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돌
이 광
띄엄띄엄 이어놓아 물길을 끊지 않고
흐르는 물도 비켜 길 한 쪽 내어준다
여울진 생을 앞서간
그가 나를
부른다
징검돌은 사람들의 손길이 미친 것 중에서 보기 드물게 자연 친화적인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방죽이 자연을 통제하겠다는 문명적 사고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징검돌은 자연과 함께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지니고 있지요. 물이 제대로 흘러갈 수 있도록 물길을 막지 않고 건너는 것입니다. 큰비가 와 징검돌이 잠긴다면 건너가지 말라는 하늘의 뜻이라 여겼을 테죠.
새해를 맞아 오늘날 지구가 직면하고 있는 기후 위기에 대해 잠시 생각에 잠깁니다. 이는 전적으로 우리 인류가 자초한 일 아니겠습니까. 자연을 이용하고 통제하는 기술은 발달했지만, 보존이나 훼손에는 대비를 소홀히 했습니다. 마침내 도저히 통제할 수 없는 강력한 자연의 경고가 곳곳에서 잇따르고 있습니다. 한쪽에선 폭우와 홍수로 난리를 겪고 다른 쪽에선 가뭄이나 대형 산불로 신음합니다. 모두가 지구 온난화와 기후 위기를 인정하면서도 이에 대한 대응은 극히 일부의 노력만 눈에 띌 뿐입니다.
그런 가운데 현대문명의 과잉 소비에 반하는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는 사람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구 환경을 생각하며 템블러를 소지하고 에코백을 사용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작은 힘이지만 신념을 가지고 행동하는 이들이 기후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징검돌을 놓고 있습니다. 앞서간 이들이 뒤에서 머뭇거리는 사람들을 부릅니다. 이제 그 부름에 응답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