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는 서쪽에서 뜬다

동이 틀 무렵, 파도소리와 웃음소리 사이를 걷던 아침

by 리틀영

겨울 바닷가.
일출을 보기 위해
눈을 비비며 밖으로 나갔다.

그곳은 서쪽에서 해가 떠오른다는,
조금은 믿기 힘든 이야기를 들은 장소였다.


어디서든 해 뜨는 모습은 비슷할지 몰라도,

‘서쪽에서 뜬다’는 말 하나가

우리를 움직이게 했다.

알고 있던 분명한 사실 아니게 되는 곳.
우리는 그곳에 서 있었다.

정말 추웠다.

숨을 쉴 때마다 하얀 김이 터져 나왔고,

조금 짧은 바지를 입은 친구의 다리는

어느새 빨간 무처럼 변해 있었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 친구를 바람막이 삼아

일렬로 섰다.
상의가 패딩이라는 이유 하나로.


친구는 앞에서 벌벌 떨면서도 묵묵히 서 있었다.


“괜찮아ㅎㅎ?”


“아니이... 너무 추워...!”

바람은 마치 웃음을 앗아가려는 듯

세차게 불었만 우리는 또 웃었다.

어두운 바다가 점점 푸르게 물들,
햇살이 번져올 때까지 그렇게 서 있었다.

그건 우리가 처음으로 함께 떠난 여행이었다.

해가 서쪽에서 뜬다는 말을 듣고,

정말 그런지 확인하러 갔던 새벽.


처음 해본 냄비밥에 김국,

허둥대며 끓여낸 따뜻한 한 끼.


모든 게 서툴고 처음이라 더 기억에 남는다.


세상은 늘 같을 줄 알았는데 그날 처음으로,

우리는 세상이란 아는 것만으로는

다 설명되지 않는다는 걸 배웠다.

춥고, 웃기고
그리고 이상하게 따뜻했던 아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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