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땅에서 스쳐간 모든 인연에게
공항에는 만남과 헤어짐이 공존한다.
Departure(출국장)와 Arrival(입국장)
외항사 승무원이었던 나는
전 세계의 공항에서
영화 같은 만남과 이별의 순간들을
자주 목격했다.
말없이 서로 안고 있는 연인,
다 같이 하염없이 울고 있는 가족,
수천 개의 사연들이 공항을 가득 채웠다.
이별의 순간을 지나고 게이트를 통과하면
그들은 각자의 설레는 여정을 시작한다.
긴 비행을 마치면,
또다시 새로운 만남이 기다리고 있다.
이렇듯 모든 만남은 이별을 품고 있고,
모든 이별은 새로운 만남을 품고 있었다.
한국을 떠나 해외에서 살기 시작하면서,
나는 만남과 이별에 익숙해졌다.
친구들이 각자의 나라로 돌아갈 때면
송별 파티를 했고, 아쉬운 마음에 눈물도 났다.
이별은 언제나 슬펐지만,
곧 새로운 사람들이 그 빈자리를 채웠다.
내가 떠나보낼 때도 있었고,
내가 떠나갈 때도 있었다.
떠남과 맞이함을 반복하다 보니,
만남과 이별을 담담히 바라보게 되었다.
회자정리, 거자필반.
내가 공항에서 본 많은 이들은
서로의 행복을 빌어주며,
각자의 길을 향해 떠났을 것이다.
나도 그들과 마찬가지였다.
내가 떠나보낸 이들이 있었고,
나 역시 여러 번 떠나야만 했다.
이별은 언제나 쉽지 않았다.
아쉬움에 눈물이 났고,
빈자리에 허전함이 찾아오곤 했다.
그러나 이제는 안다.
누구도 한 자리에 머무를 수 없고,
모든 것은 결국 흘러간다는 것을.
하늘과 땅에서 스쳐 지나간
모든 인연들에게 진심으로 바란다.
‘당신이 부디 행복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