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나는, 다시 사랑을 시작한다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종종, 아주 조용한 고통처럼 시작된다.
처음에는 마음이 설레고, 눈빛이 닿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빛나는 것 같지만,
시간이 흐르면 그 감정은 점점 무게를 가진다.
무게는 책임이 되고, 바람처럼 가벼웠던 마음은 돌처럼 단단해진다.
쉽게 던질 수도, 쉽게 안을 수도 없는 돌.
사랑은 자주, 기대와 오해의 언어로 말한다.
“너는 왜 내 마음을 몰라주니”라는 탄식은
“나는 네 마음을 이렇게나 들여다보는데”라는 서운함으로 바뀌고,
그 서운함은 때때로 침묵으로, 차가운 눈빛으로 변한다.
말하지 않아도 상처가 되는 순간들이 생긴다.
그 사람의 하루를, 어제를, 상처를, 웃음을
다 이해하고 싶은 마음은 커지지만,
나는 결국 내가 아는 만큼밖에 사랑하지 못한다.
그 사람 역시 그럴 것이다.
결국 우리는 서로를 완전히 알지 못한 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닿으려 애쓰는 타인들일 뿐이다.
그럼에도 나는 사랑을 택한다.
오히려 그 어려움 속에서 더 깊이 배운다.
내가 얼마나 미성숙한지,
얼마나 쉽게 실망하고 또 얼마나 쉽게 용서하는지.
누군가의 작은 말 한 마디에 며칠을 무너지고,
또 한 번의 웃음에 전부를 내어줄 수 있는 내가 있다는 걸 안다.
그게 어쩌면 사랑이라는 감정의 진실일지도 모른다.
불완전한 내가 불완전한 너를 마주하는 일.
그리고 그 불완전함을 가끔은 견디고, 껴안고, 놓아주는 일.
우리는 끝나버린 사랑에서 배우고,
아직 말하지 못한 마음에서 배우며,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를 기다리는 감정 안에서 배운다.
그 배움은 종종 아프지만, 동시에 우리를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든다.
그러니 나는 오늘도, 이 어려운 일을 다시 시작하려 한다.
조금은 더 서툴게, 그러나 조금은 더 진심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