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테일은 결국 문화다
[외국인이 놀란 한국 101가지]
— 디테일은 결국 문화다
배터리가 5% 남았다고 불안해할 필요 없다.
카페엔 콘센트, 지하철엔 충전기, 공공장소엔 보조배터리 대여기까지.
한국에선 충전할 수 있는 공간이
거의 전기·와이파이처럼 생활의 일부다.
외국인 친구는 묻는다.
“너희는 어디 가나 플러그 찾는 게 습관이야?”
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전기 없인 못 살아.”
충전은 생존, 콘센트는 문화.
한국에선 스마트폰도 같이 쉬는 시간이 없다.
편의점에 점원이 없다?
처음엔 당황하지만, 금방 익숙해진다.
라면은 내가 끓이고, 물건은 내가 찍고, 결제도 내가 한다.
카페든 마트든,
터치 몇 번이면 사람 없이도 모든 게 해결된다.
외국인 친구는 말했다.
“여기선 기계랑만 말해도 살 수 있네.”
맞다.
한국은 사람이 없다는 게 ‘불편함’이 아니라 ‘효율’이 된 나라다.
외국인 친구와 분식집에서 포장해 나오는 길.
그 친구는 묻는다.
“왜 이 떡볶이 포장 안에서 김이 안 빠져?”
“그건 뜨거운 건 뜨겁게, 차가운 건 차갑게 유지해 주는 구조지.”
한국의 포장문화엔 온도에 따라 음식이 따로 담기고,
밑에는 보온패드, 뚜껑은 김서림 방지 설계,
국물도 절대 안 새는 밀봉 방식.
작은 용기 안에 소소한 과학이 숨어 있다.
거기에 나무젓가락, 냅킨, 심지어 이쑤시개까지
포장 봉투에 빠짐없이 들어 있다.
외국인 친구는 웃으며 말했다.
“포장은 간식이 아니라 거의 정식 세트잖아.”
맞다.
한국에선 ‘포장’조차 콘텐츠다.
비 오는 날, 외국인 친구와 지하철역 계단을 내려가던 중
그 친구가 갑자기 말했다.
“어? 여긴 발이 안 미끄러지네?”
“거기 미끄럼방지 고무 줄 깔려 있어서 그래.”
한국에선 계단 끝마다 고무 덧댐이 기본이고,
비 오는 날엔 출입구 앞에 물 흡수 매트가 깔려 있고,
곳곳에 ‘미끄럼 주의’ 안내문까지 붙어 있다.
눈에 띄지는 않아도,
사고를 미리 막기 위한 디테일이 생활 속 곳곳에 숨어 있다.
외국인 친구가 감탄했다.
“이건 진짜 작은데도 신경 썼네.”
그래서 내가 말했다.
“우린 작을수록 더 신경 써.
디테일이 진짜니까.”
한국은 ‘큰 것’보다
‘자잘하지만 정교한 디테일’로 감동을 주는 나라다.
충전 걱정 없는 일상,
사람 없이도 잘 굴러가는 시스템,
국물 한 방울 안 새는 포장,
넘어지지 않게 깔린 고무 줄 하나까지.
외국인 친구는 마지막으로 말했다.
“이 정도면 ‘생활 최적화 국가’라고 해야 돼.”
그래서 내가 웃으며 말했다.
“우린 일상에 진심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