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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골에서 만난 초코파이 한 입, Moon Pie

by 수수

미국에 처음 발을 디딘 곳은 테네시주 시골이었다.

한국으로 치면 강원도 깊은 산골 같은 곳.

그곳이라면 한국 사람도 거의 없을 테니

영어를 빨리 배우게 될 거라고

부모님은 판단하신 것 같다.

그리고 생활비도 저렴할 테고?


과연 그곳은 사람 손 타지 않은

미국의 정수 같은 곳이었다.

한국 사람이 없는 건 물론이고,

그 흔한 아시아인, 멕시코인도 없는 곳이었다.

동네에 초등학교 하나, 중학교 하나,

고등학교 하나, 대학교 하나 인 곳.

내가 있던 동네는 테네시 주 안에서도 핵 시골로,

그곳에서 30분 떨어진 옆 동네는

심지어 KKK단이 처음 만들어진 곳이다...


그곳에서 경험한 것들은 세상 미국 스러운 것이었는데

봤는데 어? 우리나라 거랑 비슷하다라고

생각했던 것도 있었다.

바로 문파이(MoonPie).


교회를 가면 무료 캠핑을 보내준다고 해서

엄마가 억지로 보낸 교회에서 받은 간식이었다.

크기부터 압도당할 만한 크기다.

우리나라 초코파이랑 비슷하게 생겼지만,

높이도, 너비도 초코파이의 1.5~2배는 된다.

단단한 그레이엄 쿠키에

마시멜로가 두 겹이나 껴 있고, (기본 더블 데커 기준)

겉은 진한 초콜릿 코팅.


입에 넣으면 딱딱한 빵과 단맛이 강렬하다.

초코파이보다 뻑뻑한 식감이지만

나는 이 문파이를 더 좋아한다.

일단 양이 혜자고 딱딱한 과자 부분도

우유에 적셔 먹거나 우유랑 먹으면 괜찮다.

그리고 전자레인지에 살짝 돌리면? 게임 체인져다.

겉은 살짝 바삭하고, 속은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미국식 달콤함의 결정체.


미국 사람들이 캠프파이어에서 먹는 스모어를

결합한 디저트 같기도 하고 여하튼

신기하다.


겉의 초코 flavor이 다양한데

내 기준에는 다른 맛들은 너무 달았고

기본 초코가 가장 나았다.


이건 고급 간식은 아니고 미국에서는 중산층 이하의

국민 간식 같은 이미지인데 이유는 잘 모르겠다.

처음 문파이가 나왔을 당시는

미국 경제대공황 시대 직전으로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주는 간식이었다 하니

그런 이유 일지도.


멀고 낯선 나라, 나와 다른 사람들 속에서

작은 한 입의 달콤함이 전해준 공통점.

문파이도, 초코파이도,

‘다른 포장지에 담긴 같은 위로’처럼 느껴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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