
감정이 ‘다른 이름’으로 남게 된다는 걸
살면서 조금씩 배운다.



로맹 가리는 이렇게 썼다.
"사랑은 끝난다. 하지만 사랑했었다는 감정은 남는다.


그리고 가끔은 그 감정이,
다시 우리를 살게 만든다."


슬픔도 그렇다.
기쁨도, 분노도, 안도도.
그 감정이 떠나간 자리에는
언젠가 다시 그것을 꺼내 들 수 있는
작은 여운이 남는다.


나는 이제
감정을 억지로 정리하려 하지 않는다.
그저, 흘려보내고

그게 내 안 어딘가에
천천히 가라앉게 둔다.


그 감정은 언젠가
다른 모습으로 떠오르겠지만
그때 나는
조금 더 단단한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당신에게 남기는 문장:

감정은 지나갑니다.
그러나 그 감정이 지나간 자리엔
당신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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